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부상자 구하려던 목사 차에 치여 숨져
2008년 6월 2일(월) 오후 2:56 [연합뉴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친구 어머니의 장례식장에 가던 목사가 고속도로 위에서 교통사고 부상자를 구하려다가 또 다른 사고로 숨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일 전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이모(43.대전시) 목사는 1일 오후 8시 30분께 순천시 서면 호남고속도로 서순천 나들목 부근에서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친구 어머니의 빈소를 찾기 위해 아내, 아들과 함께 스타렉스 차를 타고 순천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중 서순천 나들목으로 진입하려던 앞 차의 운전자가 입구를 지나치는 바람에 편도 2차로 중 1차로에 갑자기 차를 세운 것이다.
놀란 이 목사는 급정차해 큰 화를 면했지만 뒤따라가던 아반떼 승용차는 이 목사의 차를 들이받았다.
이 목사는 침착히 아반떼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변 정리에 나섰지만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들을 통제하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결국 1차로에 서 있는 사고차량을 피하려던 포터 트럭과 관광버스가 추돌사고를 일으켜 트럭 운전사가 크게 다쳤고 이 목사는 주변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 차 안에 있던 구급함을 꺼내들고 트럭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또 다른 대형 트럭에 밀린 차가 포터 트럭을 들이받았고 이 목사는 자신이 구하려던 운전자가 타고 있던 포터 트럭에 치여 숨지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목사는 목회 활동은 물론 유소년 축구부 감독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벌여 온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숨지는 순간까지 남의 목숨을 살리려다가 사고를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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