어제는 희은양이 우리 곁을 떠나간지 1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2월에 접어들어 희은양이 떠나간 달이니 만큼 18일에는 희은양을 기억하고자 꼭 오늘의유머에 글을 쓰고자 계획 했었는데 제가 멍청한 탓에 하루를 넘기고 말았네요 :)
희은양이 오늘의유머에 흔적을 남긴 '널생각해'라는 닉네임으로 게시한 게시판 글중 가장 점유율이 높은 요리게시판에 희은양이 있을 것 같아서 이 곳에 희은양을 기억하고 있다는 글을 써봅니다.
아마 어제는 오빠분께서 혹시나 희은양이 적은 글들의 향수에 이끌려서 오늘의유머에 왔다 가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요. 희은양이 적었던 글들에는 아직도 희은양을 기억하시는 고마우신 분들이 올해에도 자취를 남겨 주셨어요.
저 말고도 희은양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기뻣고, 희은양이 떠나갔던 작년 2월 18일에는 흘리지 못했던 눈물을 지금은 조금이나마 흘릴 수 있게 되었어요.
나란 멍텅구리는 언제쯤 혈관육종이라는 공포감을 떨쳐내고 오롯이 희은양을 위한 추모의 눈물을 흐릴 수 있을까 싶어요.
..저는요..^^;
희은양을 떠나보내고 제 삶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어요.
주고받은 대화들에, 그리고 희은양을 위로하며 말버릇처럼 '나는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다.'고 말할 수 있게 옆에 있었던 그 사람은 이제는 날 혼자만도 못하게 만들어 버렸고, 제 삶은 지옥보다 못한 하루하루의 연속이 되어버렸어요. 고마운 사람, 감사한 사람이라며 칭찬해줬던 그 사람에 대한 예우를 전부 거둬주시길 바라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었으니까요. :(
그럼에도 제 몸은 너무나도 단단해져 있어요. 희은양을 그렇게도 괴롭혔던 '그 녀석', 스트레스의 극을 달리는 요즘도 제 척추에 있는 '그 녀석'은 더 이상 아무런 움직임도 없어요. 왜 일까요?
저는 희은양이 지켜주고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답니다. 우리는 오늘의유머라는 커뮤니티에서 혈관육종이란 똑같은 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오징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근데 그거 알아요?
아직도 꽤 많은 오징어분들께서 희은양의 켈라그라피, 희은양의 버킷리스트, 그리고 희은양이 힘든 암투병중에도 씩씩하게 하나하나 남겨두었던 자취들을 기억하고 계세요.
저도 언제 갈지 모르는 사람이지만 내년에도 희은양에게 물어볼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줄일게요.
-영원히 베네치아를 품을 희은양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