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냐고 묻는 그의 말에 난 춥다고 말했다.
왜 춥냐고 따지는 그에게 나는 추우니까 춥다고 말한다.
한 번만 따듯한 방석 아래에 손을 깔고 앉아봤으면,
그런 아쉬움을 달래며 손을 비벼본다.
그는 몸이 차가운 바람에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추위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따질 뿐.
외투를 벗어 나에게 집어 던지고는 무엇이 춥냐고 말했다.
그리고는 왜 춥다고 생각했느냐고 묻는다.
괜스레 그가 보내는 눈초리가 부담스러워 옷을 돌려주었지만
그는 돌려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너는 왜 춥다고 말하지 않느냐는 물음을 간신히 삼켜버린 채
나는 조금은 따듯해진 허리춤에 손을 넣어 녹여본다.
재잘거리는 새들이 깨어날 시간이 머지 않았는데
일찍 깨어난 새가 할 수 있는 것은 동족들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뿐 아니던가?
내가 한 보 앞으로 움직이면 그는 멈춰선다.
내가 한 보 뒤로 움직이자 그는 한 걸음 나아간다.
그렇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같은 곳에 서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잠깐 그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