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는 까탈스럽고 예민한 고양입니다
잘 안기지도 않고 사람을 꺼리는 그 친구는 살면서 딱 세명의 사람만 사랑했어요
우리 엄마 우리 아빠 나
내동생은 지극정성으로 사랑해 주었지만 10초이상 만지지도 못 하게 하고 그 외의 모든 사람들도 소 닭보듯 했던 못된똥고양이입니다
그래도 그 성질 그 까탈까지 우리는 사랑했어요
엄마 아빠 여행가면 오는 날까지 부모님 침대 모서리를 떠나지 않던 의리남
식구가 아프면 밤새 잠도 안자고 곁을 지켜주던 속정의 사나이
싸우는 흉내만 내도 말리고 으르렁대던 정의파
3년전부터 많이 아파서 안락사 권유를 받았지만
우리는 이녀석 아픈것 알면서도 보내지 못했어요
조금이라더 더 건강하게 지내다 가라고 때마다 토종닭 먹이던 이녀석의 둘도 없는 부하였던 우리 아부지, 아버지는 서재에 들어가셔서 펑펑 우시네요
이녀석이 기어이 우리 곁을 떠났어요
내일 상황보고 수술을 할지 아니면 수술도 못할지 보자 했는데
심정지가 왔다고 연락이 왔네요
버려진 박스안에 들어있었던 작고 소중했던 우리 꼬맹이
평생을 못 잊을 내 고양이
오늘 이 아픔을 혼자 버티기가 너무 커서
글로 적으면서 그 녀석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내사랑 두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