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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
게시물ID : gomin_2085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beo
추천 : 2
조회수 : 52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9/18 19:21:44




작은 골방은 내 법이고, 내 밥이고
삶이고 살이고

문 틈 사이로 어미의 눈이 나를 쏘아보는 것은 익숙하다.
그 틈으로 세어들어 오는 것은 그것 그리고 혹은 날카로운 목소리

'변사체'

내 어미와 아비, 내 형제와 내 친우들 모두가 나를 그렇게 부른다.
'변사체'
나는 생각한다.
생각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살아있는 것 뿐이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변사체인가, 나는 변사체가 된 것인가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소변도 보고 잠도 잔다.
그런데 모두가 나를 그렇게 부른다.
그 부름에 나는 응답한다. 
그렇다 나는 변사체일런지도 모른다.

숨이 썩어 응고된 침대 한 켠에 웅크리고 누워
나는 생각한다.
나는 살아있는가. 나는 존재하는가.

르네 데카르트의 발가락을 생각한다. 그는 그 이야기를 할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발가락이 존재한 것은 사실인가. 그도 변사체는 아니었을까.

나는 내 발가락을 바라본다.
발톱을 뽑아 냄새를 맡는다. 변사체의 냄새가 난다.
나는 존재하는가. 

으깨진 모기가 이마에 붙어있다.
나는 떼어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마에서 변사체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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