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데 재주가 없어 많이 재미가 없을테니 음슴체.
식당 이야기니까 요게. 이 글을 시작한 발단은 베오베의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00722 글을 보고.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 동네에서 식당을 했음.
시골 깡촌인데 MT촌으로 유명해져서 학생들이나 커플들이나 가족들이 좀 많이 왔다갔다함
거의 대부분 여름장사해서 한해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음.
우리 할아버지네도 그럼. 거기다 길가에 있어서 주차하기도 어렵고 어렸던
내 생각에도 우리 식당은 왜 장사가 되는걸까 하고 의아했음
(당시 초등학생)
할머니한테 솔직하게 물어봤음
할머니 식당은 왜 이케 장사가 잘되여
할머니가 대답해주셨음
모든걸 다 잡아오니까 그래
지금 내 나이 25살인데 지금도
매운탕거리 삼촌이랑 할아버지랑 낚시해옴
다슬기해장국 삼촌이랑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쉬엄쉬엄 놀이삼아 다슬기 캐옴
가을이면 등산하셔서 도토리 깨알같이 줏어오셔서 말려서 갈아서 도토리묵 쑤고 그럼
이제는 회는 안하지만 예전엔 횟감 할 만큼 큰거 잡힌 날에는 회도 팔고 그랬음
할머니가 손맛이 진짜 킹왕짱이라 지나가는 손님들 드시면 나중에 또 오시고 그런 집이였음
겉은 진짜 겁나 폐가같은데 맛은 있는 집이라고 다들 그랬음
(막간 깨알 자랑)
막 어디 작가라고 자기네들 프로그램 출연할 생각 없냐고 연락도 자주오고 직접 와서 먹기도 하고 그랬음
연예인들도 많이 왔는데 울 할머니 할아버지 시크하셔서 싸인같은것도 안받음
진짜 맛있다고 출연 한번 하실 생각 없냐고 얼마 주시면 진짜 방송에 제대로 잘 내보내드리겠다고
할아버지가 귀찮다고 돈 안 받을테니까 다 나가라했음.
삼촌도 귀찮다했음. 그 사람들 먹을거 또 잡아와야하니까
낚시하러 나가기 귀찮다고.
손님 많아지고 그러면 잠깐은 좋겠지만
장 종류 다 담그는 할머니랑 낚시해오는 삼촌 힘들어져서 안된다고
그냥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만큼만 팔면 되니까 필요없다고
솔직히 고모는 그 얘기에 자기가 그 자리에 있었어야됐다고 땅을 쳤는데
나는 우와 ㅇ.ㅇ ;;; 울 할아버지 짱이다잉.... 이랬음.
지금도 연락 자주 옴. 생생XX통이라던가 케이블 방송들이라던가 되게 많이 옴
블로거지들도 카메라 들이대고 팡팡 찍고 뭐 광고를 해주네 마네 하다가 할아버지가 컷쳐서 돈 안내고 나가고 그런거 정말 많음
그래도 울 할머니 할아버지 허허 웃으심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모르시겠다고 하심
어... 끝을 어떻게 내야하지
할아버지가 대장암 이후 당뇨까지 오셔서 할머니가 천연조미료로 다 바꿈
예전부터 고추장 간장 된장 청국장까지 다 담궈서 쓰시긴 했는데 조미료도 천연으로 다 바꿈
근데 요새 할머니 음식이 점점 짜게 느껴짐.. 울 할머니도 이곳저곳 아프셔서 그런가봄...ㅠㅠㅠㅠ
예전같은 입맛이 아니라고 식당을 접어야하나 하시는데 삼촌이 이어받는다고는 했음
오래오래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하셔서 첫째손녀가 딸아들 낳고 잘 사는 모습 보셨으면 좋겠음...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