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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현실적으로 NL을 숙청하자는건 개소리다.
게시물ID : sisa_1984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2/4
조회수 : 696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2/04/21 03:33:01

NL이 종북이니까 숙청하자, 척결하자는 소리가 마구마구 튀어나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NL을 숙청했다고 칩시다. 한놈도 남김없이 NL 세력을 전부 다 교화시키거나 추방하거나 죽이거나 어쨋든 척결했습니다.

자, 한국의 운동권은 어떻게 변할까요?

똑같이 북한 비난하고 남한의 진보를 위해 노력하는 애국세력들로 가득가득할까요?




그냥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좆까잡수시라는겁니다.

NL이 부흥했던 이유는 대중과의 감성과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국내 운동권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인 내에 잠재한 민족주의적 본능과 더불어 사회 진보를 염원하는 급진성에 불을 붙였기 때문에 NL은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60~80년대를 거치며 운동의 주류를 잡아온 것은 NL계열이었고, 이들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가히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PD요? PD는 물론 NL보다 강력한 이론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운동하면요? PD 세력 자체만으로 이루어진 운동 사례 치고 부흥한 것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왜냐구요? 이들은 엘리트주의자들이기 때문이죠. 관료제적 사회에서 말하는 엘리트주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강력한 이론으로는 무장했지만 동시에 대중과의 괴리감이 발생했죠. PD가 한국 사회에서 소수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지닌 이론적 기반은 한국의 민족주의적 정서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죠. IS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NL은 이론적 기반 자체는 PD나 IS보다 허술할지는 몰라도 민족주의적 성향을 내포한 덕에 대중과 긴밀하게 접촉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주된 논의 내용은 '통일'입니다.

주사파NL이든, 비주사파NL이든 이들의 궁극적 논의는 '통일'이고 '자주'입니다. 반미운동 또한 '자주'의 일환이자, 반제국주의 투쟁의 연장이구요. NL 내부의 자주파가 지니는 위상은 상당합니다. 주체사상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주로 자주파계열입니다. '자주국가'이론을 주체사상이 얼기설기나마 체계화했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주체사상을 받아들였던 이들 대부분은 이제는 전향하거나, 노선을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여전히 사상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도 있기는 합니다만 운동권 내에서는 비판의 대상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NL은 운동 내에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전략적 유연성과 대중성은 PD와 IS가 동시에 본받아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두고 척결하자구요?

운동하자는겁니까, 아니면 운동을 말살시키겠다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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