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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가 친일 작가이긴 하지만 역시 글을 잘 쓰긴 했군요.
게시물ID : readers_19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잘해볼래요
추천 : 2
조회수 : 58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05/23 03: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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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유 순이가 그렇게 크고 어여뻐졌을까."
하고 숭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럴 때에 숭의 앞에는 유 순(兪順)의 모양이 나타났다. 그 는 통통하다고 할 만하게 몸이 실한 여자였다. 낯은 자외선 강한 산 지방의 볕에 그을어서 가무스름한 빛이 도나 눈과 코와 입이 다 분명하고, 그리고도 부드러운 맛을 잃지 아니한 처 녀다. 달빛에 볼 때에는 그 얼굴이 달빛 그것인 것같이 아름다웠다. 흠을 잡자면 그의 손이 거친 것이겠다. 김을 매고 물 일을 하니, 도회 여자의 손과 같이 옥가루로 빚은 듯한 맛은 있을 수 없다. 뻣뻣한 베치마에 베적삼, 그 여자는 검정 고무신을 신었다. 그는 맨발이었다. 발등이 까맣게 볕에 그을었다. 그의 손도, 팔목도, 목도, 짧은 고쟁이와 더 짧은 치마 밑으 로 보이는 종아리도 다 볕에 그을었다. 마치 여름의 햇볕이 그의 아름답고 건강한 살을 탐내 어 빈틈만 있으면 가서 입을 맞추려는 것 같았다. - 이광수(李光洙), <흙>
 
 
새삼 묘사력에 깜짝 놀랐네요. 알고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친일 작가라는 인식이 있다보니 잘 몰랐던것도 사실이거든요
물론 옹호하는 글은 아닙니다.
단지 마지막 구절  '마치 여름의 햇볕이 그의 아름답고 건강한 살을 탐내 어 빈틈만 있으면 가서 입을 맞추려는 것 같았다. ' 가 감명깊어서 올려 봅니다.
 
※ 진짜 옹호하는거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ㅠㅠ
출처 이광수 <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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