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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팬입니다. 글이 길어요.
게시물ID : baseball_100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삵쾡이
추천 : 10/8
조회수 : 82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1/09/17 22:44:04
임태훈 복귀. 두산팬으로서의 심정.

일단 얼빠니 뭐니 그런 이야기 듣고싶지도 않고 글이 좀 더 두산의 입장이 아닌 중립적인 입장으로 보이기 위해선 인증아닌 인증이 필요하겠지요.

저는 안양에 살고있는 82년생 남자입니다. 98년 동주픽 99년 성흔픽이 아직도 어제처럼 기억나는걸 보면 꽤 오랫동안 베어스 팬이었나봅니다. 3형석이나 항명파동도 어슴푸레하게나마 기억이 나네요. 아, 잡설 길어집니다. 죄송합니다.


임태훈이 복귀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등판한 임태훈을 보면서 심장이 두근 했네요. 그 느낌이 비단 러닝머신 위에서라서만은 아닐겁니다.


임태훈이 관중석을 보고 인사를 하네요. 팬의 입장에서는 나름 "그래, 미워도 내 새낀데."라는 마음이 발동된 것일까요? 한 켠에서는 조금이나마 짠하다거나 너도 고생했구나 인사라도 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전혀 없지는 않았음을 고백 드립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제 뇌리에 강하게 드는 생각은 "태훈아, 네가 사과해야 할 사람은 그 사람들이 아니잖냐?"였습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연애하면서 그럴수도 있다는둥 임태훈도 상처받았다는둥 반성중이라는둥 그딴 말은 사람이 살아있을때나 먹히는 말이지요.


사람이 죽었단 말이죠.
임태훈은 마운드에 올라서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기 전에 고 송지선씨의 가족께 참회하듯 찾아가 혼나고 반성하고 조아렸어야 순서입니다.


그나마 인사라도하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글세요 타팀팬들이 보시기에 진심으로 보였을까는 확신 못하겠네요. 제겐 진심으로 보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더 열성적으로 반성하려는 노력들이 누적 되었을 때, 그리고 그것이 인정 받았을 때 비로소 관중을 향해 고개를 숙였어야지요. 고인의 가족과 주변의 용서도 채 구하지 않았으면서 다른 무수한 팬들의 용서는 어떻게 구하려 하는건가요?


백보 양보하겠습니다. 실제로 임태훈 말고도 그딴식으로 연애(?) 하는 사람 없진 않을겁니다. 그렇지만 그 대상들이 모두 자살을 택하진 않죠. 임태훈이나 구단 입장에서는 "운 없게도 사람이 죽어서 그렇지 개인의 연애사이고 당사자간의 문제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 그 "운이 없게도" 사람이 죽었다구요. 사람이.


더 불만인건 임태훈보다 구단의 처사입니다. 어린아이가 상황파악을 못하고 어리버리까고 있다면 가서 일을 마무리하게끔 나서지는 못할망정 애를 뒤로 숨겨주네요. 일반 부모도 자식 이렇게 키우면 애는 아마 버릇없는 응석받이가 될 겁니다. 하물며 프로에서 이렇다니요.


돈으로 움직이는 프로고 능력이 우선되는 경쟁공간이라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고 뛰는 곳입니다. 사람답게 처신을 하고 용서를 구해야지요. 구단이 나서서 애를 망치고있네요.


경기 끝나고 크레딧 올라갈 때 임태훈 유니폼 흔들던 여성 세 분 베어스 팬 맞습니까? 더 호되게 가르쳐야 될 팬들이 고작 조금 반성했다가 돌아왔다고 환호를 해줍니까? 당신들이 무섭게 굴지 않으니 구단도 애를 감싸고 돌고 임태훈도 사람 무서운거 모르고 저러는 거 아닙니까? 얼빠라는 소리 듣기 정말 싫습니다. 당신들이 제게 그 소리를 듣게끔 하던 분들이시군요. 더 호되게 매를 듭시다 베어스 팬 여러분. 감싸는게 능사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옹호아닌 옹호도 좀 할게요. 송지선씨가 죽음을 결정하는데 상당부분이 임태훈이라면 그 나머지는 우스갯거리삼아 놀려대던 네티즌들입니다. 아직도 누군가는 고 송지선씨를 욕되게 삿갓이니 뭐니 글을 싸지르네요. 그게 임태훈을 비방하는건가요? 제 눈엔 송지선씨를 한 번 더 죽이는 짓인데요. 그만들 합시다.


그리고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가늠이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베어스 팬들을 싸잡아서 얼빠니 뭐니 글 쓰시는 분들도 좀 자제 부탁드립니다. 듣기도 싫거니와 비난의 방향이 틀렸으니까요. 구단과 선수에 대한 욕은 얼마든지 하세요. 범죄두도 좋고 간통주도 좋습니다. 그러나 서로 야구 좋아하는 팬들끼리 서로 디스하진 말아요. 이는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지역감정이니 라이벌관계니 하며 여기저기서 보이는 경향이더군요. 우리 다 야구 좋아하고 관심있어하는 똑같은 팬들이잖아요? 왜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난 듯 비방하고 다투나요.... 그런거 그만들 합시다.


글이 길어졌네요. 글솜씨가 천박해서 압축도 요약도 어렵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문득 너도 모 종교인들처럼 일부타령이냐? 하실까봐 무서워지네요. 좋은 주말 됩시다.



p.s 아, 마지막에 임태훈 감싸던 선수단을 까진 맙시다. 같이 지내는 선수에게 대놓고 꺼져를 날릴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인들 중에 흔하지 안잖아요? 그 정도로 좀 봐줍시다.....

p.s 올드부심 쩌네... 같은 말도 좀 삼가주세요. 그런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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