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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주의) 아이누족의 정체성
게시물ID : history_200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량011
추천 : 12
조회수 : 2402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3/18 17:24:21
한번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지난 주말에 훗카이도를 놀러갔는데 실상은 탱자탱자 놀아보자는 의도였지만 표면적으로는 북해도의 선주민인 아이누족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얻어 볼까 해서 간 여행이었습니다.
고작 2일 정도 다녀오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그 동안에 삿포로와 하코다테의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누족에 관련된 설명이나 유물들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그 중에서 그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았던 것이
삿포로의 교외에 위치한 아이누족문화교류센터였습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작은 박물관이었는데 원래는 박물관 건물 밖으로는 아이누족의 전통 거주시설을 설치해서 경험하게 해두었더군요. 하지만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잘 볼 수가 없었고 그냥 건물 안이나 어찌 생겼나 궁금해서 한번 안으로 들어가봤는데 거기에 아이누족이신 한 여성분께서 계시더군요.
일본어로 이런저런 소개를 해주시는데 반절은 잘 이해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허접한 한자 실력과 몸짓 발짓 그리고 각종 기호를 이용해서 필담을 나누었습니다.

1. 언어 문제
한량 : 아이누족의 언어가 잘 남아 있느냐? 보존을 위해서 무엇을 하느냐?
아이누 : 거의 안남아 있다. 나는 어머니가 아이누 족인데 우리 어머니는 쓰셨지만 나는 모른다. 보존을 위해서 국가에서 뭔갈(?) 하고 있긴하다.

2. 아이누족의 역사
한량 : 아이누족의 역사 기록이 남아 있는가?
아이누 : 없다. 아이누족의 기록은 와진(和人)들이 기록한 것이 전부다.

3. 아이누족의 문화
한량 : 와진과 비교해서 아이누족의 문화적 특성은 무엇인가?
아이누 : 우리들은 부지런하다. #@$!%@!#!# 나도 잘은 모른다. 어머니는 다 알고 계셨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제가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4. 아이누족의 자기 인식
한량 : 아이누족은 스스로를 아이누족이라고 인식하는가?
아이누 :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셔서 다른 대답을 하십니다만 그중에서 좀 뽑아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아이누족인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 그런데 대부분 나처럼 한쪽만(모계 부계) 아이누족이다.

5. 아이누족의 정체성
한량 : 이건 굉장히 실례인 질문인지도 모른다. 당신들 아이누족은 근대일본을 자신의 나라라고 생각하는가? 민족이 다른데?
아이누 : 나는 일본사람이다. 일본에서 태어났다.
한량 : 아니 그게 아니라. 원래 아이누족은 메이지 이전에는 아예 일본이 아니었지 않는가? 그렇다면 아이누족은 와진과 다른 역사의식이 있지 않은가?
아이누 : 잘.. 모르겠다. 난 어려운건 잘 모른다. 그런데 원래 아이누족은 일본 사람이다.

집 한가운데에 화덕이 있고 그 연기가 잘 빠져나가지 못해서 뿌연 그 공간이다 보니 오랜시간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정보를 얻은게 아닌가 합니다.

정리를 해보면..
1. 현재 아이누족을 특징지을만한 '언어'는 사멸 상태다.
2. 아이누족의 문화 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확인 가능한것은 '옷'과 '문양' 정도이고 현재까지 남아서 계승되는건 없는거 같다.
3. 아이누족은 스스로가 특수한 민족군에 속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듯 하다.(물론 이게 그냥 생색내기 식 대답이었는지는 모르지만)
4. 아이누족의 정체성은 거진 없는 거 같다. 실제로 박물관에서는 아이누족에 대해서 문화 교류니 하면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것 같지만 정작 아이누족 자신들은 본인들의 역사의식이나 주체적인 정체성은 가지고 있는거 같지 않다.(한마디로 민족 자체가 거진 사멸 단계?)

정리를 하긴 했지만 사실 대화 자체가 완벽하게 떨어지는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이루어진것도 아닌데다 대화 대상이 단 한분(그것도 항상 '잘모르겠네요'를 먼저 말 버릇 처럼 말 하시는..)이다 보니 정보의 객관성이 한참 떨어지긴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그리고 그냥 참고삼아서 알고 있을 만한 정보로는 나름 알차게 대화를 나누었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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