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운동을 정말 싫어해요 애들 어릴 때, 처음으로 동네공원 한바퀴 돌자는 말에 얼마나 징징거렸는지..
세상에 제일 이상한게 한겨울에 작대기 들고 스키 타는거, 땡볕에 잔디밭에서 작대기 휘두루는거 모래바닥에서 공 뺏고 다니는거 심장 터지게 산 오르는거...
맘 좋고 성격 느긋하고 나 중2때 해병대 있었다는 아저씨 아닌 아저씨 남편이
동네 공원 한바퀴 돌면 아들들보다 나를 더 많이 칭찬하니 좋아서 돌다가 돌다가 한번 나가면 공원에서 한강으로 혼자서도 18km을 걷고,
그렇게 싫어하는 산을 옷 사주고 작대기 사주고 약수터까지만 가자 팔각정까지만 가자 깔딱고개 밑에까지만 가자 하다가 요즘은 눈 온다 가자 비 온다 가자 또 쫄래쫄래 따라 다니다 주중 오전에 혼자 등산하면 이모티콘 100개 날리고 퇴근하면 잘 했다 잘 했다 해주니 또 우쭈쭈...
그렇게 싫어하는 스포츠를 심지어는 2002 월드컵도 꼴 먹히는거 싫어서 안봤는데, 어찌 어찌 하다보니 요즘은 새벽 2시든 4시든 강인이 민재 흥민이 경기 다 챙겨보고 맨시티 응원하랴. 아스날에서 날아다니는 억울한 제수스 응원하랴 첼시에서 기 못피는 스털링 응원하랴 맹장수술 끝내고 복귀 잘 한 뽀든 응원하랴
알람 안맞혀도 일어나는 기적을 시전중입니다
이 쯤 때면 결혼 30년에 제가 가스라이팅 당하고 사는거 맞죠 촐랑촐랑 걷는거 귀엽다고 댕굴댕굴 산 타는거 의젓하다고 칭찬하니 매일 매일 당하고 사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