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저는 2011년 7월 12일 부터 2013년 4월 11일 까지 육군 2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선배 전우님들께 신고하러 왔습니다.
짧으면 짧다고 할수 있고 길다면 길다고 할수 있는 시간동안 군복무 기간동안 오유와 함께 하면서 울고 웃으며 지내왔기에
고마운 마음에 이렇게 찾아와 인사드립니다.
21개월의 R랭크 2사단 이야기를 풀고 싶지만 안보를 위해서 참도록 하고
그래도 군 입대를 앞둔 후배 전우님들께 제가 군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여기다가 몇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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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운 청춘, 20살이 되면 어른으로써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게 되고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됩니다. 특히 남자의 경우에는 대한민국 시민으로써 국방의 의무도 이행해야 하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이 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입대를 하게 되고, 입대 하기 전에 들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가 그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욱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다들 한참 꽃다운 청춘에 2년이라는 시간을 소비하며 ‘내가 여기서 뭐하나?’ ‘내가 이걸 왜 하지?’ 이런 생각만이 머리 속에 가득 할겁니다.
저도 대한민국 시민 중 한 명으로써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4살이라는 조금 늦은 나이에 군대에 입대 하게 되었고, 저 또한 부정적으로 생각했기에 2년이라는 군복무 기간 동안 ‘중간만 하면서 머리도 식히고 공부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자격증도 취득하자.’ 라는 마음으로 군 생활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군 생활 초기에는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중간 정도는 한다고 생각했지만 많이 부족했었는지 매일 혼나는 게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했으니까,’ ‘더 잘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으나 저도, 선임들도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사회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살았는데 여기서는 왜 이런 일들로 내가 고통 받고 힘들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억지로 하고 있는 건 매한가지 인데 어떤 동기를 가지고 군 생활을 하는지 궁금했고 상담을 통해 저만의 동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을 생각하고 고민해 봤지만 제 마음에 닿는 동기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동기가 있어야만 뭘 잘해야 하나? 라는 깨달음이 찾아오자 너무 수동적이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이 있어야 무엇을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한 제 머리에 ‘무엇을 하던 간에 최선을 다해 잘해보자 그리고 무엇이 오나 한번 보자. 어차피 인생은 항상 계획한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변수로 인해 한치 앞도 모르는 것 아닌가?’ 라는 간단한 진리를 마음속에 심었고, 그날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첫 번째 변화는 인간관계 속의 더 넓은 이해였습니다. 나이 20살이 되면 자아형성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됩니다. 후천적 성향의 집안환경(가정교육)부터 시작해 학교생활과 외부환경에 의해 보고 경험하고 배운 것들을 통해 좋아하는 것, 배우고 싶은 것들을 정합니다. 말 그대로 “틀” 이라는 게 형성이 됩니다. 이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단지 20년 경험을 토대로 얻은 결론에다가 안정적인 것을 지향하는 인간의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다르게 말하자면 “편식”일 뿐 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 또는 우리에게 잘해주는 사람한테는 관대하고 잘해주기는 참으로 쉬운 일이나 우리가 어려워 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대하듯이 똑같이 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저도 사회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잘해줬으나 저랑 맞지 않다 싶으면 피해 버렸습니다. 처음에는 군 생활을 하며 저는 저랑 맞지 않는 몇몇 선임, 동기, 후임들을 무시하려고 했으나, 살을 맞대고 살았기에 피하며 살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2년의 시간 동안 저는 그들과 함께 공존하며 어울리기 위해 노력을 했고, 그들의 마음을 모두 얻기에는 실패 하였으나 그래도 전역할 쯤에는 웃으며 인사하고 저랑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화목하게 지내는 방법을 터득하였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제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만 하자고 만들었던 여과기가 어느새 저를 가두는 감옥이 되고 제 자신을 썩게 만드는 매너리즘이 되었습니다.
둘째로 기다림의 미학과 실행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급격한 발전과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핸드폰을 통해서 멀리 있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자료를 쉽게 얻을 수도 있습니다. 소통이 편해지고 빨라졌습니다. 물론 이것은 축복받아야 마땅한 일입니다만, 저는 이 편리함과 속도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하여 제가 생각했던 시간 내에 무엇이 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편법으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습니다만, 벚꽃을 보려면 봄을 기다려야 하고 함박눈을 보려면 겨울을 기다려야 한다는 그 간단한 진리를 간과 하고 있었고 그리고 인내도 하나의 방법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군대에 와서 느낀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맛보면서 조그마한 실패에도 넘어지며 ‘내가 선택한 방법이 틀렸구나.’ 라고 생각하며 조급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묵묵히 제 할일 하면서 조그마한 실수는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늦게나마 가지고 멀리 보는 시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성장 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먹고 있었습니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부터 타지에서 저 혼자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으로 성장 해야 할 기간에 누군가에게 상담할 사람은 없다 보니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많이 섭렵 했습니다. 아무대로 목표를 크게 잡으면 도중에 포기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선까지 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거기 까지는 좋은 생각이었던 거 같습니다만, 저는 안이 하게도 (그리고 우둔하게도) 그 서적들을 많이 읽기만 하면 그 가르침들이 제 몸에 무의식적으로 베일 꺼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수박 겉핥기 식의 배움이었고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진리의 참 깊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비단 자기 발전뿐만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은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그 정도야 금방 하지!’ ‘이렇게 하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그 생각 속에 포함된 나태함과 오만한 어림짐작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군대에 와서 깨달았습니다. 군대는 특별한 지시가 없는 이상 시키면 바로 해야 하는 집단 입니다. 간부님들과 선임들이 지시를 하면 ‘예, 알겠습니다.’ 대답하고선 ‘어려운 일도 아닌데 천천히 하자’ 라고 생각만하고 미루다가 혼난 것도 있지만, 별볼일 없는 일이라도 어림짐작으로 예측했던 결과와 실행 후의 얻은 의외의 결과물의 많은 차이점에 의해 실행에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의 평가만 듣고 편견만 가지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는 하려는 시도 조차 하지 않고 그러려니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남들이 어떻게 말하더라도 제가 직접 부딪히고 저한테는 이 경험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어떤 깊이를 가지고 있는지 고찰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배운 것은 과거 현재 미래에서 오는 시야의 차이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어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어렸을 적 읽었던 어린 왕자와 젊었을 적 읽은 어린 왕자에서의 느낀 점은 많이 다르고 배운 점도 훨씬 많을 겁니다. 저는 군생활을 하면서 제 생각을 관철할 때가 종종 있었고 선임들이 ‘나보다 나이는 많은데 왜 나잇값을 못하냐?’ 라는 말을 들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내가 아직도 생각이 짧나?’ 라고 자문을 해보았고 그 질문에 내린 대답은 과거에서 배웠던 지식을 진리인양 관철했다는 것과 그 지식으로부터 비롯된 습관적인 그리고 무의식적인 어투와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제가 과거에서 무엇을 배웠다 한들 현재 시점에서 다시 되돌아 보면 그때에는 보지 못한 것과 생각하지 못한 점들이 많은 것을 알고 복습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었으며 지금은 무엇을 하기 전에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되며 제 행동과 생각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배운 네 번째 가르침은 변명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일이 잘 되지 않으면 선임들과 간부님들에게 혼이 날까 봐 두려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해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들이 이해해 주는 것도 한두 번이었을 뿐, 혼날 때 마다 변명을 늘어놓자 그들은 더욱 혼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 잘못을 부정함과 동시에 현실도피에 불과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변명과 현실도피로 질책과 힐난을 피하려다 보니 결국 제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그 자리였고 질책을 타개하기에 급급한 비겁자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계급과 직책이 올라가면서 제가 후임들에게 잘못된 것을 지적했을 때, 그들이 이유를 늘어놓으면 왜 선임들이 나한테 자기합리화 또는 변명을 하지 말라고 했었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후임들의 모습을 거울삼아 제 잘못에 대해 하나 둘씩 인정해 나가자 어느덧 제 단점과 문제들에 대해 당당히 맞서며 인정하고 고칠 수 있게 되었고 일 처리 하는 것에 대해서도 나중에 변명을 하지 않기 위해서 더욱 꼼꼼하게 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제 자신을 타인 또는 대중과 비교하며 ‘그래도 내 자신을 많이 끌어올렸구나,’ 또는 ‘남들도 저렇게 사는데 나도 저렇게 살자’ 라며 위안을 얻고 합리화를 했었습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저를 범인의 수준에 머물러 있게 하는 것으로 그쳤습니다. 하지만 합리화를 하지 않고 남들이 힘들다 또는 그만하면 됐다 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한번 더 도전하고 생각을 해보는 도전 정신도 군대에서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배운 것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지금은 수십, 수백 년 전 보다 훨씬 편하고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에어컨 바람,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와 아늑한 잠자리를 보장받습니다. 하지만 군대에 오기 전까지 저는 제가 누리던 모든 문명의 혜택이 당연한 권리라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여름 동안 훈련병 시절을 보내며 시원한 얼음물과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의 귀중함을 알았고 겨울에는 혹한기와 한파에 맞서 싸우면서 막사에서 침낭에 누워 따뜻하게 자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배웠습니다.
또한 선임들에게 질책을 받았을 때도 속이 많이 상하여 그들이 하고자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았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시야가 짧고 속이 좁아 그들이 진짜 의도를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노사가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쳐다보는 동자처럼 말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볼 줄 알게 되었고 상대방의 의도를 한번 더 살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대라는 집단은 국방의 의무라는 특수한 목적을 지닌 단체 인데다가 대부분이 알고 있는 일반 사회와의 색깔과는 많이 다르기에 우리는 군에서 새로운 사회를 배우게 되며 적응하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고집이 강한 편입니다만, 군생활을 통하여 제 쓸데 없는 자존심과 아집을 내려놓으면서 융통성을 배웠으며 지금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습보다 더 잘할 자신이 생겼습니다. 또한 군대에서 오는 부정적인 편견을 버리고 제 자신이 직접 보고 느끼는 대로 배움의 자세로 임하니 군대 또한 훌륭한 배움터였다는걸 깨달았고 군복무를 통하여 엄청난 성장을 하였습니다.
제 나이 26,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전역을 했지만 드디어 진정한 배움의 자세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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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1. 군생활 초반에 개판침.
2. 하다 보니 깨달음이 와서 열심히 함.
3. 군대 또한 훌륭한 배움터임.
군대와서 35kg 뺀건 자랑, 특급전사 획득 한것도 자랑, UFG 훈련 통역병으로 뛴것도 자랑, 정보처리 기능사 자격증 합격한것도 자랑.
하지만 무엇보다도 군대와서 큰 깨달음을 얻은게 큰 자랑.
사랑해요 오유인 여러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