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출산율 0.78 기념으로 정리해봅니다.
출산율이 요즘 유게의 핫한 이슈가 되고 있는듯 하군요
대체로 의견들은 잘못된 정치와 그에 상응하는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여기까지 온것이다.
라는 내용의 댓글들이 많이 보여 일일히 댓글달다가..그냥 아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렇게 된것 같은데
다른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해서 글 올려 봅니다.
말투는 편하게 좀 쓸게요 이해좀...
사실 출산율 감소에는 무슨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다 말이 된다
사람마다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가 다양하기 때문임
1. 경제적 부담
집 값 상승, 고금리, 양질의 일자리 부족, 생활 물가 상승
육아 및 교육비 부담, 부모 부양 부담 등의 여러가지 문제가 있음
즉,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들어 졌다는 것임
만약 결혼 했다면 생계와 집값 부담 때문에 무조건 맞벌이가 강요됨
하지만 출산, 육아를 하면 둘 중 한 명은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공백이 생김
일부 복지 좋은 직장과 공직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개인적으로 감수해야 할 매우 큰 부담임
육아, 출산 해도 커리어나 생계에 지장 없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5%도 안된다고 생각함
2. 연애, 혼인율 감소
사실 출산도 누군가 연애하고 결혼을 해야만 가능한데,
애초에 이제 젊은 사람들이 연애, 결혼을 잘 안하고, 하고 싶어도 못함
연애, 결혼이 더 이상 사랑, 헌신, 희생, 보람 등의 감정적인 가치로 접근 되지 않고
외모, 학벌, 재산, 직업 등의 현실적인 가치와 저울질 되고 있음
현실적인 가치만 놓고 저울질 했을 때 남녀 모두 결혼이라는 선택지는 무조건 손해임
사람들의 기준이 높아져서 연애와 결혼 모두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는데,
바늘 구멍 같은 난이도를 뚫더라도 딱히 그렇게 큰 이득이 없어서 독신으로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게 됨
결혼 적령기인 젊은 남자 입장에선 안 그래도 연애 자체 하기도 쉽지 않은데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들의 삶이 풍자되고 희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이 많을 것임
용돈, 취미를 통제 당하며 가사, 육아까지 절반 이상 부담해야 하며
부족함 없이 돈벌이까지 해야 하는 고된 결혼 생활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함
맞벌이 가정이라면 여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테니 서로 안하려고 함
3. 초혼 연령 증가
경제적 부담에 연결되는 부분인데, 남녀가 서로 자리 잡고 결혼하게 되는 나이가 점점 늦어짐
물론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나서 그 비율만큼 늦어지는 건 있음
하지만 기대 수명이 늘어난다고 출산 연령이 늘어나는 것도 아님, 35세만 넘어도 노산, 50세에는 폐경임
단순 경제적인 문제 만으로 초혼 연령이 증가하는 건 아님
20대에는 젊음을 즐겨야 한다며, 결혼을 이르게 하면 손해 본다는 사회적인 인식 문제도 있음
20대 중후반에 바로 결혼해서 집 얻고, 젊은 나이에 출산하기 시작해서 둘은 낳아야 하는데
30대 초중반에 결혼해 버리니까 임신 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지나 버리게 됨
그래서 진짜 출산 의지가 있는 가정들은 죄다 난임 센터에 줄 서 있음, 출산하기에 너무 늙어 버린거임
남자 입장에선 군대 다녀오고 취업해서 사회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30대는 무조건 넘겨야 하고,
여자들은 20대에는 즐겨야 한다면서 20대에는 결혼할 생각이 없음
남녀 초혼 연령 자체를 줄이기 위한 인식 변화, 구조적인 개선 모두 필요한데 둘 다 쉽지 않아 보임
4. 양극화 심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부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 되고 있음
당연히 부모 잘 만나서 부의 대물림을 받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잘 못 만나서 가난의 대물림을 받는 가정도 있음
단순히 부의 양극화만 심해지는 것이 아님,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일자리 양극화도 심화되는 것임
중산층, 서민이 인구의 대부분인데 순수 노력 만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계층 간 사다리는 점점 없어지고 있음
중산층은 서민을 낳고, 서민은 빈곤층을 낳게 되는 악순환의 구조가 되는데 어떤 사람이 자식을 낳으려고 하겠음?
작년 한 해만 봐도 고소득자의 불로 소득은 늘었는데, 저소득자의 근로 소득은 오히려 줄어듬
놀고 있는 부자는 더 벌었는데, 일하는 서민은 더 가난해졌다는 말
즉 노력으로 학업적 성취를 이루고, 학업적 성취로 좋은 직장을 가져서,
그 돈으로 서민이 중산층이 되는건 이제 불가능에 가까움, 특히나 결혼하고 육아까지 한다면
직업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근로 소득보다
증여 등에 의한 부동산 매매 및 임대, 주식 등의 금융 소득 같은 불로 소득이 압도적이다 보니
시간이 지날 수록 노동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게 됨
이 상황에 어느 부모가 자식 낳아서 낳아줬으니 너 힘으로 노력해서 먹고 살아라라고 할 수 있겠음?
물려줄 게 없고 해줄게 없는 부모 입장에선 출산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음
5. 지나친 학구열
인적 자원, 기술 수출 말고는 답이 없는 척박한 한국 땅에선
교육 받아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것만이 생존의 유일한 해답이기에
학구열이 엄청나서 학군, 사교육비의 부담을 필연적으로 짊어지게 됨
기득권과 부유층들은 학벌로 그들의 위치를 더 견고하게 하고자 하고
중산층과 서민들은 학벌이라도 있어야 먹고 살 수 있으니, 온 국민이 학구열에 미칠 수 밖에 없음
때문에 자식을 낳았다면 20대 초중반 까지 사람 구실하며 살 수 있는 교육비 부담 및 풀케어를 해줘야 하고,
자식 또한 성적과 진학의 스트레스를 떠안고 살아가며
그 후에도 취업을 하는 과정, 취업을 하고 나서 직장에서 살아남는 과정 모두가 쉬운 게 없음
그런데 학업으로 쟁취 가능한 상위 고소득 전문직과 근무 여건과 처우가 괜찮은 대기업은 단 10%도 안됨
그렇다고 상위 10%에 들지 못한 사람들은 노력도 안하고 산거냐? 그것도 아님
나름 각자 환경, 각자 재능의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산 사람들이 대부분임
공부라는 것이 환경, 재능과 노력이 모두 갖춰져야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시합인데
대학 입시라는 커다란 관문 앞에서 부모의 능력으로 커버 할 수 있는 영역이 너무 크기에
본인의 노력과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이제 못하는 시대임
그 높은 학구열로 인해 고급 인재가 많이 양성되어서, 글로벌적인 경쟁력이 있는 인재가 되었나?
딱히 그것도 아님, 왜냐면 한국 교육 시스템 자체가 잘못 되었고 굉장히 비효율적임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펙도 교육 수준이 아닌, 튼튼하고 검증된 노예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임
수능 영어 1등급 찍어도 프리토킹 제대로 못하고,
이과 1등급은 자연과학, 공학이 아닌 의학으로 쏠림, 그게 돈이 되니까
학구열에 미쳐있고 인적 자원이 전부인 나라에서 기술자가 천대 받는 모순적인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자식을 낳으면 먹고 살기 위한 공부를 강요해야 하는데 어떤 사람이 자식을 낳겠음?
6. 취업 연령 증가
고등학생만 되어도 육체적으로는 일하는 데 지장 없는 신체를 가지고 있고
일은 전문화된 지식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고, 한글 읽을 줄 알고 산수만 할 줄 알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 많음
물론 그런 일들은 대부분 단순 노동 이라던가 반복 작업 등의 일 인 경우가 많지만
사회를 지탱하는데 있어서는 꼭 필요한 사람들임
하지만 좋든 안좋든 대학을 무조건 나와야 함
대학 안에서의 전공, 학업적인 성취도 중요하지만
대학의 네임 밸류, 학점 관리와 여러 자격증을 취득 했다는 것은 학사 수준에선 한계가 있기에
"개 같이 굴려도 노오력할 수 있는 똑똑한 놈이다, 직무 이해도는 조금 있어서 잘 배우겠네" 정도의 지표로 밖에 안 봄
그 걸 어느 인사담당자에게 증명하기 위해 십수년을 공부만 하는 것임
공무원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지만,
4년제 대학 나와서 2년 3년동안 고시원에 틀어박혀서 높은 경쟁률 뚫어가며
변별력 때문에 높아진 난이도를 감수하고 공부해서 해야 할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님
그냥 고졸 특채를 늘리고 공무원 2년제 전문학교를 만들어서, 졸업과 동시에 바로 일 보게 하는게 더 효율적일 수 있음
그런데 지금은 대학은 가래서 갔고, 졸업은 했는데 막상 기업 처우가 별로니까
나이 스물 중후반에 고시원 틀어박혀서 돈 안벌고 죄다 공무원 준비하고 있음
내 주변에는 석사까지 하고 설계회사에서 일하다가 퇴사하고 9급 시작한 사람도 있음
얼마나 공무원 보다 사회적 인식, 처우가 떨어지는 직장이 대부분이면 죄다 공무원 하려고 함?
그런데 지방, 토목직 이런 곳은 미달나는 곳이 많음. 왜냐면 거긴 공무원이면서도 업무랑 민원이 많음
근데 건설회사 다니다가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데 얼마나 기업이 병신 같은 거임?
공무원은 국가에 있어서 일부 조직을 제외하면 생산적인 조직이 아님,
필요에 의해서 세금을 소모해서 유지되는 조직이지
그런데 너무 고급 인재들을 가져다 쓰는 게 문제임
남자는 군대도 다녀와야 하니까 취업 연령이 늦어짐
어느 직장이든 한살이라도 젊을 때 빨리 숙련시켜서 사회 생활 하는게 유리한데
학벌이 업무에 비해 죄다 오버 스펙 되어서 30대 다되서야 사회 생활 초년생 소리 들으니까
이게 국가적으로는 막대한 손실이고, 이게 출산율 저하에도 미치는 영향이 큼
20대 초반부터 초봉 3천 받으면서 시작하고 차근차근 모으고 연봉 상승하면서 돈모아서 20대 후반된거랑
20대 초반에 대학 등록금으로 빚내고 20대 후반에 사회초년생으로 시작하는거랑 천지차이임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내 일자리들이 대부분 대학 학사 이상의 고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데
고학력에 비해 처우가 매우 구리다는 것임
7. 병든 조직 문화
대기업, 중소기업, 공기업, 공무원, 군대 할 거 없이 어느 조직이든 통용되는 문화가 있음
직급이 올라갈 수록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는 다는 것임
그렇다면 조직 내에서 소화해야 하는 일정한 업무량은 고스란히 아랫 직급에게 쏠림
아랫 직급이라는 것은 보통 신입, 막내 등 숙련되지 않은 조직원이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효율이 떨어지고 적응하거나 능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림
인고의 시간을 견뎌서 연차가 쌓여야만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데
그런 근로 환경에서 20대 후반~30대 초반을 보내면 연애, 결혼을 할 여유가 점점 없어짐
사람이 여유가 있어야 사람도 만나고 다니고 연애도 하고 그러는데,
그냥 몸이 힘드니까 시간이 비면 집에서 쉬기 바쁨
젊은 사람들이 워라밸에 집착하는 이유가 뭐겠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직장은 젊은 직장인들을 그렇게 곱게 부리지 않는 것이 문제임
여전히 회식 강요, 열정 페이, 사생활 침해 처럼 현대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꼰대 문화, 악폐습들이 많이 남아있고,
열악한 중소기업일 수록 더 심한데 근로 환경, 급여, 처우, 복지 모두 개박살 난 좆소기업들이고
그 곳이 대부분의 일자리임
근데 지금 조직내에서 부장, 차장 달고 있는 40~50대 직원들한테 이 문제를 언급하면 그럴것임
"라떼도 신입때는 힘들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가치관도 변화했음
군대에서 선진 병영한다며 부조리 근절 활동을 할 때도
사실 일이등병때 고생한 상병장들의 반발이 거셌음, 자기 때는 당연히 고생했으니까
하지만 어떤 곪은 문제가 있다면 한 세대의 희생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더 좋은 문화가 될 수 있는데
꼰대들은 절대 하나라도 내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게 사회적인 문제임
오히려 MZ세대로 갈라치기해서 특이한 세대로 일반화 시키고 이해하는 척 함
쉽게 말하면 결혼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는 일은 많고, 모아둔 돈도 없고 버는 돈은 적은 시기임
8. 매체의 발달
매스컴이나 SNS를 통해서 상류층, 중산층의 삶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고
삶의 일부를 포기하면 누릴 수 있는 부분도 있음
즉, 사람들의 삶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올라감
이성 외모의 기준도 많이 올라가고, 소득 수준, 직업 수준, 재산 수준, 학벌 수준도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 됨
자녀 1명을 양육하는데 들어가는 총 비용이 4억이라고 함
혼자 산다고 하면 넓은 집도 필요가 없고, 눈치 볼 사람도 없어지는데
4억이면 포르쉐 911 같은거 사고도 2억이 넘게 남음
위에 언급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도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 선택지랑
본인의 드림카 구매, 해외 여행, 취미/여가 생활 마음껏 하는 선택지가 있다면
솔직히 고민하거나 뒤도 안돌아보고 후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거임
특히나 성별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지금 시대라면
9. 서울 공화국
일자리, 문화, 교육 대부분 서울에 몰려있음
교통도 헬이고, 그로 인한 문제도 가득인데
사실 대안이 없음
이건 나무위키에 서울 공화국/문제점 치면 수백줄은 나오니까 따로 찾아보시길...
10. 인구 고령화 가속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출산율 감소로 인해서
한명 당 부양인구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인데
국민 연금도 고갈 되어가고 있고
당장 2036년만 해도 생산인구 2명당 노인 1명 부양,
2050년대에는 생산인구 1명당 노인 1명 부양이고, 이것도 가속화되면 더 앞당겨지거나 더 악화될 수도 있음
내 자식은 1명당 1명 부양해야하고 번돈의 절반이 연금보험으로 뜯기는 지옥을 맛볼텐데
어느 부모가 자식을 낳으려고 하겠음?
11. 결론
출산율 떨어져서 망하든말든..별 감흥이 없긴한데
뭔가 신기합니다..이런 큰 혼란의 시대한복판에 내가 살고있다는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