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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의 머리속에 사람뇌? 줄기세포 실험어디까지 | |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무너진다 | | 미디어다음 / 윤준호 프리랜서 기자 | | | | 적절한 법 규정이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는 심각한 윤리적, 도덕적, 종교적 문제를 던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 A&M 대학에서 공개한 세계최초 복제 고양이 'CC'. [사진=연합뉴스] | 실험실 #1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의 메이요 의대 연구실. 방 한가운데 실험 동물 우리에는 돼지 한 마리가 있다. 돼지의 혈관 속에는 인간과 돼지의 피가 섞여 흐르고 있다. 일부 인간 혈액 세포와 돼지 혈액 세포들은 서로 융합되어 전혀 새로운 종류의 세포를 탄생시키고 있다. 실험실 #2 미국 네바다주 리노의 네바다 주립대학 생물공학 연구소. 실험실에는 여러마리의 양들이 있다. 양들의 체내에는 사람의 간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이 간을 몸에 지녔던 양들은 현재 80%는 인간, 20%는 양의 간을 가지고 있다. 점차 양의 부분을 없애고 100% 사람의 간으로 바꾸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실험실 #3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 대학 암?줄기세포생물의학연구소. 연구원들이 쥐들을 기르고 있다. 쥐들 두뇌의 1%는 사람의 두뇌다. 인간의 면역시스템 연구를 위해 쥐들을 창조한 연구팀은 쥐 머릿속의 인간 두뇌 구성을 100%까지 올려볼 생각이다. 이 실험에서 뇌의 발달이 실제 인간 뇌의 발달과 같은 양상을 띨 경우, 즉 그 쥐가 인간과 같은 고등사고를 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초기에 쥐를 죽일 생각이다. 소설이나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위의 동물들은 현재 미국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실험동물들이다. 이 동물들은 인간의 ‘줄기세포(stem cells)’를 이용, 과학자들이 탄생시킨 이른바 ‘키메라’ 동물이다. 현대 과학의 혁명 중 하나로 꼽히는 줄기세포 연구는 인간을 포함한 생명의 신비를 근본부터 파헤치고 질병을 예방, 치료하는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법 규정이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는 심각한 윤리적, 도덕적, 종교적 문제를 던지고 있다.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자의 머리, 양의 몸, 뱀의 꼬리를 가진 상상의 동물. 과학자들은 탄생 5일째 되는 인간의 태아에서 빼낸 줄기세포를 동물의 태아에 주입하여 동물의 자궁에서 자라게 함으로써 키메라 동물들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국립과학아카데미 주도로 줄기세포 연구과 관련, 내년 2월 연방정부에 건의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태아가 동물의 자궁에서 자라는 것이 과연 비윤리적인가’ ‘인간의 신경세포로 구성된 두뇌를 가진 쥐가 등장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에서부터 의견이 무수히 갈리며 토론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한마디로 ‘인간과 동물의 경계는 어디인가?’이다. 논쟁은 더 나아가 ‘왜 많은 사람들이 종(種)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가’로 발전하고 있다. 종의 경계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이 이른바 ‘생물이란 어떠해야 한다는 식의 자연법(natural law)의 중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단지 인종간 결혼에 대한 거부감 같은 문화적인 편견의 소산인가’를 둘러싼 논쟁도 치열하다. ‘같은 종을 번성시키라’는 성경의 구절을 인용한 강력한 반대의견은 인간과 동물간의 뚜렷한 구분을 ‘신의 창조 질서’에서 찾는다. 그러나 새로운 종을 탄생시키는 것은 과학 발전, 더 나아가 인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므로 당연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새로운 종을 탄생시키는 것은 문제가 아니고 그 종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 즉 그 종을 어느 정도까지 인간으로 인정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논의가 이렇게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과학자들의 줄기세포 연구는 오늘도 쉼없이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두뇌를 가진 쥐를 연구중인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은 실제로 대학 윤리위원회에 쥐의 두뇌 중 인간 두뇌 비율을 높이는 문제에 대한 자문을 구한 상태다. 머지 않아 인간과 같은 사고력을 가진 쥐가 쥐구멍에 머물지 않고 거리로 나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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