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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펌] 여대생 사망설 : 역풍을 예고하는 징조인가??
게시물ID : humorbest_2014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전이만퇴장
추천 : 94
조회수 : 2103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6/03 03:11:52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6/03 02:27:04
막 퍼왔습니다... 사망설때문에 많이 혼란스럽고 아직 진정되진 않았지만 읽어볼만한 글입니다....
아고라 원글 주소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876808
(이 글 이외에 다른 글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1721858
)

[아고라펌] 여대생 사망설 : 역풍을 예고하는 징조인가?? 

시민운동이 고조될 때 늘 큰 위기가 있습니다. 바로 대대적인 역풍이 예고될 때입니다. 91년 강경대(명지대생)이 백골단의 쇠파이로 숨졌을 때 한 학기 내내 종로바닥을 가득 채워서 제2의 6월 항쟁을 예고하였습니다. 도심에 20-30만 시위대가 장악하는 날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원식(당시 교육부 장관)이 대학생들에게 계란을 맞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운동은 "폐륜아" 로 낙인찍혀 도덕성 싸움에 휘말리며 결국 패배하였습니다(사람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이런 일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2008년 5월. 6월 그날그날 거리에서 끝내 진압되었지만 지금까지는 시민들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이제서야 전황파악에 나서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현 집권세력은 정도를 택하여 국민과 타협하기보다는 대대적인 역풍을 준비중일 것입니다. 



지금의 운동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한 시민들의 자발적, 수평적 네트워크에 의한 대중적 운동이라는 점, 이러한 운동 메커니즘에 대해 기존 운동권과 수구세력 모두 친숙하지 않았습니다. 운동단체들은 뒤로 빠져서 배후론의 올가미에 걸려들지 않도록 조심하였으며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에 대해 감탄하고 한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반면 수구세력은 기존의 공안정국의 통치기술을 그대로 적용하였다가 개쪽이 났습니다. 5,6공, 이후 YS 정권에 이르기까지 시민운동을 탄압하는 방식은 상부의 지휘라인을 차단하고 핵심 인물을 검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안기부는 대공분실에서 고문, 폭력, 협박, 회유 등을 통해 조직의 그림표를 파악하고 중요 인물을 격리(투옥) 시켰습니다. 최근까지 현 정권은 그러한 공안탄압의 관행을 거듭하였습니다. 기존운동의 수직적, 조직적, 일사분란한 명령체계를 전제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한 현정부는 돈키호테가 되었습니다. 2008년 시민항쟁은 87년 시민운동과 2000년대 붉은 악마 문화가 절묘하게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운동양상입니다. 

집권세력은 지난 토요일 대규모 시위대를 '참여관찰'하고서 이제서야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청화대 비서관들이 직접 시위현장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사태 파악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분노가 무엇인지 자신들의 과오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슬프게도. 그 사태 파악이라는 것은 인터넷 매체를 통한 대중들의 의사소통방식이 이번 대중적 시위참여의 기본 동력이었다는 점, 즉 탄압의 중요한 타겥을 잡게 된 것이지요. 물론 그들이 가장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요. 

 

쇠고기 문제는 향후 5년간 권력행사을 위한 매우 중대한 쟁점을 안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민들에게 패한다면, 그 전례를 남기기 때문에  정부는 향후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잠시 호흡을 가담듬고 민심 수용을 위한 몇가지 정책을 내밀어 급한 불을 끈다음, 향후 정권 안정화를 위한 공안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타겥이 바로 인터넷을 통한 시민들의 네트워크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이 민주화의 성지를 훼손하기 위한 상징싸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고라 등에서 보여준 민주적인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상징적 모독을 위한 공작이 필요합니다. 집권세력 입장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폭력시위를 유발시키고 온갖 근거없는 괴담이 조장되어 대중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는 점 등을 노려야 할 것입니다. 그간 수백명의 선량한 시민들을 검거하면서 그들의 배후세력론이 오류였다는 점을 자각하고 이제 인터넷이라는 의사소통공간 자체가 "진원지"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지요. 

 

현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내놓은 방책이란 게 국정홍보 기능의 강화입니다. 즉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듣지는 않겠다는 의사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에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게 인터넷이 될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수많은 정보들이 교환되고 지성적이고 개념있는 논의들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적일 것입니다. 예전 시위의 쇠파이프나 화염병보다 디카가 더 무서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80년 광주가 고립되었던 것은 언론, 정보의 차단이었습니다. 또한 폭도들이라는 상징모독이었습니다. 87년 시민항쟁이 성공하기전까지 시위 및 검거 과정에서 수많은 폭력, 고문 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시위대를 "빨갱이" 용공세력으로 몰고 갔습니다. 이 또한 상징싸움입니다. 그들이 장악한 언론에 대해 저항세력들이 대응할 만한 유일한 "언론"은 대자보, 거리나 지하철 선전전(게릴라 방식), 가두 집회에서의 구호(몇시간 못버텼죠) 등이었습니다. 턱없이 부족하였지요.. 과연 몇명에게 진실을 알렸을까요.. 그래서 민주운동, 노동자 운동은 늘 소외받은 운동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상황이 무척 달라진 것입니다.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등장은 새로운 전자민주주의의 실험대가 되었으며 한국사회에서 그 실험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집권세력을 견제할 수준의 대등한 대항적인 언론매체를 시민들이 갖추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인터넷 생방송이 지닌 위력은 거의 핵폭탄 수준입니다. 

 

역사를 볼 때 시민운동이 고조되어 극적으로 폭발할때 늘 "열사"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민감한 상황에서 "사망자" 발생시 사건의 국면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극변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사망자가 발생할만한 위험상황이 여러번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망자 류머는 굉장한 초점을 받고 민감해집니다. 

 

박종철 열사 사건이 87년 항쟁의 도화선이 된 과정을 보면, 우선 사망자의 신원 정도는 밝혀진 상태입니다. 그 공안정국 시절에도 조사과정에서 서울대 재학생 박종철이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알려졌습니다. 그 사망의 원인이 무엇이냐를 둘러싸고 언론통제가 있었으며 부검에 참여한 의사의 양심선언이 있었습니다. 그 살벌한 군사독재 시절에도 시체를 함부로 유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 "한 여대생"이라는 막연한 신원만 알려져 있습니다. 사망이 확실하다면 현재 정부를 시체를 유기했을 텐데 그런 정도까지는 아닐 거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게 사실이면 정말 정권은 완전히 끝장납니다. 이 정도까지 무리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정부측에서 사망과 관련된 류머를 퍼뜨렸다고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 이 주장 역시 괴담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사망자의 신원 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을 함부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제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사망설과 공안조작설 모두.. 이 모두 정확한 근거를 갖지 못하고 여론을 몰게 되면 둘 다 괴담론에 빠질 수 있습니다. 사망자의 신원 외에 최초 사망설을 제기한 사람이나 목격자의 신원조차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 여학우가 군화발에 밟힌 서글픈 사건이 금방 밝혀졌듯이, 목격자가 있다면 벌써 사망여부를 떠나서 분명한 형태의 제보가 있을 터입니다. 

 

 

특히 사망설 관련 원문 자체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면 매우 서사적인 구조로 각색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전경조차 방패를 집어던지고 명령지휘체계를 거부하는 모습, 한 시민의 죽음..전형적인 "열사" 상징의 서사적 요소들입니다. 제시된 사진들은 해독이 어려우며, 원문에서 진술한 것처럼 지휘를 거부한 전경들의 흩뜨려진 방패보다는 잘 정돈된 방패를 보여줍니다. 중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의 접사촬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단편적으로 사진만 제시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방식의 글들이 계속 순환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 사건 진위를 판단할 확증이 없습니다. 

 

제기된 의혹이니 아주 무시하고 묻어갈 수는 없습니다. 혹자에 따르면 본 사건이 민변 등에 알려졌으니 조만간 공신력 있는 진위판가름이 있을 듯 합니다. 그때까지는 차분해도 문제될 게 전혀 없습니다. 아직 사망자 신원도 안밝혀졌는데, 사망설을 강하게 주장하는 건 좀 오버입니다. 

 

우린 현 정부가 정확한 정보도 없이 소고기 협상을 진행하였다고 비판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시민항쟁은 더욱 지적, 도덕적으로 우월한 방식으로 전개되어야합니다. 이를 위한 필요조건은 차분한 이성입니다. 

 

조만간 정부의 대책방안이 공표되면 상황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논의해야 일이 많습니다. 저도 사망설에 대해 더이상 댓글을 달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 생각이니 참고하여 주세요. 

그리고 거리에 나가시는 분들 다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 이땅에 평온이 오길 기다리는 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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