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상청이 미 크레이사 기상관측용 4호기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면서 비슷한 연산처리능력을 갖춘 기종을 도입한 스위스 기상청이 지급한 20억원대보다 무려 27배나 비싼 550억원을 지급, 과도한 국민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상청은 막대한 550억원대 최고가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면서 초미세먼지 예보능력은 전혀 갖추지 못하는 등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기후예보능력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기상청은 2단계에 걸친 평가과정을 통해 기상용 슈퍼컴퓨터 4호기의 공급사로 크레이코리아인크사를 선정, 550억원규모로 연내 도입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하지만 기상청이 550억원에 계약한 미 크레이 슈퍼컴퓨터와 동일한 연산처리능력을 갖춘 크레이 기종을 도입한 스위스 기상청이 미 크레이사에 불과 20억원대를 지급하고 동급 슈퍼컴을 도입한 것으로 밝혀져 기상청과 크레이코리아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상청은 도입과정에서 스위스 기상청이 20억원대의 초저가형 슈퍼컴퓨터를 크레이사로부터 주문형으로 구매하는 것을 알고도 “최고 성능에 가장 비싼 슈퍼컴퓨터를 도입해야만 면책이 된다”는 점을 내세워 550억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피치원 취재결과 21일 밝혀졌다.
기상청이 도입하는 슈퍼컴 4호기의 성능은 5800TF(테라플롭스, 연산속도 단위로 1초당 1조회의 연산처리 가능)로 슈퍼컴 3호기 758TF보다 약 8배 높다. 기상청은 “현재 사용 중인 3호기와 비교할 때 계산 성능은 총 30배 빠르다”면서 “4호기 가동을 통해 선진국형 기상예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한국 기상청 4호기와 동일한 연산능력을 갖춘 크레이사 슈퍼컴을 스위스 기상청 역시 20억원대 규모로 도입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27배나 비싸게 주고 구매한 기상청이 업무 배임으로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를 낭비한 점을 감안,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비판여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상청이 미 크레이사에 일방적으로 슈퍼컴퓨터를 반복 구매하면서 외국에서는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을 기상청만 엄청난 비용을 반복 지출하는 ‘바가지 상술’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
스위스 기상청은 자국 내 기상관측 여건상 기존 CPU방식보다 GPU(그래픽연산처리장치)방식의 슈퍼컴이 훨씬 경제적이고 기상예측 성능 또한 좋을 것으로 판단,GPU방식의 슈퍼컴으로 구매를 변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예측 SW관련업계 관계자는 “당시 스위스 정부는 GPU방식 최적화를 위해 2년간 소프트웨어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은 학회에 스위스 기상청 슈퍼컴이 잘 작동하고 있고, 뛰어난 기상예보를 하고 있다는 발표가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스위스 기상청은 기존 기상예측 관련 소프트웨어적인 코드가 CPU가 아닌 GPU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GPU 마이그레이션’이라고 하는 소프트웨어 최적화 작업까지 포함해 20억원대 구매비용을 크레이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기상청이 더 좋은 기상예보능력을 갖출 수 있고, 500억원대가 넘는 국민 세금을 절감할 방법이 있었는 데도 불구하고 왜 기존 CPU방식만을 고집하며 550억원대 구매비용을 지출했는지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상청이 이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며 크레이사 슈퍼컴을 계속해 도입하고 있지만, 최근 문제가 되는 초미세먼지 예보는 전혀 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일기예보에 그쳐 심각한 업무 태만이라는 지적이 강도 높게 일고 있다.
실제 슈퍼컴퓨터를 통해 초미세먼지를 예측하고 예보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로, 데이터와 함께 예측 시뮬레이션만 구축하면 초미세먼지 예측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 때문에 기상청이 왜 저렴한 GPU방식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하지 않고 27배나 비싼 550억원대 최고가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는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조사와 함께 업무상 배임이나 크레이코리아와의 오랜 거래 관행에 의한 결탁과 뇌물수수 혐의 등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레이코리아 최진현 대표는 “한국 기상청과 스위스 기상청 도입 기종은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CPU건 GPU건 방식은 해당 국가가 정하는 것이고, 오랜 운영노하우가 축적된 것이기 때문에 바로 바꿀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며 고가 도입논란에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국가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성능 좋고 저렴한 시스템을 구매하는 게맞다”면서 “문제는 기상청 입장에서는 괜히 방식을 바꿔 리스크를 안는 것보다는 500억원대 예산을 낭비하더라도 기존에 해오던 편한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는 게 자리보전에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슈퍼컴퓨터 전문가는 “문제는 기상청이 이런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슈퍼컴을 도입하면서도 초미세먼지 예보조차 하지 못하는 반쪽 기후예보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이라도 기상청은 기존 몬테카를로시뮬레이션 방식을 통해 초미세먼지 예보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기상청 담당자들이 국민 세금을 절약하고 기상예측성능을 향상시켜야할 기본 업무를 방치한 채, 편한 업무방식만을 고집한 채 크레이코리아와의 오랜 거래 유착관계를 통해 막대한 국민 혈세를 펑펑 쓰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상청의 이번 4호기 슈퍼컴퓨터 도입과정과 스위스 기상청과의 성능및 가격비교를 통해 구입결정 과정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4호기를 12월 개소 예정인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 설치, 내년부터 새로운 통합수치예보모델 등을 통해 더욱 정확한 일기예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국이 ‘선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Light)’가 자체 개발한 CPU인 선웨이26010(SW26010)’을 탑재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조선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이 제품은 기존 최고의 연산처리속도를 갖고있는 인텔 제온 CPU 기반 ‘텐허(天河)2’에 비해 연산처리속도가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중국이 이젠 정보처리기술에서 질적인 측면에서도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 | http://www.pitchone.co.kr/?p=57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