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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995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kdkΩ
추천 : 4
조회수 : 65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8/29 13:34:24
나이는 30이 다 되어가는데
연애 한 번 못해본 못난 놈입니다.
그 흔한 소개팅, 미팅조차 해본적이 없고,
그냥 몇몇 아는 누나들, 후배들과 시덥잖은 잡담이나 했었던 기억만 있네요.
남중 - 남고 - 공대 - 군대 - 대학원...
뭐 제 외모적인 조건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제가 즐겼던 생활 틈에 연애라는 게 낄 틈이 없었기도 했습니다.
술, 게임, 운동, 그리고 공부의 연속이었거든요.
사실 저도 좋아했던 짝사랑이 있었습니다.
처음이자, 아직까지는 마지막인 짝사랑입니다.
대학교 2학년이 되고, 신입생으로 만나게 된 그녀를 보고 처음으로 짝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아이를 따라 동아리도 가입해 보고, 식사도 같이 하고,
더 친해지기 위해 무던히도 많이 머리를 굴렸지만
그 아이가 부담갖지 않기 위해 또 적당히 거리를 두기도 했습니다.
고백할 기회를 엿봤지만 군대를 가야했고
군대를 다녀와보니 자연히 그녀와 사이가 너무 많이 멀어져 있더군요.
원래 연애라는 것에 관심도 없었지만,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다른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녀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군 생활도... 그녀를 생각하면서 버텨왔었으니깐 말입니다.
짝사랑이면서... 미련하게...
최근에 페북인가 뭔가를 처음 하게 됐습니다.
그 아이가 결혼을 한다네요.
원래 연애를 안 하는 아이였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있는 아이여서...
결혼을 하게 된 건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결혼하기 전에 꼭 한번은 보고 싶었습니다.
그녀와 무언가를 하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다시 예전과 같이 친한 관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냥... 얼굴만 한 번 보고 목소리만 듣고 싶었습니다.
꼭... 그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연락이 닿았고
내일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네요.
꾸밈없이 가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에 봤던 그 모습 그대로...
흔하디 흔한 아는 오빠처럼...
내일도 곱창집이나 갈매기살집에서 고기 시켜 먹으면서
결국 시덥잖은 이야기만 하고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올 겁니다.
그리고... 내일이 지나고... 그 아이가 결혼하게 되면...
서로의 삶이 바빠서... 연락조차 못 하고 서로 잊혀져 가는 그런 사이가 될 겁니다.
그런데...
내일이 왜 이렇게 기다려지는건지...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건지...
무슨 옷을 입고 나가야 할지...
무슨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먼저 꺼내야 할지...
자꾸 거울로 제 얼굴을 보게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모레엔...
소주나 한잔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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