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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을 기다리며...
게시물ID : humordata_19735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물한스푼
추천 : 9
조회수 : 12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12/20 19:00:19

60년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1.jpg

 


60년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

 


 

내게 남겨진 것은 사진 한장뿐입니다. 뒤돌아보며 그 가혹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20살에 결혼하면서 부산 동아법대에 입학 친정살이 1년을 묵고 신혼살림 차리지 못하고 큰댁에 머물면서 

 

지내는 어느날 학도병으로 상주 상산초등학교서 잠시 머물면서 군인들 군파 속에 

 

고향을 지나면서도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그 심정은 어찌하리오. 

 

타인으로 전해받은 쪽지 한장뿐 그렇게 떠난 전쟁 몇달만에 받은 전사 통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지요. 

 

 

10년을 큰댁에서 머물면서 그 많은 식구들 속에 내설자리는 없었지요. 

 

시아버님도 돌아가시니 내가 살아 무엇할까? 죽고 싶어 식음을 끊고 지내면서 

 

정신없는 상황에도 친정엄마 생각에 죽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때는 연금 타여 오라는 통지를 받고 며칠을 마음아파 곧 가지 못하고 

 

며칠 지난 뒤에 갔더니 은행직원의 왜 진작에 오지 않고 이제야 오느냐? 

 

말에 화가 나서 침묵한 내 표정이 살벌했는지 내 눈치를 보는 일도 있었지요. 

 


 

나는 국군묘지 갈때 마다 회색 비석들이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어떤이가 국군묘지에 구경하러 간다는 말에 화가 나요. 

 

젊은 청춘을 바친 무덤을 보고 구경하러 간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삶의 고통 속에 찾은 성당은 나에게 유일한 안식처요 돌아오기를 기도로 보내며 보낸 

 

수십년 후 모기(?期)가 된 후부터는 영혼의 은혜가 따르리라 생각하고 생일날을 제삿날로 정하고 미사를 넣었지요. 

 

이제 팔순이 넘은 나이 평생을 기다림으로 홀로 살았지만 내 떠난 후 제사를 못 지내 주는것에 마음 아파 

 

큰댁 막내 조카에게 이야기를 꺼냈더니 조카가 허락해 작년부터 제를 올려주는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가끔은 원망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남편을 위해 한 것이 없어 원망할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망이 있다면 유해가 발굴되어 국군묘지에 함께 묻히고 싶은것 뿐입니다. 

 

내게 남겨진 것은 젊은 시절의 증명 사진 하나 뿐인데 그 사진을 품고 가면 

 

팔순이 훌쩍 넘은 내 모습 보고 놀라지 않을련지요?

 

 

 


 

어느 전사자 미망인의 편지

 

 

60년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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