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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2mb가 고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터뷰 - 오마이펌
게시물ID : humorbest_201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작
추천 : 91
조회수 : 1650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6/04 07:00:57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6/04 02:11:26
오늘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할 말이 더욱 많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날이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대통령에게 '날리는' 멘트를 손팻말에 써갖고 나왔다.  

수많은 시위대 가운데 눈에 띄는 손팻말이 있었다. '취임 100일중, 촛불시위 30일!!' 

'아 정말 그렇구나'. 취재를 위해 다가갔는데 이 손팻말을 만들어 갖고 나온 사람들은 뜻밖에도 세 명의 여성이었다. 김송이(26), 최은실(27) 박소현(24)씨가 그 주인공. 절친한 친구로 보였지만 이들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이란다. 

"혼자 나온 사람들끼리 우연히 만났나 보군요." 

아니란다. 엄밀하게 말하면 오프라인 상에서의 첫 대면이란다. 무슨 말인지 아리송해 하던 중에 세 여성이 입을 모아 말한다. "배후 배후 좋아하는 것 같던데, 이렇게 꼭 써주세요. 우리 배후세력은 '패션카페'에요." 이들은 한 포털사이트 '패션카페' 회원들이다. 여자 그것도 2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카페란다. 이들의 공통관심사는 철저히 '패션'이었다고 한다. 회원수가 무려 10만명. 그런데 차림새를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수수하다. 

우선 박소현씨 얘기. 

"솔직히 우리는 전혀 사회에 관심이 없었어요. 맨날 패션 얘기, 옷 얘기, 남자친구 얘기만 주고 받는 온라인 친구들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이런 얘기는 아예 안 해요. 모두 촛불 얘기, 사는 얘기해요. 얼마전부터는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고 모두들 경찰에 항의전화도 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평소에는 화장도 즐기고 옷 입는 것도 신경쓰는 '패션 마니아'들이 수수한 청바지 운동화 차림의 길거리 촛불소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언뜻 봐도 그냥 단순히 경험 차원에서 거리에 나와 본 사람들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이미 단련되어 나온 사람들이었다. 

최은실씨가 말을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우리 카페 회원들이 요즘 근현대사 공부까지 하고 있어요. 광주민중항쟁도 최근에 자세히 알고 가슴이 아팠어요. 대통령께 감사할 일이죠." 

촛불정국에서 이 카페 결속력이 더욱 강해진 것 같다. 얼마전에는 약 300여 명의 회원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또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경찰의 동선, 대치 상황 등도 실시간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열성 촛불들이다. 

손팻말을 내내 손높이 들고 있던 김송이씨는 "정치에도 관심 없었고 투표도 잘 안 하는 사람 많은 카페였는데 이제 재보선 같은 것에도 관심이 간다"면서 "아까도 유재석 결혼발표 글이 올라왔는데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음모 아니냐'고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패션마니아로 빨리 돌아가고 싶으시죠'라고 물었다. 아니란다. 

"시위라는 게 무섭고 폭력적인 것으로만 알았는데 광장에서 많이 배운다"고 말한 최은실씨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는 이 사태가 잘, 아주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당연히 꼬박꼬박 나와야죠. 우리의 뜻이 관철될때까지요. 반드시 지킬 거예요. 꼭이요." 

이들은 옷 입는 패션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패션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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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메가는 위대한 대통령이다 라는 반어법 글들 보면서 피식 웃곤 했었는데, 오늘 정말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 생각을 바꾸기가, 어떤 일에 특히 정치적인 일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100일만에 이런 일을 해내다니요. 정말 고맙습니다. 

운동권이라고 할 때 그 '운동'의 정의는 먼저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내 주변사람들을 변화시키며, 그럼으로써 사람들의 변화의 총체인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이메가는 운동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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