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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영어실력에서 이민, 취직까지.
게시물ID : emigration_2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칠리비프
추천 : 26
조회수 : 181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5/08/11 10:53:25
안녕하세요.
바닥이였던 영어수준에서 현재 이민해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혹시나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씁니다.

영어권 이민을 생각하신다면, 당연히 영어는 필수 요소 라는 것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영어를 어느정도 해야 취업도 가능하며, 
자녀들과도 트러블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민을 하기 위해서 영어점수는 필수 이지요.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가 이민을 가기로 맘 먹고 영어 공부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저는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IELTS라는 시험은 저에게 아주 생소했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시작하자라는 마음으로 주말 IELTS 학원을 다니기로 맘 먹었습니다.
하루에4시간 주말에 1번 하는 IELTS 준비반을 등록 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였지요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딘가..."

하나도 못알아 듣겠더군요. 수업 내용도 이해도 잘 안가고....
왜냐면 당시 저는 I am a boy, I go to a hospital 정도 밖에 모르는 수준이였거든요.

일단 학원을 한달 끈었으니 한달은 꾸역꾸역 다녔습니다. 그 결과 프린트물만 잔뜩 늘고
꿔다놓은 보리자루 신세였어요. 

그리고 학원을 다니지 않았습니다. 제 자신이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학원에 다른 학생들은 모두 잘 따라서 공부하는데
어디서부터 물어봐야할지도 모르겠고, 도통 감이 안잡히고 돈만 아까웠습니다.

중/고등학교때 영어시간에 매번 잠을 잤던 게 진심으로 후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내 자신이 부끄러워 한 없이 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충격을 받은 후로 한동안 영어는 쳐다도 안보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년 뒤에, 야근으로 인한 직장생활이 너무 고달프고, 더 늦기 전에 뭔가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다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제 실력에 직장을 다녀가며 공부를 한다는 건 불가능인 것 같아서
과감히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부끄러운 내 영어실력. 
용기를 내자 라는 마음으로 아이엘츠 학원 문을 두드렸습니다.
당시에도 학원비는 상당히 비쌌습니다. 한달에 60만원가량 했던 것 같아요
왕초보반 3개월 과정..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실력을 올릴 수 있다고..

긴장되는.. 아니 혹시나 창피해질까봐 두려운.. 첫 수업...
다행인 것은..다른 학생들도.. 다들 저와 비슷한 수준이였습니다.

대부분은 나이가 많으신 상태에서 이민을 하기위해 아이엘츠 점수가 필요하신 분들이거나
오히려 아주 어린.. 갓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였습니다.
(학생들의 경우.. 해외로 대학교를 가려고 하더군요...국내에서 정말 공부를 안한.. 예전의 저같은 친구들이더군요 ㅎ)

저렇게 늦은 나이에도 도전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영어의 두려움으로 도전을 망설였던 제가..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아침에 9시에 가서 오전 수업 마치고 점심먹고 남는 강의실에서 스터디를 했습니다.
공부한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에 최소 6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을 하니, 아이엘츠 5.5점수가 나오더군요.
(영어의 기본이 어느정도 있으신 분들, 5.5는 쉽게 얻는 점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게는 3개월간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 후에 학원이 문을 닫아서 더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지 못했지만
매일 같이 서울대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하였습니다.
최소의 기본 실력을 얻고 나니, 혼자 공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알츠스쿨이라는 까페의 스터디 자료와,
Economist 잡지와 오디오 리스닝,
알츠스쿨에서 알게된 라이팅 첨삭 등으로...
3개월을 더 공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성적은 겨우 0.5 점 오르더군요.
그때 아이엘츠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더군요.

언어라는 것은.. 어느정도 올라가면 다음으로 오르는 계단의 텀이 길다고요...
그래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0.5 점을 올린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은 몰랐습니다.
즉.. 제게는 좀더 노력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지요.

당시 저는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 기간이 늘어날 수록 생계의 위협을 느겼습니다.
그래서 스파르타 코스를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저녁 9시에 끝나는 코스.
엄청난 양의 숙제...
2달 스파르타 코스를 치르고 여러번의 시험을 치른 후 원하는 점수를 얻었습니다.

자취했던 관계로.. 생활비 + 학원비에 정말 많은 돈을 썼습니다.
하지만,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비록 생계가 힘들어서 마음 고생도 있었지만..

영어로 글을 쓰고 읽고 말하는데 자유로워지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재 취업을 시작하였는데 영어가 큰 장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구글링에서 자유를 얻고나니 기술습득도 남들보다 빨라지고 문제해결도 쉽게 되더군요.

영어 실력이 올라가니 연봉도 올라가고 기회도 많이 찾아오더군요.

하지만 저는 해외에서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에 저런 기회들을 뿌리치고
영주권이 나온 후 얼마안돼서 이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개발자로 일하며, 자유로운 회사 생활 문화 + 좋은 연봉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민이 가능하신 분들은 기술자 입니다.
우리나라의 강도높은 업무환경은 높은 기술을 습득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지요.혼자서 이것저것 많이 해야 하니까요..
이것은 즉, 경쟁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영어가 네이티브가 아니여도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영어잘한다 소리 들어도, 이곳에 와서 영어때문에 기죽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뷰 볼때 "니 영어가 딸려서 안되겠어." 이런말 들으면 엄청 의기소침 해지지요.
당연합니다.
이곳에서의 내 영어 수준은 상 하중에 고르라면 "하" 일수밖에 없습니다. 네이티브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2개국어를 한다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즉 이렇게 실력을 올리기까지 개인의 큰 노력이 있었다는 것은 "성실한 사람, 노력하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 임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지의 네이티브들 중에서도 2개국어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이민2세대들의 경우 바이링귀얼을 하지만...그것역시도 노력에 의해 얻어진 것입니다.)

순간 좌절하고 의기소침해지더라도, 
"나는 이만큼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다.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다" 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그것을 어필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아이엘츠 점수를 따서 올 정도면,
회사 동료들과 수다 떨고 농담하는 건 못알아들을지언정, 일하는데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저는 발음도 엄청 구리고.. 아이엘츠만 공부하다보니 생활영어가 참 뒤떨어졌었습니다.
(예를 들면 "조용히 좀 이야기해" => "당신의 목소리 볼륨을 낮춰주세요" 라는 식으로밖에 말을 못했습니다 ㅎㅎㅎ)
또한 동료들이 수다떨때 멍하니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정도는 알아듣고 웃기도 하고 동료들이 너 영어가 참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저도 요즘 체감하고요... 

예전의 저처럼,
실력이 정말 .. 바닥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모두 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고 노력하면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릴때 남들이 공부할 때 나는 놀았던 시간 만큼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 합니다.
한가지를 얻기 위해 다른 한가지를 포기해야할 수도 있겠지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도전하세요.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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