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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더니 입추였다
게시물ID : freeboard_19689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hoguwary
추천 : 2
조회수 : 52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1/08/07 05:52:07
어제 새벽 학원 지하 주차장 구석에서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길래 '그 놈 참 성격 급한 놈일세' 하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가을의 문턱 입추였다. 지독히도 안 풀리고 어려웠던 10여년을 오롯하게 버티고 사는 건 은혜를 베풀어 주고 정성을 다 하며 가장 믿었던 자들에 의한 이 치명적인 고통의 시간도 언젠가는 계절이 지나가듯 몇 개의 나이테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계절이 지나가지 않았으나 그 시작을 알리는 저 작은 미물의 울림은 하루가 지나갈 동안 쉬이 지나갈 주차장의 걸음과 기억을 붙잡아 놓는다. 언젠가 신의 은총을 입어 눈을 떠도 더는 괴롭지 않고 더 떠올릴 기억이 없는 축복의 순간이 찾아 온다면 나는 주저없이 그 찬란한 새 길을 가리라. 그리고 휴양길에 함께 이야기 나눌 나그네들이 있다면 말하리라. 내 여행 길은 생각보다 길고 따가웠던 햇살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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