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도 부터 홍대 드럭 밥먹듯이 들락날락 거리며 인디음악 즐겨들어왔습니다.
음악이야 뭐 듣는사람 귀에 따라서 다른거라 전 어떤분처럼 감히 음악적 질에대한 평가는 못하겠습니다만
적어도 내귀에는 정말 실력 넘치는 밴들들 참 많았습니다
저기나오는 럭스 랑 카우치 저 쓰레기 들을 포함해서
크라잉넛, 락타이거, 런캐럿, 청아대, 푸펑충, 또 지금은 인디랑은 거리 멀어진 노브레인도 그렇구요
아, 그때당시에 진짜 배곯았던(드럭 오디션만도 수없이 떨어진)올라이즈 밴드도 제 귀엔 어마어마하게 충격이었죠
혼자서 밴드랍시고 어쿠스틱 기타 하나 들고 서서 그 좋은 노래들 불렀으니까요
어쨌든 기라성 같은 밴드들 넘처나게 많았습니다. 노브레인이 문사단 만들어 나간 뒤엔 더 그랬구요
문자그대로 기타하나 메고 상경해서 이갈며 곡쓰고 부르는 밴드들 넘쳐 났습니다
우리나라 락이 죽고 시장 좁다는말 이때 귀에 못이박히도록 들었습니다
대중의 수요가 적어서 그렇죠
아까 무도게에서 인디밴드 관련글에 어느분이 얘기하시더라구요
결국은 기획사에선 대중이 원하는, 소위말해 팔리는 음악을
내놓으려 하는것일 뿐
인디음악이 죽은 이유는 대중이 원하지 않고 대중을 만족시킬 능력이 없기때문이다 라고;;
참 말이 앞뒤가 안맞네요
대규모 기획사들이 90년대 중후반에 hot나 god 맛을 본 뒤로는
소위말하는 싼 투자에 돈 되는 양산형 아이돌만 찍어내려 했었거든요
그게 지금와선 성공했구요
곡은 몇몇 작곡가 한사람이 한유닛이건 열유닛이건 찍어내면 되고
얼굴 뜰만한 애들 데려다가 노래 못불르면 연습시키면 되고
그렇게 우리나라 음악계는 대기업 체제로 완벽하게 바뀌었습니다
공장이 되어버렸죠
이게 문제에요
대중이 원해서 만든게 아니라
락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창작 음악을 들을 기회 자체를 대형 음반 기획사들이
막아버렸어요
락을 들을 기회자체가 아예없는데
대중은 뭘 기준으로 음악을 고르고 판단합니까?
들어봐야 평가 나부랑이라도 하죠
그런걸 어떻게 대중이 아이돌등의 팔리는 음악을 원한다 말할 수 있죠?
그렇게 대중에게 공개할 기회조차 뺏긴채 산소호흡기 달고 살아가던차에
이 사건이 터진겁니다.
잊지도 못해요 제가 상병땐가 병장땐가... 이시기 쯤에 4명이 동시입대했었던
크라잉넛 제대 직후라서 복귀 공연 언제일지만 손 꼽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휴가일 맞춰 나갈라고...
그러던 와중에 음악캠프에서 매주 한타임씩 국내 인디밴드들 초빙한단 소리듣고
식겁했었죠
90년도에
공연 끝나고 술자리에서 진심 섞인 농담으로 인디 밴드 멤버들이 매번 하던
신나라에 수류탄 들고 뛰어 들어가던가 kbs 무단난입을 하는게 우리 배곯아
뒈지는것보다는 빠르겠다구요
(당시 음반 레이블쪽은 신나라레코드가 꽉 잡고 있었고, 음악방송은 가요톱텐을 시작으로 kbs가 독보적이었죠)
그런 밴드들한테 기회를 준겁니다 공중파에서요
들려주질 못해서 좋은지 나쁜지
이런음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대중한테
노랠 들려줄 기회가요
나같이 원래 인디쪽 노래 좋아하는사람이야 지리산 꼭대기에서 공연을 해도 알아서 찾아가지만
일반인들은 들을 기회조차 없었던 것을말이죠
그 대망의 첫방영일이라서 혼자 엄청 흥분하며 보고 있는데
저 천하의 개쌍놈들이 위 링크에 보이는 지랄을 해버린겁니다
효과는 엄청났죠
가뜩이나 인디라하면 들어보지도 않은 인간들이 멋대로
어두컴컴하고 담배연기와 욕설 가득한 좁고 구석진
공간에서 노래같잖은 고함 질러대는 노래다
라는 편견으로만 대중에게 자리 잡혀 있었는데
저새끼들이 몇분 덜렁거려준 덕에
편견이 확신이 되어버렸습니다
인디는 아예 고자가 되어버렸어요 카우치 저 쌍놈새끼들 고추땜에...
이 사건만 없었어도 국민은 더욱 다양한 음악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몇년은 더 앞당겨질 수 있었고 그러다보면 대중의 음악을 듣는 귀 자체도 열릴테고
지금 나오고 있는 찍어내기식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댄서들과
진짜 가수의 경계도 더더욱 확실히 알수 있는 계기가 될수 있었던것을
이번에 무도 보면서 장미여관 우는거 보니 다시 떠오르네요
잊지맙시다 이 천하의 쌍놈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