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우연찮게.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를 봤습니다
게시물ID : baby_19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탄회
추천 : 12
조회수 : 1856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7/05/27 23:37:04
옵션
  • 창작글

안녕하세요 게시판이 여기가 맞을려나..^^; 
제가 본 편은 177회에 나온 아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유투브를 돌다보면 공중파 프로그램을 조금 잘라서 떠놓은 영상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애기가 나이는 다섯살인데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온동네를 휘젓고 다니더군요
근데 누가 옆에서 보호자로서 예의범절을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었고
애어른 가릴 것없이 자기 기분에 거슬린다거나 뭐라고 한다면 애가 그 작은 몸으로 진심으로 위협을 하려들고 
서슴없이 욕지기를 내뱉었어요
동네에서 자기보다 어린 작은 꼬마애들은 어찌나 쫓아다며 괴롭히는지.

여기까지만 보면 인성 ㅉㅉ. 이런 말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거울.. 기어이 sbs방송국까지 가서 그 방영분의 남은 부분을 다 봅니다.

그 가정은 그 아이 밑으로 아직 목도 못가누는 동생이 있었고
위로 한두살이나 많을까 싶은 언니가 있더군요
아버지란 사람은 어째서인지 그 아이를 싫어하더군요. 아이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아버지를 무척이나 무서워했고,
겁에 질렸는지 먼저 위협하는 태도를 취하다가 아버지가 휘두른 손에 세차게 맞고 울어버립니다.

사방이 뻥뚫린 동네길도 아니었고, 온가족이 다 있는 방안이어서,
아이는 어디 도망가지도 못하고 옆구리 부분을 세게 얻어맞았는지 벽에 기대앉아 그대로 울기 시작합니다.
때는 여름이었는데, 옷을 들어올려보니 단 한대를 맞았는데도 새빨간 자국까지 남아있을 정도였어요. 
방송이라 편집을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이가 한 행동의 잘못이라면
아버지가 무서워서 아이가 스스로 위협을 하려 시도했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꼭.. 흡사 작은 동물이 천적을 만났을 때 마지막으로 이빨을 드러내며 존재를 지키려 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아이가 배운 욕의 출처는 가족식사시간때 밝혀집니다. 그것도 아버지였어요.
젖먹이 동생때문에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자신을 무섭게 노려보는 아버지(애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님 그냥 콩나물이 맛있었는지
한움큼 젓가락으로 집어 먹고 있었을 뿐)에 겁에 질린 아이는 손까지 흔들어가며 다급히 엄마를 부릅니다.."엄마 올꺼지?"

엄마도 애가 밉다는 말을 좀 쉽게 내뱉는 것 같다 싶더니 
자기 감정이 폭팔할때 집안에서 아주 거칠게 손찌검을 하시더군요 평소때에도 얌전하고 별탈없는 듯한 큰 아이와 비교를 하며
진심으로 업수이 여기며 모욕을 주기도 하구요(*아이가 특별한 잘못을 안했을 때인데도요)

감히 예상해보건데 자신의 육아스트레스와 더불어 그 아이의 특성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온갖 스트레스등이 
집밖에선 표출되지 않아도 억제된만큼 집안에서 표출되는 것 같았어요

그뒤에 솔루션..뭐 이런 게 있었겠지만 
예전과 다르게 그딴 걸 보고 싶어지지가 않더군요. 진심으로요.
왜냐하면 조성된 방송환경이란 것은 잠시이고..
아이들은 어려서 환경을 바꾸려 노력을 하려고 하면 아직 여지가 많겠지만 
어른은 그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걸 방송 뒷부분에서 연출된 것만 보고, 함부로 안심하고 싶지 않았어요.

ebs에서 했던 아버지에 대한 다큐인 '파더쇼크'가 생각이 나네요.
(*이 다큐는 유투브 ebs 채널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다큐였지만 같은 부모이자 다른 성인 어머니의 역할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불운한 가정환경, 부모와의 갈등해소, 애착과 신뢰를 얻지 못한 사람이 그대로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떻게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거나 잘모르고, 그 상태에서 아이를 양육했을 시에 빚어지는 갈등같은 것들.
그런 게 묘사되어있어요. (일단 거기 참여하는 출연자들이나 어떤 아버지는 그런 상처가 있었고, 양육과 훈육에 어려움을 빚고 있었습니다.)

그 프로안에서 어린 두 딸들 노는 것을 참견도 하지 않고 단지 몇걸음 떨어진 곳에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던 젊은 아버지가 생각나네요.
자신의 딸들을 어떻게 사랑해줘야하는지, 놀아줘야하는조차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아버지였어요.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은, 수많은 달라져야만 하는 아이들, 아니 그 부모들은
도데체 얼마나 많을까요?
우리는 그 아이들과 피가 섞어지 않았지만 문제점을 알고 인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개입하고 간섭할 수 있을까요?
하다못해 작은 동물을 하나 구조하더라도 여차하면 이 행위로 인해 내가 짊어져야만 하는 책임의 무게가 존재하는데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어린 자녀를 양육하거나 어린 동생이 없던 저로서는 잘 이해가지 않는 일화하나 소개해드릴께요.

중학생무렵, 반지하에 온가족이 살던 시절에
바로 옆방 반지하에 여섯 일곱살이나 되었을 딸아이와 아직 안아키워야 하는 더 어린 아들을 키우는 가족이 있었지요
어느 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이를 몰아세우고 호되게 쏘아붙이는 옆집 어머니의 노기띤 음성을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당연히 여자아이는 울면서 불쌍하리만치 빌고 있었고요.
그 음성을 날카롭게 기억하는 까닭은 중학생 정도의 제가 듣기에도 인정사정없이 몰아치는
신랄하고 거친 말들의 폭격이었기 때문이에요. 욕설은 아닐지언정, 존재자체를 뿌리까지 흔들며 부정하는 듯한. 그정도 나이때의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닌 최소한 자신과 비슷하거나 연상의 사람이 부당하게 자신을 사기친 것을 몹시 따지려 드는 듯한 몹시 숨막히는 언사.

스무살이 넘어서 사무직 직원으로 일할 때 그 기억을 자녀가 있으신 사무실 여직원분께 얘기했던 적이 있는데,
(*그 여직원분의 가정내 양육환경을 모르니 결단코 비난할 마음으로 흘린 말은 아닙니다. 제가 간접경험으로 알게된 그런 매몰찬 엄마도 있더라, 
이런 느낌?)
그 말을 들으시고는 알만하다는 느낌으로 담담히.응, 나도 그럴 때 있어. 없는 거 같지? 엄마들은 그럴 때 있어 라고 하시더라고요.

전 그런 대답을 들을 줄은 몰랐기에 약간 당황해서..(그때 그분의 딸은 유치원 졸업?초등 입학 시즌)아니 그때 장난아니었는데요?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할 정도였는데요?;..
라고 하니까 
응, 경찰에 신고할 정도로. 라고 말하시는데 더는 할말이 없어지더라구요.
아마 그분의 세부묘사는 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겠지만요.(딸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오히려 자신의 어떤 행동이 모질고 
가혹하다 느껴진 것일수도..?)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