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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게에 헬로윈이 있어서 쓰는 국딩이 시절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20153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림마
추천 : 2
조회수 : 59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23/10/02 20:31:02
나는 부유한 집에 살진 않았지만 좁은집엔 안살았던거 같다.
그냥 평범한 연탄보일러를 가진 주택이라거나 
반지하라도 입구만 계단으로 내려가는 형태라던가 
항상 베이스나 드럼을 치는 밴드삼촌들이 
하숙마냥 집에 있었기 때문에 방이 항시 세개이상은 되었었다.

그렇다고 단칸방에 안가본것은 아니었다.
집에서 잠깐 일하던 아줌마가 계셨는데..
그 아줌마가 하루 나를 봐주게 되어 
그집 오빠를 따라 오빠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을 따라갔다가 
피아노원장 아들의 레고세트(무슨 회색의 성 시리즈였다)를 보고 우와우와만 연발하다가
재수없게 손대지말라던 그녀석의 말에 짜증이나서 
우리집에도 레고 있거든! 이라고 일갈하고 오빠를 따라나와
집에가서 밥을 먹는데..

그 단칸방은 다락 같은 느낌이라..
부뚜막이 있고 뒤편으로 출입구와 찬장이 있고
부뚜막을 밟고 올라가면 방인데 방에서 서있을 수 없는 높이에 서랍장한개와 티비, 티비위에 작은 창문 그리고 이불이 개켜져 있었다.

그당시 내 나이가 8살이었는데 또래보다 머리하나는 더 있었다고는 해도 셋이 밥상앞에 둘러앉으니 방이 꽉 찼을 만큼 작았다.
아줌마와 오빠가 누우면 꽉 찰것 같은 방에서 먹은 밥은
맛있었고 따뜻했고 착한아줌마와 착한 오빠가 좋았다.
작은 창문으로 들어왔던 햇빛이 아직도 기억난다.

코찔찔이 국딩 4학년 시절..
주머니에 있는거라고는 얼린 빠빠오 사먹을 돈 뿐이었던 
약간은 더운 늦여름과 초가을.. 그 어느때 쯔으음..

나에게는 춘자라는 친구가 있었다.
아이들이 항상 그아이의 생김새나 얼굴..이름가지고 놀려대서
그걸 막아주다보니 친해졌는데..

그 당시의 기억에도 얼굴이 굉장히 야하게 생겼던
(속눈썹 눈썹도 짙고 쌍커풀도 짙고..
심지어 윗입술옆에 점도 있었음. 지금 생각하면 엄청 예뻤음) 

안그래도 까만얼굴에 점이 있는데 이름까지 춘자이니..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가만히 놔두질 않았을텐데..
또래보다 머리하나 더 있던 얼굴이 호빵같은 애가 보호해주고 
놀아주니 사나운 춘자도 기분이 좋았었나보다.

우리집에 놀러가자! 엄마가 떡볶이 해줄거야!
라고 하며 손을 잡아 끌고 들어간 집은 8살에 가본 단칸방이라 부르기도 민망했던 작은 그런집은 아니었고 그거보단 크지만 지금으로 따지면 분리형 원룸? 그런형태였다.

집에 가보니 엄마는 안계셔서 라면을 끓여먹는데 춘자가 너 이거 뭔지알아? 라고 하며 엘피를 보여줬는데..
그게 바로 헬로윈의 앨범이었다.

정확한 형태는 기억이 안나지만 아마도 walls of jericho가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나야 아부지덕에 엘피가 익숙해서 엘피네..하며 
전축은 없어? 들어보자 하니 집에 전축이나 턴테이블은 없었고
오롯이 그 엘피 하나만 있었다.
아빠의 엘피라며 으쓱해했다.

그 엘피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춘자의 까무잡잡한 얼굴이 
창문으로 들어오던 햇빛에 빛나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그 햇빛은 어릴적 아줌마네 단칸방에서 느껴본적있던 
그 오렌지빛의 따뜻한 그 빛이었다.

춘자에게서 이를 옮아온 덕에 엄마에게 등짝을 맞고
다시는 춘자와 놀지는 못했지만 
가끔 엘피나 헬로윈의 음악을 들으면 
연쇄반응으로 춘자얼굴과 그 햇빛, 그 작은 단칸방이 생각난다.

춘자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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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추억이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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