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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기묘한 이야기. - 실화 -
게시물ID : freeboard_2110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춥지않아?
추천 : 13
조회수 : 46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6/07/13 10:01:36
   벌써 한 수년은 된 일인가 보다. 정말 신기하고도 기이한 일은 대학생활 내내 그리고 

그리고 회사원인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난, 삼수를 하고 수원소재 A대학에 새내기로 입학했다. 그 일은 1학년 중간시험, 그러니까

6월 중순 쯤인가 보다. 방학을 코 앞에 남겨 두고였다. 보통 1학년이 그러하듯 시험보단 

노는 일이 소중했다. 공부는 뒷전으로 밀려서 시험은 거의 학고만 면할 정도로 치루고 있었다.

마지막 시험, 교양영어1을 공부하고자 그날도 어김없는 시간 오전 일찍(?) 11시경에 도서관으로 향했다.

( 사실 학점을 잘 맞기 위함 보다는 학사경고를 면할 심산으로 공부 하러 갔다.)

도서관은 복학생들과 몇몇 일찍 세속에 물든 저학년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혹시나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은 역시나 였다. 칸막이가 있는 공부하는 열람실을 뒤로 하고, 책을 읽거나 자료를 찾는 열람실

에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도서관의 반대편 현관으로 들어 갔다. 시험이 막바지라서 그런지 자리가 여럿

남아있었다. 사실 시험이 한창일때는 칸막이도 없고 넓다란 탁자에 의자만 있는 이곳 열람실도 꽉 차기는 

매 한가지였다. 이 곳은 공부에 별 취미가 없는 나에게는 아주 안성맞춤인 곳이여서 대학도서관의 모든 책

들이 있어서 무료하고 따분하면 책 읽으면 그만이었다. 모든 대학 열람실이 그러하듯 소설부터 전문서적

여러 잡지부터 스포츠 신문까지 있었다. 대학생 부터는 법적으로는 "성인" 대접을 하므로 속칭 "야설"급의 

소설도 여럿 있었다. 당시 나는 나쁜책(?)을 다독 하는 독서광이어서 여느 성인 비디오 보다. 야설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심지어 당시 생각으로는 ' 세상에 나쁜책은 없어 이것도 법적으로 출판한것인데 

유익 한 것이다.' 라는 나름의 논리도 가지고 있었다. 영어책이 눈에 들어 올이 만무한 무료한 점심 식사

후, 책은 그냥 펴놓은 채 의자 등받이에 머리가 닿을듯 엉덩이를 빼고 앉았다.

나란히 줄지어 있는 책장들에 수많은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맨끝 책장에 우측 중단 쯤에(내가 앉는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책장) 진한 보라색 책이 한권 눈에 

무슨 섬광처럼 잡혔다. 가까이서 보니 진한 보라색 책표지에 마치 만화가게의 무협지 처럼 생긴책에, 

두께는 그 두배는 됨직 하였다. 

표지제목은 없었다. 그냥 어두운 보라색 표지인 책이었다. 

'무슨 책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모든 책에 붙어있는 일련번호 라벨도 없었다.

'누가 보다 두고 간 책인가?'

'누가 야설을 써놓은 것 일까?' 켁-.-

첫장을 열어보니 1592년 임진년..... 한문이었다.

'종이 재질로 봐서는 근대에 쓴 것인데......' (갱지에 필사본임)

'한문은 까막눈이니.......쩝'

다시 꼿아 놓을까 하다가 엄지손가락으로 파다닥 책을 넘겨 보았다. 그런데 다행이도 책 중간부터는

한글이었다. 앞에는 한문 뒤쪽에는 한글로 번역(?)을 해 놓았다. 난 왠지 모를 흥분감에 사로 잡혀

조심스레 자리로 돌아왔다. 

   "1592년 임진년, 준봉은"이라고 시작되는 책의 내용을 간략히 전하면 다음과 같다.
1577년 현령이된 준봉은 임진왜란때 금산전투에 아버지와 동생이 같이 참가 하였다. 그러나 대패한 조선
의명은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준봉 아버지 '경명'과 동생 '인후'도 이전투에서 잃고 그는 간신히 목숨히 부지 하여 금산을 배회한다.

  준봉이라는 임란때 의명의 대한 기록이었다. 특히한 점은 그의 평전 같으면서도 그의 주변환경이나

자란 환경에 대한 내용 보다는 어떠한 사건에 촛점을 맞춘것 같다. 그 사건이라는 것은 이렇다.

   1592년 금산전투에서 아버지와 동생을 잃고 금산에서 배회하던 준봉은 여러날 굻은지라 눈은 쾡하고
허리가 휘였다. 먹을것을 찾아 헤메이던중 굴뚝에 연기가 나는 민가를 발견하고 찾아간다. 마침 가마솥에는 고기덩이가 듬뿍들어간 고깃국이 끓고 있었다. 누구의 집인지 누가 있는지는 후차의 문제이다. 아니
먹을것 앞에, 그것도 고깃덩이 앞에 이성은 이미 없었다. 허겁지겁 꿀맛같은 고깃덩이를 삼키고는 어느정도
허기가 면한 준봉은 선비 채면이 말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허기를 채운 만큼 이성도 채워진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고기라....' '어찌하랴 다 먹어버렷이니...'
그때 때마침 그집의 딸인듯 한 소녀가 물동이를 이고 들어오다 준봉과 마주쳤다. 겁먹은 소녀는 뒷걸음질로
도망치려 했으나 인 물동이와 너무 놀란 까닭에 멀리는 가지 못했다. 눈이 휘둥그래진 소녀는 물동이를 떨어뜨렸다. 선비 준봉은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너무 맛있게 먹은 고기였지만 후회가 밀려 왔다.
 
 " 난 의병장이오."
 "........"
 " 우리는 모두 죽었어..."
 "........"
 " 삼일을 헤메이었소... 배가 고파서...."
 " 그..으... 그 ... 고기는...."
 " 미안하오... 3일동안 아무것도 먹은것이 없어서..."
 " 어머니 드릴 것입니다."
 " 아. 정말 면목이 없소, 이 어려운 시기에."
 " 내 하산커든 꼭 갚으리다."
 "......."
  어느정도 설득을 시켰다는 생각을 가졌다. 준봉은 "의병"이라는 자신의 신분이 갖는 면죄성으로 어느정도
자위 하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그건 너무 큰 오산이었다. 
 " 의병이라 하였소?"
 ".......?"
 그 소녀가 갑자기 무서워졌다. 
 "의병은 우리 집의 원수요!" 
 "난 나라를 위해 싸우다 나의 아버지와 동생을 잃었소. 어찌 그런말이..."
 "우리는 의병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 되었소, 의병은 의병이라는 미명아래 우리집의 식량을 수탈 했고
  그로인해 내 동생은 못먹어 죽었소, 아버지는 맞아 죽었지, 이제는 한분 남은 가족, 어머니에게 드릴 
  고기마저 의병에게 빼앗기니..... 원수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요!"
 "........내가 꼭 갚으리다. "
 " 당장 죽을판에 갚는것이 대수요."
 소녀는 조금전 겁먹은 표정은 사라지고 표독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는 이내 부엌으로 돌아가 식칼을 들고 나왔다. 섬뜩해진 준봉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칼집을 잡았다.
 " 걱정마시오. 의병나리를 해칠 심산은 아니니, 굶어죽을 우리 모녀를 위해 내 고기를 얻으러 갈판이니.."
 " 고기라 하였소...."
 " 그러오, 고기야 이제 지천에 널렸잖소, 금산에서 대패 했다니 의병놈들 그 수가 얼마요."
  인봉은 둔기로 머리를 맞은것 처럼 저려 왔다. 그만 땅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다.
 ' 내가 먹은 것이 인육이란 말인가!, 그것도 생사고락을 같이한 의병의 시신을....."

  괴로웠다. 너무 비참했다. 누가 이 소녀를 광기어리게 만들었으며, 나의 아버지, 동생을 죽게 했는가!
인봉은 왜놈들을 더 한층 증오하게 된다. 철천지 원수들,내 원수들을 반드시 단칼에 도려 내리다. 준봉의
증오심은 극에 달 하였다. 그리고 이듬해 다시 의병을 일으킨다. 

  책의 주내용은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이 책이 사실일까? 소설일까? 의문스러웠지만 그보다는 책이

이상다는 점이다. 더 있을법 한 내용인데도, 그만 그쳐버린 것이다. 게다가 세필 붓글씨로 써내려  간

내용들은 더쓸려고 했는지 아무 내용 없는 갱지도 같이 제본 되어있었다.  한문으로 써진 앞쪽도 대충 삼분

지일정도만 써있고, 책의 뒤쪽 한글로 써진 부분도 삼분지일 정도만 써있고 나머지는  갱지만 제본되있었

다.

 ' 내용을 더 쓸려고 남겨둔 빈제본이가?'

  궁금했다. 책을 다읽고는 사실같은 내용에 놀라고, 이상한 책에 의아 스러웠다. 

 ' 누가져다 놓은 것일까?'

덕분에 잠은 달아나버렸다. 잠시의 공부중 외도(?)는 벌써 오후가 다되가는 시간이 발목을 잡았다.

조심스레 보라색 책을 원래 자리로 꼿아 놓았다. 왠지 모르게 그래야 할것 같았다.

내일 있을 영어 시험을 위해 공부를 했다. 그날은........

   다음날 오전 간신히 시험을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방학을 기달렸다. 대학생은 시험이 끝나면

바로 방학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 영곤이 형 오늘 방학식 없어?"
   " 하하하하"
   "......"
   " 니 시험은 오늘 끝났고, 내 시험은 아직 하루 남았는데... 나도 방학하리, 방학식은 왠?
     각자 자기 시험 끝나면 알아서 여름 보내는 거지, 다음 학기 시작까지, 9월1일까지 잘 놀아라
     이제 넌 방학이야!"

  집으로 오는 길 지하철은 비교적 한산했다. 대학 1년생의 한학기가 주마등 처럼 스쳐 가고, 영곤이 형의

아까의 말을 생각하며, 멋쩍은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머리속에서 계속 떠나지 않은 것은 어제 본 찐한 

보라색 제본의 책이었다. '누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 왜 썻을까?, 왜 쓰다 말았을까?' 궁금증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봉과 소녀는 어떻게 됬을까?' '원수는 갚을까?'

  그후 그 책의 일은 여름방학 내내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상한 굴레 같았다. 인상이 강력한

보라색 책.....

  
  한학기의  시작은 긴팔소매 끝으로 부터 찾아왔다. 캠퍼스는 활기를 머금고 있었다. 나는 먼저

열람실 도서관으로 갔다. 방학중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러번 왔으나 그 보라색 책은 볼수 없었다.

그후로 2학기내내 그책은 볼 수 없었다. 1학년을 마치고 새사람이 될 의양으로 군대에 입대 했다.

사실 군대에 간다고 새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군대를 갔다 오고서야 알 수있었다.

그리고 그 보라책은 그렇게 내 머리 속에서 잊혀졌다.  3년이라는 시간은 의외로 무척 길었다.

  

  - 잊혀진 기억을 다시 보는 것이 더 강렬한 것인가? -

  2002년 봄 난 2학년으로 복학했고 그책은 나에게 다시 나타 났다. 열람실 바로 그자리 그위치에

정확히 무슨 부처가 광배를 두른 것처럼 빛나 보였다. 나의 가슴은 이유없이 요동치고 있었다. 긴장감이

밀려 왔다. 숨죽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떨리는 손으로 책을 잡았다. 변한게 없는 표지이다. 재빠른 

손으로 한글로 된 뒷쪽으로 넘겼다. 3년이 지났건만 책의 내용은 정말 한글자도 틀리지 않게 외울거 같이

내용이 기억났다. 책은 대략 3분의2 정도가 새로 쓰여져 있었다. 앞쪽에 한문으로 쓴 부분도 마찬가지

로 내용이 늘어 있었다. 까닭모르게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그책을 조용히 들고 자리로 왔다.

무엇에 홀린것 마냥 책을 읽었다.

그리고 새로 추가된 책의 이야기는 이렇다. 










   P.S
    ^^:: 죄송합니다. 회사에서 중간중간 쓸려니 힘드네요... 차장님이 너무 일을 많이 시켜서요

빠른 시일내에 다시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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