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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채를 만들면 항상 드는 생각
게시물ID : freeboard_20130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뚜기순후추
추천 : 7
조회수 : 702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23/08/26 12:41:09
어제 마트에서 우럭을 세마리에 만원에 파는데 하필 영감님 눈에 들었다..

그래 이제 매운탕도 덥썩 먹기에는 껄끄러워 질텐데 까짓거 해주지…


비늘을 벗기며 (마트에서 손질해주긴 해도 완벽하진 않다)
아니 이양반은 우럭매운탕이! 왜! 먹고! 싶!냐!
이마에 땀이 흘럿기 때문이다.

무를 한덩어리 잘라 바닦에 깔고 양파도 반쪽 잘라넣고
대파도 한웅큼 넣고…
쑥갓을 안파는 홈더하기를 흉보며 양념장을 만든다.
된장 한스픈 반,다진마늘 한스픈 반, 액젓 한쪼록 참치액 대게액 미림 한쪼록 고춧가루 세스픈

두부도 물에 한동안 담궜다 빼서 반모를 잘라 넣는다…

식탁에 부르스타를 놓고 끓이며 먹는데…

이게 참 맛있다. 역시 남으살은 맛있어
몽글한 두부도 맛있고, 푸근한 무도 제법 맛이 들었어.

그래도 아직은 덥구나… 부르스타… 이자식…


다음날 아침 반찬이 별로 없어서 무생채를 한다.

채칼로 무를 썰면 양념이 너무 절여지고 식감도 없어서..

없는 칼솜씨로 무를 채친다.

사실 무 칼질은 좀 재밌다. 단단한 아이가 사각사각 짤라질때 마다 경쾌함이 있어서 꽤나 요리를 잘하는 기분이 들게한다.

그렇게 채친 무를 굶은소금 한스픈, 식초 두스픈, 설탕 한스픈을 넣고 버무린다. 

그렇게 방치하고 원래 다른 반찬을 만들어야하는데 오늘은 머 만들게 없어서 그냥 30분 정도 핸드폰 게임도 하고 오유도 보고…
뻘글이라도 새글이 올라와라…


30분이 지나면 무에서 물기가 나온다 꾹 짜서 흘려보내고,
무 하나를 집어먹어 본다. 음음

고춧가루는 우리 영감 매운거 싫어하니 좀 덜 넣고, 마침 새우젓이 있으니 반스픈 넣고, 액젓도 한스픈 넣고… 대파가 있으니 기분나게 한웅큼
넣고, 다진마늘 한스픈 반을 넣는다.

맛을 보니 뭔가 좀..음 설탕을 반스픈 넣고 보니 간이 맞는다.

쵬기름을 한쪼록해서 다시 무치고 반찬통에 넣는다.

이제 내일이면 맛이 들어 좋아지겠지 기대한다.


그리고 설거지를 하고 내 코에 손을 대고 냄새를 맡는다.

그래 항상 무생채를 아니 나물도 무치고 나면 냄새를 맡는다.

그 손 냄새는 설거지를 하고 난 뒤에도 아련히 나는 참기름과 양념냄새

이 냄새는 어릴때 우리 할머니 손에 나던 그 냄새
어릴때 항상 할머니 손 냄새를 맡으면 얼마나 맛있는 냄새가 나던지…

그리고 할머니 손을 킁킁대듯 내 손냄새를 맡으면
나는 다시 여섯살이 된 기분이 나서 
아련했다가, 조금은 슬퍼졌다가, 왠지 내가 대견했다가 
여러가지 생각이 양념마냥 섞인다.

그때 그 냄새가 흐려지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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