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얼마전 언론 관련 토론을 잘 보았습니다. 우선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인으로써의 직업적 소명과 뚜렷한 목표 의식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그렇게 외쳐되고, 사회에 호소하였던 '진실 추구 노력'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진실'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번 우리 학창시절로 돌아가 봅시다. 논리적 사고를 배우면서 가장 먼저 우리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배웠습니다. 아시다시피 하나의 단편적인 사실을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가령, 계란 5개와 오리알 5개가 담겨진 바구니를 계란만 보고서 계란주머니라고 주장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위와 같이 중고등학생도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을 토대로 현재까지 나온 조사 결과와 당신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살펴봅시다. 현재까지 기관을 통해 나온 조사 결과를 보면 실질적 논문 조작 주도자는 미즈메디 병원 소속 관계들이며, 황우석 박사는 논문 조작의 전체적 책임자로서 책임이 있지만, 실제로 조작을 행한 행위자는 아닌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프로그램은 논문 조작을 주장하면서 황우석 박사의 잘못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는 논문조작의 주범을 황우석 박사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진실인가요? 제가 만약 농민 시위 폭력 경찰관에 관한 진실을 규명한다고 실제로 농민을 폭행한 주범이 경찰청장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이것이 진실을 규명한 것인가요? 결국, 당신의 프로그램은 진실도 뭐도 아닌 논문이 조작됐다는 사실만으로 황우석 박사를 조작의 주범으로 몰고간, 단편적 사실로 전체를 평가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말한 보다 진실된 접근을 위해서는, 당신의 프로그램은 미즈메디 병원 관계자등 논문 조작의 실체를 밝힌 후, 황우석 박사의 책임을 언급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서 당신이 그토록 소리 높여 진실을 말하는 것은 당신은 한가지 더 '모순'이라는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오리알도 담긴 주머니를 계란 주머니라고 주장하면 되겠습니까? 언론의 성급한 황우석 띄우기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왜 정작 자신의 성급한 '황우석 죽이기는' 깨닫지 못하는 것인가요? 이점에서 또 다시 당신은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진실이라는 말은 매우 무섭과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가 변하고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 진실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너무나 손쉽게 진실을 언급하면서 마치 당신이 이 사회의 유일한 진실 파수꾼인냥 말하고 있습니다. 황우석 박사가 과거 우리 사회에 잘못된 절대 권력을 가졌다고 비판하면서, 왜 당신은 진실을 추구한다는 미명아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려 하십니까? 이 대목을 보면서 저는 당신이 황우석 박사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촉구합니다. 당신이 말한 진실을 위해서는 자신의 프로그램에 있었던 오류를 인정하고, 언론인으로써 기본적으로 지녀야할 균형된 시각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