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장편,브금]박쥐 - 10
게시물ID : panic_197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2
조회수 : 11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9/20 15:00:07
36. 동훈이 형사가 된지 2개월정도 지났을 때였다. 별다른 사건이 없었기에 동훈은 자신이 강력계 형사가 되었다는 사실을 품안에 넣고 다니는 권총에서나 발견했다. 동훈과 권총은 굉장히 사이 좋은 관계였다. 경찰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그는 항상 사격은 만점이었고, 경찰이 되어 참가한 총장배 사격대회에서도 1위에 입상했다. 늘 자신의 권총을 손질하고 아끼는 것이 그의 취미이자 형사 생활의 낙이었다. 그 날도 그는 권총의 여기저기 손때가 타고 지문이 묻은 부분을 지우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동훈! 출동이야! 어떤 미친놈이 술을 퍼마시고 오토바이로 사람들을 치고 다니나봐. 어서 준비해!" 사건! 동훈의 첫 사건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선배가 모는 패트롤카의 조수석에 올랐다. 사건현장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시끄러운 사이렌소리를 울리며 한 5분정도 도로를 달렸을까…… "빨간색 오토바이. 3번 도로. 3번. 인터체인지 방향." 갑자기 동훈이 타고 있는 패트롤카의 무전기에서 약간의 노이즈와 함께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침 3번 도로 방향으로 차가 이동 중이었다. 차의 속도가 올라간다. 3번 도로에 있는 빨간색 오토바이를 잡기 위해서다. 3번 도로에 도착하니 이미 추돌 사고가 발생해 있었다. 3대의 차가 서로 겹쳐져 엇갈려 있다. 약간의 연기가 피어올랐다. 동훈은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힌다. 고개를 이리 저리 돌려 오토바이를 찾는다. 하지만 어두운 밤이라 바로 근처가 아니면 보이지가 않는다. '놓쳤나?' 동훈이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그가 탄 차 바로 옆으로 빨간색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운전석에 앉아있는 경험 많은 동훈의 선배는 재빨리 기어를 넣고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끼이익! 하며 경찰차가 기분 좋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미 오토바이는 저 앞을 달리고 있다. "선배님 좀더 빨리 밟으세요!" "가만히 있어봐. 이제 곧 속도가 날꺼라구! 꽉잡아." 동훈의 선배는 엑셀레이터를 있는 힘껏 밟았다. 자동차의 엔진 회전수가 높아졌다. 터질 것 같은 엔진소리가 들려 온다. 기어를 한 단계 올린다. 다시 엔진의 회전수가 줄어든다. 하지만 속도는 더 빨라진다. 속도계가 180km에 가까워진다. 주변에 느리게 달리는 자동차들이 뒤로 사라져간다. 오토바이와 많이 가까워졌다. 동훈은 차안의 방송용 마이크에 대고 오토바이 운전자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빨간색 4xxx 오토바이. 갓길로 대!" 여러번 같은 내용의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차들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곡예를 한다. 덕분에 또다시 추돌 사고가 계속해서 일어난다. 걔 중엔 큰 사고도 끼어 있다. 이 상태라면 인명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동훈은 품안의 권총을 꺼내 들었다. "빨간색 4xxx 오토바이. 갓길로 대. 서지 않으면 발포한다! 다시 한번 말한다. 서지 않으면 발포한다!" 동훈은 위협의 목소리로 방송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앞서 달리는 오토바이에게는 소귀의 경 읽는 격이 되어 버렸다. 오토바이는 이 상황이 즐거운지 앞바퀴를 들거나 좀더 많은 추돌 사고를 낸다. 이번엔 커다란 트럭과 소형차가 추돌 했다. 굉장히 큰 사고다. 분명 인명피해가 났을 법하다. 동훈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마지막 기회다. 서지 않으면 발포한다!" 결코 서지 않는다. 동훈은 이미 꺼낸 권총을 창 밖으로 몸을 내밀어 오토바이의 타이어를 조준했다. 경찰 총장에게도 인정받은 사격 실력이다. 탕! 현장과 대회는 틀리다. 항상 동훈의 선배가 그에게 해주던 말이었다. 사실이었다. 동훈이 총을 쏘는 순간 그가 탄 차가 어디선가 굴러 들어온 돌을 밟고 살짝 튀어 오른 것이다. 총알은 타이어에 박히지 않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운전자의 머리를 정확히 뚫었다. 37. 동훈은 떨리는 총을 양손으로 잡고 다시 조준했다. 막 단검이 동석의 심장을 뚫으려 하고 있다. 방아쇠를 당기기가 힘들다. 지난 일을 잊으려 매일 같이 사격 연습실에서 사격을 연습했었다. 연습결과는 항상 최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해진 듯 현장에서의 사격은 매일 실패였다. 아니 방아쇠도 당기지 못했다. 동훈은 머리를 크게 한번 휘저었다. 그리고 마음을 굳게 먹는다. 단검이 슬로우모션으로 동석의 몸쪽으로 다가간다. 바로 지금이다! 조준은 완벽하다. 탕!탕! 연속으로 두발을 쏘았다. 동훈은 눈을 감았다. 손이 덜덜 떨린다. 계속해서 과거의 일이 떠오른다. 눈을 뜨고 싶지가 않다. 눈을 뜨면 참혹한 일이 벌어졌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38. 동석은 동훈이 마치 눈을 감고 자신에게 총을 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깜짝 놀라 눈을 감았다. 총성이 크게 두 번이 울려 퍼진 후에 동석은 눈을 뜰 수 있었다. 하지만 동훈은 동석을 맞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냥 허공으로 총알이 날아간 것도 아니다. 동훈의 쏜 총알은 일환의 다리를 정확하게 두 방 맞추었다! 일환은 다리에 총을 맞자 그 충격으로 단검을 떨어뜨렸다. 쇠로 만들어진 단검의 소리가 맑게 지하실 안을 울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동석은 동훈을 쳐다보았다. 눈을 감고 몸살에 걸린 사람처럼 덜덜 떨고 있다.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39. 동훈은 눈을 뜰 용기가 나질 않는다. 예전에도 한번 이런 일이 있었다. 연습실에서 총을 쏘고 그대로 기절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기절해서는 안 된다는 걸 동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신병원까지 다녔었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점점 자제력이 없어지고 있다. 쇼크가 크다. 동석은 동훈의 모습을 살폈다. 일환이 쓰러진 지금 권총을 소지한 이쪽이 훨씬 유리하다. "이형사님. 잘 하셨습니다." 동석의 목소리가 동훈의 고막을 때렸다. "내가 자네를 맞추지 않았나?" "아닙니다. 최일환의 다리에 정확히 두 방 맞추셨습니다." 동훈은 그제 서야 눈을 떴다. 하지만 눈앞이 핑 돈다. 정신병원에서 그에게 권총을 들고 다니지 말라고 경고했을 정도로 그의 총에 대한 공포증은 심각했다. 동훈은 등을 벽에 대고 주저 앉아버렸다. 동석은 동훈이 어째서 그런 상태가 되었는지 잘 모르는 까닭에 계속 동훈에게 말을 시키고 몸을 흔든다. 아까 세 남자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어서 동훈이 정신을 차려야한다. "크아아악!" 그때 갑자기 다리에 총을 맞아 쓰러진 일환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머리가 울릴 지경이다. 동석은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아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일환의 비명이 이중창을 이룬다. 소리가 배가된다. 한 30초 가량 그렇게 소리를 지르던 일환이 앞으로 쓰러졌다. 힘을 다해 쓰러지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일환의 몸에서 노란색 빛이 흘러 나왔다. 일환의 몸을 중심으로 지하실을 점점 잠식해 나가는 형태를 띠었다. 동석은 처음에는 노란색 빛을 피해 자리를 옮겼지만 곧 지하실 전체가 다 노란빛으로 오염되어 버린 까닭에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노란색 빛이 몸에 닿자 동석은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 잡혔다. 몸이 붕 떠오르는 듯 하면서, 온 몸이 푹신한 솜 위에 올려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졸립다……" 굉장한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비단 동석뿐이 아니었다. 동훈은 이미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방안에 있던 사람들, 건장한 세 남자들까지도 모두 풀썩풀썩 쓰러져 나갔다.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동석은 졸음을 참아야 한다는 사실을 희미하게 느끼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동석은 아주 깊은 잠의 나락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이구리 님 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