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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글을 시작 하기 전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 이기도 하며, 친구들 사이에서 빨갱이 소리 좀 듣고 다니는 사람으로써 현 상태의 문제점을 짚어 보겠습니다.
현재 문재인 케어의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데,
치료를 받는데 필요한 비급여를 급여화 하겠다는 부분입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면...
의사들이 생각하는 미래에 대해서 믿지 않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현재 의사들이 하고 있는 진료 과목은 크게 이렇게 나눠 볼 수 있습니다.
1. 비급여만로 먹고 사는 과 (피부과, 성형외과) -> 여기는 문재인 케어와 거의 상관이 없는 과 입니다.
2. 의료급여(보험)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든데 비급여로 메꾸는 과 (통증, 정형외과, 신경외과)
3. 비급여 항목이 없어서 의료급여(보험)으로 박리다매하는 과 (내과, 정신과)
4. 급여 박리다매로도 파산하는 과(외과(외상외과 포함),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문제는 1→4로 갈 수록 돈이 안되고, 사람 목숨과 연관되어 있으며,
한번 사고가 터지면 한방에 지금까지 번 돈이 날아가고 병원을 문 닫는 과가 됩니다.
자 그러면 만성적인 저수가로 인해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까요?
올해 전공의 지원율입니다. 보시다 시피 흉부외과와 비뇨기과는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산부인과가 선방한 편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들어온 전공의들 중에 과연 지방 소도시에서 산과(임신과 출산을 전문적으로 보는 과목)를 위주로 개원을 하거나 일 할 사람이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들의 경우 주로 대도시 산부인과에서 위험도가 낮은 출산과 부인과 진료를 보고 있어서요.
사실 내과도 선방한 편이기는 한데 여기에는 개꿀잼 몰카가 있습니다.
내과 수련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내과 지원율이 줄어들자 내과의 교수님들이 짜낸 궁여지책이죠. 4년을 해도 모자라는 수련을 3년으로 줄이고 당장 병원에 쓸 인물을 구하겠다는 아주 파렴치한 방법이죠. 전공의 졸업 논문도 없앴다고 하더라구요.
자 이런 지원자 현황을 봤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여러 분들이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밤에 폐가 찢어져서 구멍이 났는데도 처치할 의사가 없다는 거고.
요로결석이 요로를 내려오다가 걸려서 돌이 껴서 신우신염, 급성 신부전이 일어나도 처치할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길가다가 머리가 찢어져도, 맹장염에 걸려서 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할 때 수술할 의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겁니다.
요즘 대도시에서 어디 다쳐도 못 꿰메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는 일 많이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치료할 의사가 없어서 환자 돌리다가 죽어나가는 일도 심심찮게 들려올 겁니다.
실제로 출산을 할 수 없거나 소아과가 없는 군 단위 들은 점점 늘어나는 숫자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그러면 미래에는 어떻게 될까요? 점점 돈이 안되는 과에 의사는 지원을 하지 않게 될겁니다.
자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돈도 많이 버는 의사들이 돈에 미쳐서 환자를 내팽겨 친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의사들이 정신 교육이 안되서 비도덕적이라그럴까요?
의사들이 어차피 경쟁을 안하니까 힘든과 안하려고 한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아니면 의대에 간절히 가고 싶었는데 못 간 친구들이 사실 저런 과를 한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의사를 무한히 늘린다면, 이런 문제가 해결 될까요?
20년 전에 의대를 지원하던 사람들 보다 지금 지원하는 사람들이 약아 빠져서 그런걸까요?
의사들은 수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의사들은 그래서 지원을 안하는 것이구요. 아마 지금 상태라면 모든 과가 레드오션이 되어서야 지원율이 맞춰 지겠네요. 물론 그렇게 되면 아무도 전공의를 하지 않을테지만...
참고로 수가 문제에 따라 세부분과의 지원율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하는 일은 이비인후과나 안과 등에서 다년 간 관찰되는 현상이었습니다.
참고로 얼굴 부위에 4cm 길이의 절개가 두 군데 있다면 그것을 꿰메는데 재료비를 포함해서 의사가 받는 수가가 대략 25000원 정도 됩니다. 이중 12500원은 환자에게 받고, 12500원은 나중에 공단에서 들어오죠. (이 것도 언제 들어올지 모릅니다.) 숙련된 의사라도 30분은 족히 걸리는데 말입니다. 제가 꿰맨다면 1시간도 넘게 걸릴 거 같네요. 만약에 같은 시간에 쌍커풀 수술을 한다면 30~40만원을 받게 되죠. 동물병원을 간다면요? 여러 분은 이 가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필연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게 되죠.
수가가 적다고? 말이 돼?
의사들 돈 많이 번다. 경쟁도 안한다. 시장 경쟁 시켜라 많이 뽑고 많이 나와서 싸우게 되면, 우리는 이득본다.
저기 내과 같은데서 3분 진료하고 펜대 굴리면서 감기환자나 보는 친구들 수가 뺏어서 저런 힘든과 챙겨주면 되겠다.
쟤네들 어차피 돈 잘 벌잖아 우리가 허리끈 쥐어짜도 돈 잘 벌어서 가는구만
처음 입학 할 때 부터 세부분과 하기로 계약하고 의대 입학을 시켜라.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죠...
뭐 마지막 이야기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실현불가능한 이야기이고...
이렇게만 생각하고 현재의 의사들의 외침을 외면하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기업형 병원들은 소수의 의사들로 최대한의 이익을 보려고 하고있고,
거기에 끼어들지 못한 개인사업자 의사들은 위에 말씀드린 데로
1. 미용, 2. 미용이 아닌 비급여+급여, 3. 급여 박리다매 셋 중 하나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케어가 되는 순간 이 미용이 아닌 비급여 구간이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미용/ 박리다매의 선택이 남는 것이죠.
이미 천대 받던 돈이 안되는 과목은 당연히 하지 않을것입니다. 아무도 고용을 안해주고, 개원하면 환자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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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오는 말은 그러면 왜 의료급여 협상을 하지 않았냐는 건데 의사들은 꾸준히 주장해 왔고, 지금도 협상 테이블에 의사들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이겁니다.)
잠깐 보건 복지부 공무원의 인터뷰를 빌리자면
특히 "기존 수가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거기에 대해서는 이번 재정 추계에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기존 수가는) '내년도 수가 협상이나 상대가치 점수 개편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 기존 수가는 그대로 두고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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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가자면,
어느 환자든 마음대로 의원~대학병원 문을 드나들 수 있는 현재에서
박리다매는 의료의 공급이나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고, 이는 겉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질 겁니다.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던 비급여 항목이 사라지면서요.
급여 항목만으로는 원가 보존이 되지 않아 수술이나 시술을 할 수 있는 중소종합병원들은 문을 닫거나 검진 센터로 돌아설 겁니다. (검진은 참고로 현재는 의료급여에 속하지 않습니다.)
동네 의원에서는 아주 경환만 보고, 급여에 맞는 검사만 한 뒤
상태가 나쁜 환자들은 꾸역꾸역 광역도시급의 응급실이나 대형병원으로 보내게 됩니다.
문제는 대형병원에서도 돈 안되는 천덕 꾸러기 과목은 의사를 상급 종합 병원 점수를 딸 정도의 최소한만 고용합니다. 그리고 환자도 가려서 받게 되죠. 왜냐면 죽을수록 병원에 손해가 되니깐요. 냉혹하지만 자본주의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되면 환자를 가려받거나 받지 못하게 되고, 환자는 병원을 떠돌다가 죽거나.
아니면 심각한 전염병을 가지고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병원체를 옮겨 다니기도 합니다. 이것이 이번의 MERS 사태죠. 절대 대학병원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문재인 캐어는 미용/ 미용이 아닌 비급여+급여/ 급여 박리다매 중 의료이용의 문지기 역할을 하던 미용이 아닌 비급여를 한번에 없앰으로 인해서 앞에 말씀드린 과정을 통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가로 인한 부작용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겁니다.
우리는 시장경제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고, 사람은 어떤 선택이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이나 부동산 투기를 정의롭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열풍은 두려울 정도입니다. 여러분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선택하라고 하면 어떤 곳에 취직하시겠습니까?
낭만이 있던 시대는 이미 지나 빈부격차가 시작되고, 사회 전반은 이미 냉정합니다. 의사도 인간이고, 스스로의 이득을 위해 살 수 밖에 없습니다. 19살의 환자를 구하겠다는 꿈에 넘치던 소년은 6년의 의대생활, 5년의 수련기간, 3년의 군대 생활 끝에 세상 물에 찌들고 찌들게 됩니다. 그 동안의 기회비용은 오롯이 자신의 것이죠.
하지만 의사들 중에서는 여전히 환자를 위해서 살고, 환자를 걱정하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작금의 수가는 이국종 교수님 외상센터의 만성 적자나 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일산병원의 적자에서 확인 되었듯이 이러한 의사들이 환자를 위해 살아갈 수 없도록 하고 이런 의사들이 의사로써 소임을 다할 수 있게 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막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리의 손에는 원래는 발생해서는 안 될 건강보험의 흑자가 21조원이나 있습니다.
이 흑자를 갖고, 수가를 정상화하고, 의사들이 정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게하고, 조금 씩 급여의 범위를 늘려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기존의 수가체계를 그대로 둔 채 엑셀만 밟아서 비급여항목만 급여화 한다고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더해서 지자체를 기초로 한 국가 예산으로 운영 되는 종합병원을 짓고, 심평원을 전문가 집단으로 키워서 건강보험의 내실을 다지는 중부담 중복지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노령화로 인해서 얼마나 팽창할지 모르는 비급여의 망령을 따라서 비급여의 몇 %를 잡겠다고 섯불리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장율을 높이는 방향은 같지만 방법이 다르다는 거죠.
사상누각인 집안에 겉을 번지르르하게 바른다고 썩던 속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말을 마치며,
이번 의사협회 데모에 요상한 사람이 끼어든 것은 저도 참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대형 병원이나 기업형 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의사들은 자신의 이득이나 정치적 목적으로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고 있고, 이런 모습들이 오히려 적절한 반대의견을 묵살할 정도로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의료 일선에서는 항상 덜 나쁜 결정을 하도록 훈련받고는 합니다. 의사들은 지금까지 그 최상급의 서비스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선진국에서도 부러워하고, 빠른 의료를 제공해왔습니다. 당연히 잘못한 일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빠르고 보장율이 좋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건강도 챙기고, 건보 제정의 악화도 막으면서 의사들도 밥그릇도 챙기는 상생의 길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글을 마쳐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