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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이명박정권으로 인한 가족의 비극
게시물ID : humorbest_2017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로그
추천 : 94
조회수 : 1688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6/04 09:50:29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6/03 17:56:34
시위를 막고 있는 의경인 동생과 통화했습니다.

군대에 가있던 동생은 인천에서 의경으로 근무중이었습니다.
며칠전에 아버지께서 전화로 그러시더군요. 
동생도 그곳에 있다고.. 저는 의경이니 설마 차 안에서 대기하는 정도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집회에 일곱번 참여했습니다
과잉진압이 있었던 다음날인 1일 일요일 ~ 월요일 새벽까지는 밤을 새기도 했구요. 

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오늘 아침 동생의 전화를 받기전까진 말이죠.

전화를 받자마자 누나, 하는 동생은 
누나도 거기 나간다며? 하고 물었습니다.
응, 나가. 라고 말하니
그런 델 왜나가? 합니다.

나는 "너를 위해서 나가는 거라고, 쇠고기 수입되면 군대급식 먼저되는 거 알지" 했습니다. 
동생은 아무 말도 없더군요.

어디에 있냐고 물었습니다. 
어디어디에 나와있냐고.
동생은 광화문, 세종로, 청계광장 다 간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점차 심장이 크게 뛰었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너도 앞에나서?
기동대복입고 방패들고 있어?"하니
동생이 그렇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정말 미치게 떨려오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잠시 아무말 없이 앞에 나서지 말라고 합니다.
"앞에 나서지 마, 우리가 연행할거야."
우리가, 그 말이 가슴을 쳤습니다.
저는 동생을 안심시키기 위해 누나는 앞에 안나서,
무서워서 항상 뒤에있다가 집에 가니까 걱정말라고 말했습니다.

혹시 시위대 막으라고 군기잡고 때리고 하냐고 물으니
군기는 잡지만 때리지는 않는다고, 욕은 많이 한다고 합니다.

동생이 물었습니다.

"이따가 나갈꺼야?"

그때부터 눈물이 마구 흐르더군요.

"나가야지, 나가야돼."

"나가야돼?" 반문하던 동생이 말했습니다.

....."나는 시민들 안때려."

저는 울음을 참을수 없어 떨리는 목소리로 
"그래, 그래... 몸 조심하고." 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동생도 저도 그저 몸조심 하라는 말밖에 서로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정말 착하고 배려심깊고 이쁜 동생인데, 
정말로 누구 한명 다치게 할줄 모르는 마음 약한 동생인데..

그런 제 동생이 왜 거기, 그곳에 서있어야 하는지..
왜 친구나 동료들이 시민들을 때리는 장면을 봐야만 하는지..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그치질 않네요.

제 동생은 그저 운 없게도 지금, 2008년에 군대에 있었던 것 뿐이고
정말 운이 없게도 의경이 되었고 정말 운이 없게도 이명박 정권 아래 있었던 것 뿐입니다.

이렇게 운없는 상황들로 서게된 세종로에서, 광화문에서
동생은 무슨 생각을 할지...
앞으로 남은 평생 동생은 어떤 기억을, 어떤 죄책감을 가지며 살아가게 될지..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아고라에 계속해서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장면과 전/의경에 대한 울분의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너무 무섭더군요. 전경과 의경을 공격하고 싶은 그 마음,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당연히 폭력을 휘두른 그 몇몇 전/의경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죠.

그러나 기억해주세요.

모든 전경과 의경들이 시민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저지르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전경과 의경들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것을.
미친 2mb정권에 반대하는 민주시민들이 전경과 의경의 가족이라는 것을 
말이예요.

우리도 전/의경을 때려야 한다는 어떤 분들께
아고라에 계신 분들께 부탁드려요.

모든 전경과 의경을 몰아세우거나 매도하진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폭행과 폭언은 몇몇만 저지른 일이라는 점을 잊지말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비폭력이 우리 시위의 자랑이자 모토잖아요.

비폭력적으로 우리 끝까지 싸워이겨요.

오늘, 혹은 내일 거리에서 
제 동생과 마주칠지도 모르지만
웃으면서 인사할수 있도록
우리가 나중에 지금을 웃으면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비폭력으로 전경과 의경을 감쌀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리가 함께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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