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 좋아해?"
참 많이도 들었던 질문인데 여전히 한번씩은 생각을 하게 된다.
0.5초의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답해야 니 맘에 들텐데.
"오빠나살쪘지?"란 문장 끝나기 전에 "아니"가 바로 붙어야 하는것처럼.
근데 난 왜 금붕어마냥 맨날 까먹고 잠깐의 공백을 주고선 니 미소에 금을 가게 할까.
"오래 생각한다?"
그래 벌써 화났네. 근데 이유가 뭘까. 얼굴? 눈이 참 이쁘지.
나 좋다고 바라볼때 니눈은 정말
좋다는 감정을 눈사태처럼 쏟아내니까. 그래 눈이다.
"그게..."
젠장 인트로를 잘못 택했다. 차라리 "당연히" "물론" 이런게 좋았을텐데.
근데 눈 말고도 뭐가 있었던것 같은데. 몸매? 이건 솔직히 아니지.
내가 널 정말 사랑하지만 사랑의 콩깎지는 그쪽을 필터링 해주진 못한다.
자체 뽀샾이 안되는거지.
거짓말하면 천국에서 한발짝씩 멀어진단다. 이미 서울,뉴욕 거리는 족히 벌려 뒀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보니까 표정이 빡이쳤네. 그래 내가 널 좋아하는 이유는 그런 솔직한 너의 성격이야.
"왜 말을 끄는데. 그렇게 매력이 없어?"
말을 하려고 했다. 니가 팔뚝으로 입을 가리기 전까지. 헤드락이다.
푹신한 가슴과는 거리가 좀 먼. 백프로 팔뚝으로 목과 입을 조이는 훌룡한 헤드락인데.
좀만 더하면 좀 더 아늑한 곳으로 출입국 절차 밟을것 같은, 그래 그런 좋은 헤드락인다.
근데 뭔가 좋은 냄새가 난다. 오늘은 샤워했나보네.
"입은 옵션이지? 그치? 그냥 묶어,밥은 왜 먹냐?"
왜 이리 화가난거지 난 그냥 생각하는 중이야. 아니 말할 타이밍을 놓친거라고
원래 당황하면 그냥 웃는애 있잖아 그냥 그런거야. 약간 어버버하는 그런 병X.
니 남친이 원래 그런 X신인데. 모르네 허허.
일단 성격은 패스하자. 그게 아니란건 지금 증명했잖아
이유는 그래 뭘까 어차피 슬슬 앞이 흐려져 가는 삘인데. 눈도 아득하고 소리도 안들리고
그래 남는건. 남는건. 냄새. 니 살 냄새다.
니가 바득바닥 베이비 파우더 향이라 우기는 그 냄새.
가끔 에센스와 린스는 까먹는다고 이실직고 하는 샴푸 냄새완 다른. 너만의 냄새.
사실 뭐 해피바X나 내가 모르는 로션 냄새겠지만. 어쨋든 내가 맡던 그 냄새.
냄새에 DNA가 있다고 믿게 되는 그 냄새.
코끝이 아니라 혀에서 폐에서, 그리고 몸 구석구석에 담아놓은 그런 냄새 있잖아.
그래 맞아. 니 남친은 병신 + 변태라니까.
쨋든 그건 너니까 너니까 좋은거야
자 이제 말하자.
"@$$@$@$!@!!"
"뭐라고?"
힘을 좀 빼준다. 궁금하긴 한갑지.
"너는 그게 좋아."
"... 뭐가 좋은데"
"살이. 아니 살냄"
"살? 살이 뭐, 돼지같아서 좋아?"
역시 인트로가 안 좋았다 "향기"라는 좋은 표현은 어디다 팔아먹었는데.
해명할 기회를 안준다.
그래 그냥 살이 좋은걸로 하자. 육질이 우수한 걸로 칩시다.
어차피 저녁엔 고기 먹을꺼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