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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브금]박쥐 - 16
게시물ID : panic_19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4
조회수 : 101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9/25 12:41:30
67. 동석은 안타깝다. 아이가 라미아의 유혹에 넘어가 버렸다. 68.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의 말대로 살아난 것이다. 죽음 저 넘어 까지 갔다 온 아이는 병원에서 퇴원 하자마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절대 한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여자는 단순히 쾌락의 도구로 생각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상처받는 걸 두려워한 나머지 단단한 방패를 만든 것이기도 했다. 택배회사는 그만두었다. 그리고 택배회사를 다니며 번 돈으로 작은 술집을 차렸다. 그다지 크지 않은 술집이었지만 죽음의 고비를 넘긴 각오로 사는 아이의 장사수완에 술집의 매상은 금방 성공가도를 달렸다. 돈이 많아지고 여유로운 삶으로 변해가자 아이는 복잡한 여자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마치 어릴 때 어머니와 그가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에게 복수라도 하는 듯. 닥치는 대로 많은 여자와 잠자리를 함께했다. 그리고 점점 술과 담배, 그리고 약에도 손을 뻗었다. 하지만 돈이 돈을 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이는 점점 불어나는 돈으로 성공한 사람의 반열에 들어섰다. 69. '이...... 이럴수가!' 동석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방금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영상의 주인공은...... '최일환!' 젊었을 때의 그였다. 70. 일환은 계속해서 굴러들어오는 많은 돈으로 이미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했다. 물론 그의 주변에는 부인뿐 아니라 수많은 여자들이 우글거렸다. 매일을 향락적인 시간으로 꽉 채워 보냈다. 그러던 중 그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어차피 이런 생활은 죽으면 그만 아닌가?' 일환은 자신이 죽음의 문턱을 넘었을 때를 생각해내었다. 죽고 나면 아무런 고통도 없다. 하지만 아무런 쾌락도 없다. 죽음이 두렵다. 아니 예전 강물에서 살아났을 때부터 일환은 죽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했다. '죽고 싶지 않다. 언제까지나 이런 쾌락을......' 일환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쾌락에 대한 동경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때부터였다. 죽고 나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공포가 그가 살아있을 때 쾌락을 즐기는 것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그도 평범한 인간이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쇄약해지는 신체를 경험해야했다. 몸에 좋다는 보약이라는 보약은 다 먹어보고, 병원을 집 드나들 듯이 했지만 그의 노화현상은 무슨 수를 써도 막을 수가 없었다. 얼마 후 일환은 영생에 관한 책이란 책은 모두 사서 읽기 시작했다. 죽고 싶지 않다는 그의 열망이 최고조로 달했다. 그리고 그는 <라미아>를 발견해내었다. 71. 일환의 과거가 송두리째 동석에게로 이동되어졌다. 동석은 일환의 과거가 이루어낸 현재 모습이 측은했다. 오로지 쾌락에 몰두하여 영생을 추구하는 모습. 이것은 일환 자신의 문제가 아닌 환경의 문제였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살아 나아간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게 되는 현대사회의 커다란 본보기였다. '최일환...... 당신은 정말 불쌍한 사람이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온다. 동석은 갑자기 자신이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리고 눈을 살며시 떴다. 피가 사라졌다. 피가 사라지니 영상의 재생이 끝났다. 라미아가 흡수한 수많은 피 속의 기억이 동석의 머릿속에 영상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지하실은 여전히 사람들이 이리저리 쓰러져있었고, 일환은 힘을 다한 듯 벽에 등을 기대고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의 몸에 일어난 이상한 변화는 가시지가 않았다. 『내가 왜 불쌍하지?』 여자와 일환이 합쳐진 듯한 목소리가 동석에게 들려왔다. "당신은 다른 사람이 평생 느끼는 작은 행복을 단 한번도 제대로 경험 해보질 못했어. 마치 속빈 강정 같은 인생이겠지. 어렸을 적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으로 여자를 쾌락의 도구로 사용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다니...... 당신 인생은 실패했어. 그래서 불쌍한거야.' 일환은 말이 없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인생을 반성하는 것일까? 동석은 그가 반성하고 이대로 경찰에 자수했으면 했다. 일환은 금새 고개를 들었다. 반성하는 시간치고는 짧다. 그리고 미소짓는 표정. 무언가를 기대했던 동석의 희망이 무너졌다. 『그래. 난 불쌍해. 크크크...... 하지만 신문사 말단 기자 노릇이나 하는 너보다는 나아.』 생각의 정리를 끝마친 듯 일환은 동석에게로 저벅저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굉장한 위압감이 느껴진다. 동석은 일환의 눈빛에서 살기를 느낀다. 『내 과거를 뭐라고 얘기하든 상관하지 않아. 어차피 지난일 따위야 다 잊어버린지 옛날이야.』 동석은 일환의 얘기를 듣는 척 하면서 눈을 살짝 돌려 주변을 살폈다.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 일환이 아까 떨어뜨린 단검이 뒹굴고 있었다. 동석은 평생을 다 합쳐 가장 빠르게 몸을 움직여 단검 쪽으로 몸을 굴렸다. 그리고 단검을 손에 들었다. 일환과의 대치상태. "더이상 다가오면 찌른다." 『크크크...... 찔러 보시지. 어차피 그럴 용기도 없는 기자주제에......』 동석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일환의 말이 맞다. 자신에게 사람을 찌를 용기 따위는 없다. 일환이 이대로 다가와 자신의 목을 비틀어 버리면 그대로 끝장이다. 누군가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이형사님.' 동석은 갑자기 떠오른 동훈의 얼굴에 동훈이 쓰러져 있던 방향을 쳐다봤다. 그곳에 없다. 동훈은 이미 깨어나 있었다! 동훈은 동석에게 조금씩 다가서는 일환의 뒤쪽에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환은 아무 낌새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권총. 동훈에게는 비장의 무기. 권총이 있지 않았던가. 때마침 동훈은 권총을 왼손에 들고 있었다. 기회만 다가오면 일환에게 쏠 기세다. 『죽어라!』 동석이 사정 거리안에 들어온 것을 확인한 일환은 송곳니를 세우고 동석에게 달려들었다. "이형사님 지금이에요!" 동석은 급한 마음에 소리쳤다. 하지만 동훈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철컥. 총알이 없다! 동훈은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긴다. 철컥. 총알이 다 떨어졌다. '이럴수가!' 동훈은 권총을 신경질적으로 내팽겨 쳤다. 그리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환의 뒤로 달려들었다. 아무리 괴물 같은 능력을 가졌어도 일환의 몸은 어차피 인간의 몸. 동훈이 등 뒤로 달려들자 앞쪽으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이봐 애송이! 칼 이리내!" 동훈은 동석이 어설프게 들고 있는 단검을 빼앗았다. 그리고 일환의 등을 깔고 앉은 채로 양손으로 단검을 꾸욱 눌러 잡았다. 타켓은 일환의 뒷통수!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이구리 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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