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에는 레고가 있었다. 당시가격으로 7000원 정도 했던 손바닥 크기만한 작은 우주선을 하나 집어들었다.
물론 우리집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는건 금기였으니까 난 그걸 들고 어머니 얼굴을 쳐다보다가 눈을 내리깔기를 반복했다.
어머니가 내 마음을 모르셨을리가 없다. 몇 번을 그걸 들었다 제자리에 두셨다를 반복하셨다.
그러다 결국 나는 마음에도 없던 1500원짜리 고무동력기 모형을 들고 해맑게 웃으며 “이거 갖고싶어요” 라고 말했다. 엄마가 그 마음을 아는듯 모르는듯 동전을 잔뜩 꺼내어 계산했고 혼자 방안에서 눈물이 핑 도는데 일기장엔 고무동력기로 라이트형제같은 과학자가 될거라고 썼다. 엄마가 볼테니까
그러다 아버지 회사 사장님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Kfc치킨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았다. 사장님은 두 아들이 있었는데 작은 애가 다섯살이었다. 그 아이 방에는
레고가
종류별로. 벽면을 가득 메우고. 심지어 라면박스만한 레고박스에 전시하지 못한 부품들이 가득차있었다.
초등학교 오학년이 다섯살짜리와 함께 레고를 조립하며 챙피함보다 행복감을 더 느꼈다.
래고는 몇만원을 장난감에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는 돈이 많은 집 애들의 장난감이었다
챙피했던 어머니가 손을 잡아끌어서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뗐다.
돌아와서 그렇게 많이 맞았다. 난 아직도 레고가 너무 싫다. 그래서 레고랜드도 싫다
그 당시 십만원이 넘어가던 레고는 누군가의 몇달치 생활비이자 부러운 눈을 한 아이들의 부모님의 자괴감을 느끼게하는 사치품이자 아이들세계에서의 빈부격차를 가르는 기준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