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갓김치야...
 
우리가 만난지 어언 3년이 다 되가는 구나.
처음 만났던 그 떨림은 결코 잊을수 없구나.

대구서 19년을 살면서
배추, 무, 오이는 만나봤지만
너란 김치는 처음이었단다.

갓김치.

금방 담은 김치인줄로만 알고있었던 나에게
너의 첫맛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단다...

김치... 갓김치야...

우린 그렇게 짧게 타오르다 끝이나버렸지.

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야심한밤 당연히 먹을게 없는줄 알면서도
혹시나하는 기대감에 열어본 냉장고 속에서
그간 잊고 살았던 너와 재회하다니...

그날밤 나는 너와 함께라면
몇봉지건 끓여먹고 밥까지 말아먹을것 같았지.

김치... 갓김치야...

이제 얼마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있는 너에게
나는 이렇게 편지를 적으며 아쉬움의 눈물 한방울 날려보낸다.

냉장고를 열때마다 너를 볼때마다
지난날 너와 함께한 따듯한 날들이 생각나는 구나. 

아디오스...

하지만 언젠가 또 만나겠지
그때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