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스타로 사람들이 여행하고 음악하고 동물을 쓰다듬고 행복하게 사는 걸 잔뜩 보니까 아주 행복해지더군요. 나야 집에서 피로를 주체하지 못하고 뒹굴고 있지만, 그냥 세상에 그런 아름다운 광경과 순간들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희망찬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반대로 질투가 나고 우울해지는 사람도 있겠죠? 그 장소에 내가 있지 못해서, 나는 멋지지 못해서?
대충 얘기해서 전자가 존재양식, 후자가 소유양식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숲 속에서 예쁜 꽃 한송이를 봤을 때, 그 광경을 마음에 간직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그 꽃이 그때 어떠했지, 지금쯤은 이슬을 맞고 있겠지, 지는 모습은 어떠했겠지 그 숲은 아주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숲이었지. 떠올리며 즐거워하는 것이 꽃을 꺾어 집에 가져오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는 것.
고등학교 때 폼 잡아보겠다고 멋모르고 읽어댔던 ㅅ대 추천도서 에리히 프롬이 제 안에 자리를 잘 잡아서 이렇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네요.
주변 어른들한테선 공부 못하면 굶어죽는다, 윗사람한테 까불면 맞는다는 소리나 들으며 살았었는데, 처음으로 새롭고 멋진 이야기를 들려준 어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