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거대한 벽을 양손무기 두 자루로 거침없이 박살내고 싶었어요. 내가 쥔 것이 하잘것 없는게 현실인지라, 그건 불가능해요.
게임에서는... 수십마리의 거대한 괴물이 몰려와도 두렵지가 않아요. 다 패죽이면 그만이니까. 난 강하고 거침없고 벽따윈 느껴지지 않아요. 몇번 죽어도 다시 일어나면 나만 지치지 않으면 언젠가 이기니까.
그러다가 지독한 현실로 돌아오면 난 또 힘없고 일정에 쫓기고 까이고 난 또 욕하고 누군가에게 윽박지르고 신경질내니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이겨낼테지만, 언젠가는 그러겠지만... 지금은 나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별다른 위로의 말이 없어요. 그냥 컴퓨터 앞에 앉게 해 주고, 오늘도 고생했으니까 현실에선 하지못하는거 게임에서라도 마음껏 하렴. 내 자신에게 따뜻해지는건 그 순간뿐이에요. 하루종일 내가 날 갈궈대는데 그때만이라도 회피하게 해 줘야죠 이 지ㄹ같은 현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