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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20147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식당노동자★
추천 : 7
조회수 : 772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23/09/21 11:33:44
술마시면서 유튜브를 보는게 하루의 마무리고 낙인데
신림동 고시촌에 사는 중년 남자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몸이 아프거나
근로의지가 없거나
열심히 살았지만 잘 풀리지 않았거나
다들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밀려밀려 신림동
고시촌 꼭대기로 올라간 사람들...
나이먹으면서 일하기도 힘들어지고
일하기 힘드니 수입이 줄어들고
그렇게 점점 사회와 멀어지는 사람들요.
무섭더라고요.
내 미래가 어느순간 그렇게 될 까봐.
현재 열심히 산 들,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이
겹겹이 쌓이면 나도 저런데로 가는걸까.
명절이다 뭐다 하면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도시락이나 무료식당에서 밥을 받아 가며
웃음짓는 그 모습이...
그게.. 그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저 나이가 되어 저기서 저렇게 웃고 있으면..
그 웃는 모습을 내 얼굴에 대입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니까 너무 무섭고 나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게 됐습니다.
소주가 역겹고 모니터에 비친 내가 혐오스럽고
그렇게 한참을 침대 구석에 앉아 정체모를
공포에 떨었습니다.
참 무서운 밤이였어요.
힘들고 눈물나고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는 무심하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주변 모든 것은 그대로였는데
아 출근해야지. 하는 생각도 그대로였는데
어젯 밤만 생각하면 아직도 온 몸에 소름이 돋네요.
난 분명 잘 살거지만, 꼭 그렇게 되겠지만
만에 하나
정말 그 다큐멘터리 속 현실이 되면
내 인생은 뭐가 되는걸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아 조금 힘든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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