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병사인데 근무를 안 내보낸다는 건 무슨 말이지? 관심병사라고 해도 종류는 여러가지이긴 하지만, 환자 쪽이라면 몰라도 단순히 사고치거나 대인관계 부적응 정도라면 내보낼걸요. 심한 우울증이라거나 힘들다 힘들다 죽을상 하는 정도라면 몰라도. 제 후임이 귀신을 본다는 소리도 하고 선임들에게 놀림이나 갈굼도 엄청 먹고 행정보급관(대대주임원사) 면담에서 야간경계근무 나가기가 힘들다 어쩌고 해서 초저녁 근무로 고정받은 것 정도는 있지만요. 경계근무 안 나간 건 저밖에 없어요.
무사히 복귀하면 알아서 다 해주겠다…는 개뿔 ㅋㅋㅋ 군병원 진찰받으러 한 번 가는 데에 몇 달씩 걸리는 게 기본인데. 예약이 있네 어쩌네 하는데 그렇게 될 정도로 예약이 밀리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 아닌가? 이런 건 병사 본인이나 병사의 가족이 부대에 땡깡부리지 않는 이상은 간부들은 관심도 없습니다. 저도 선임한테서 “간부들을 믿지 말고 무조건 계속 아프다고 말해라, 그래야 알아듣는다.”라고 조언을 들은 적이 있죠.
근데 사실 네이트판이기도 하고, 좀 선뜻 믿기 어려운 부분이 많군요. 일일히 열거하진 않아도 아시겠죠.
근데 저렇게까지 노골적인 은폐까지는 몰라도,
저도 은폐라는 걸 부대에서 직접 경험했습니다.
뜬금없지만 이 아래의 내용은 농담입니다. 그러니 헌병대 여러분, 혹시라도 저한테 전화하지 마세요. 귀찮아요. 제가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뜬금없이 3중대장 이종○ 대위가 뒤에서 튀어나와서는, 사각에서 제 등에 발차기를 날리더군요? 당연히 계단 아래로 떨어졌고요. 다행히 딱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도대체 뭐 때문에 그랬는지는 지금도 수수께끼. 게다가 이유가 있으면 계단을 내려가는 병사의 사각에서 드롭킥을 날려도 되나? 게다가 그 병사는 걸어다니는 사망플래그 환자인데? -_-
어째 기억이 흐릿한데, 그 사건 뒤 몇 달 뒤에 제가 사망플래그=국방부엿되봐라를 차곡차곡 쌓아올리다가, 뭔가의 계기로 그 사건 이야기를 4중대장 김수○ 대위(제 중대장)에게 하게 되었을 겁니다. 중대장이 그 얘기 듣고 표정이 확 구겨졌던 걸로 기억하네요.
하지만 그 사건은 결국 딱히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았고(적어도 병사가 보기에는), 중대장은 제게 “야, 그 얘기 어디 보고하거나 하지 마라.”라는 말도 했었지요.
물론 당시의 저는 온갖 인터넷과 방송사 및 기자들에게 <어느 군인의 유쾌한 유서>를 비롯한 자료를 왕창 뿌려대고 219연대 부대는 물론 육군본부 이상까지 다 공격할 생각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_-? 라는 반응이었지만 뭐 어쩌다보니 유야무야되긴 했네요.
뭐 하여간에, 병사끼리는 방탄모 위로 때려도 휴가를 자르네 징계를 하네 난리법석이면서 간부가 병사에게 드롭킥을 했는데 아무 일 없이 넘어가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9연대의 주임원사 및 연대장은 과연 이 사실을 알까 모르겠습니다. 아니, 심하면 대대장도 모를 수도 있겠네요. 4중대장(제 중대장)이 그 사실을 알면서도 대대장에게 보고 안 했다면 모를 거잖아요?
연대 공문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이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연대장: 야 이 시베리아들아? 보고 똑바로 안 하냐? 누가 너희 맘대로 보고할 거 안 할 거 임의로 가려내라고 했어? 잔대가리 굴리지 말고 사소한 거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보고해라, 알았냐?
이런 말이 나올 만도 하지.
으음, 뭔가 얘기가 두서가 없어졌나?;
다만 이 네이트판 글은, 도대체 가족들이 부대 내 조사를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라든가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흔히 말하는 네이트판소설일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네요.
게시판 구분을 어디로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시사가 가장 어울리지 않나 싶어서 여기로 올렸습니다. 뭐어, 유머게시판에도 이런 게 올라오는 것 같긴 하던데 요즘 게시판 구분 제대로 하라고 목소리 높이는 분들도 많고 'ㅅ';;
하여간 나중에 또 시간나면 나도 이런 거 더 써서 후속편으로 내야지. 불평할 것도, 폭로할 것도 얼마든지 있다.
깜빡해서 내용추가.
군대에서 어쩌다보니까 자살계획 세우고 있다는 걸 들켰었는데요. (이 사람들은 무슨 마법사인가, 대체 그걸 어떻게 알아내는지 이해가 안 간다)
대대 야간 서바이벌 훈련이었던가? 그거 하는데, 얼마 전 새로 온 2중대장이 저한테 공포탄을 태연히 주던데요?
마침 그때 유서를 다 못 써놔서 망정이지 준비만 되어 있었으면 그날이 제삿날이 될 뻔했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