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아는 것'이 저는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요.
저에게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서 극도로 친해진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녀석의 부모님께 저를 '게임에서 만났다'라고 얘기한 모양인지
여행을 가려고 준비할 때, 그 친구의 부모님께서
"넌 왜 친구가 그런 것 밖에 없냐? 제대로 된 애랑 어울려라."
라고 하시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 자신은 도대체 어떤 인간인지에 대해서 깊이 탐구하게 되더군요.
대한민국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 다 '그런 것'이라면, 도대체 제대로 된 사람은 있기나 할까.
설이나 추석 때 고스톱, 윷놀이 하는 사람 다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불편한 진실에 저는
오늘도 또다시 맥없이 무릎을 꿇고 맙니다.
가끔 부모님께서 제 결혼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전 학벌도 뛰어나지 않고, 외모도 괜찮지 않고, 능력도 별로 없는데다 재능은 썩혀버린 지 오래고,
아직 많이 어리숙합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생각하시는 제 결혼 상대자의 스펙은 엄청나더군요.
그 스펙이면 대기업에 서류 넣자마자 전용 헬기로 기업 회장이 회장직 맡아달라고 찾아올 정도일까.
그렇게 보면 제가 볍씨가 맞는 것 같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자기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은 발전을 위한 보루가 되기도 하지만 한없이 사람을 작게 만들기도 하네요.
원래 쓰려던 것은 맞춤법 얘기였는데 어쩌다보니 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