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걸었으면 이름을 물어보고 한국인이니까 나이도 물어보고 나이를 물어봤으면 이왕이면 생일도 물어보고
생일을 들었으면 지났으면 꺄르르 안 지났으면 앞으로 친하게 지내지 말자고 엄숙하게 권하고
권유나 미소가 끝났으면 생일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좋아하는 게 뭐가 있냐고 물어보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됐으면 어떤 경위로 좋아하게 됐는지 물어보고
좋아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알게 됐으면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 
음식 얘기나 음악 얘기나 학문 얘기 같은 것으로 넘어가고 거기서 취향이 맞으면 계속 얘기하고
안 맞으면 맞는 다른 것을 찾아서 얘기하고 얘기하고 얘기하고


밤을 새워 얘기하고 또 만나고 또 만나서 또 얘기하고 수없이 많은 기억의 창고 속에서 서류뭉치를 꺼내
계속 검토하고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수정하고 얘기하고 얘기하고 하다보면 또 밤이 새고
그렇게 계속 얘기하고 



해야지 이름만 물어보고 끝이라니 아예 말을 걸질 말란 말이야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