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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안하다..
게시물ID : humorstory_1215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드보카트♣
추천 : 13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6/07/14 16:05:15
이태원에서 옷을 산 후,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날 이태원에서 사먹은 음식에 이상이 있는 건지 갑자기 뱃속에서 

기체의 역류가 일어나더군요.

무엇인가가 거대한 공기회오리를 발생시키며 항문 출구에 모여 

대규모 농성을 펼치는 듯 했습니다.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이었지만 그 누구에도 하소연 못하고 

똥 씹은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놈들의 시위는 점점 거칠어지더군요.

정말 얼마나 고통스럽던지, 인간의 생리현상 때문에 세상이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돌 수도 있다는 걸 그 때서야 알게 됐죠.

끙끙 앓으며 한참을 버텨냈지만 결국 얼마 못 가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악당세력이 문을 박차고 나와 대기권 진입에 성공한 거죠.

그러나 그들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아무 소리 없이 조용히 뿔뿔이 흩어져 사람들 품으로 스며들어 주었으니까요. 

정말 기똥찬 완전범죄였죠.

그렇게 한 번 가스를 배출시키고 나니 너무나 개운했습니다.

그래서 전 계속해서 남들 몰래 가스 배출운동을 일삼았죠.

그러다 보니 조금씩 숨이 차분해지고 경직된 몸이 릴렉스한 

상태가 되더라고요.

사실, 공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생각이 들어 승객들에게 큰 

죄책감이 들긴 했지만 전 그런 식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엄청난 분만을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옛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나봅니다.

그렇게 완전범죄로 끝날 줄 알았던 저의 만행이 결국 큰창자 작곡, 

작은창자 작사, 십이지장이 노래하는 뿡뿡뿡! 이란 노래가사로 

승객 여러 명을 놀라게 만들고 말았죠.


독서실보다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자랑이라도 하듯 나팔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지니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아주 짧은 시간에 뿜어진 그 독가스는 7인용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순식간에 찌그러지게 만들었습니다.

저 때문에 모두들 이마에 주름살 생길까봐 좀 걱정도 되더군요. 

서있던 사람들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합니다.

저도 그들처럼 손으로 입을 막으며 이리저리 피하는 척 해봤습니다.

사람들이 아직 그 소리의 출처를 찾아내지 못한 것 같았거든요. 

잘하면 완전범죄가 성립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모두들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그 때, 큰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긴장을 늦춘 탓인지 1초 간격으로 세 번씩이나 맑고 고운 뽕~ 소리가 

울려 퍼지고 만 거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습니까! 방귀소리 경연대회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그런지,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제 항문이 또 한번 나팔을 불더군요. 아니, 나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더군요.



뿡~ 뿡~~ 뽀오오옹~ 뽕~!



그것도, 모두들 저를 주목하고 있는 시점에서 말이죠.

근데 소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냄새가 왜 그리 지독한지 가히 똥냄새 이상이더군요.

아마 이 분야에도 상이 있었다면 벌써 노벨상 몇 개는 거뜬히 쥐었을 향기죠.


제 비위는 금방이라도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를 듯한 뜨끈뜨끈한 설사 똥 같은 

쌩된장 덩어리를 가차없이 섭취하는 국내최강 비위지만, 이 냄새를 맡는 순간 

저도 기절할 뻔했거든요. 제 냄새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아마 방독면 쓰고있는 

군인들도 참기 힘들걸 요?


사람들이 섬뜩한 눈빛으로 절 쳐다보더군요.

인간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인데 좀 봐주시면 안 되나, 뭘 그렇게 죽일 기세로 

쳐다보시는지.

에잇! 이판사판 공사판작전으로 밀어붙이기로 했습니다.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인데 뭐 어떻습니까. 그냥 철판 깔고 참아보는 수밖에.



근데 참 난감합니다. 

이태원역에서 타서 그런지 외국인들이 엄청 많더군요. 

아주 걍! 전세계적으로 쪽팔림을 당하고 있는 거였죠. 

제 앞자리에 앉아있는 흑인 남성과 여자 두 명이 킥킥거리며 영어로 샬라샬라 

떠듭니다. 그리고 몰래 손가락질까지 합니다.

아! 진짜 얼마나 쪽팔리던지 쥐구멍이라도 찾고싶었습니다.

근데 쪽팔린 건 둘 째 치고, 저 혼자 한국망신 다 시키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저 이래봬도 애국자는 못 되지만 나라 팔아먹고 망신시키고 다니는 

매국노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제가 엎지른 물은 제 스스로 담기로 결심했죠!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가며 큰 소리로! 당당하게! 말하고 내렸습니다!






쓰미마쌩! 쓰미마쌩!! s( ̄へ ̄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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