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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돈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현실이 옳단 말인가요?
게시물ID : medical_20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견고한성
추천 : 18
조회수 : 1203회
댓글수 : 70개
등록시간 : 2017/12/20 18:33:04
문재인케어 포함 의료정책에 관해 토론할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 그건 돈 때문에 누군가가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는 것. 뭐 시민권을 거의 혈족 관리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하며 석유뽑아먹고 사는 카타르정도는 어떤지 확실히 모르겠네요.

한때 미국은 물론 한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영화 식코의 유명한 짤, 너무 유명한 나머지 별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명했던 짤 하나 보고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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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손가락 두개가 절단나서 병원에 실려갔더니 중지는 6600만원 약지는 1300만원이라 하기에 식지만 붙였다는 무시무시한 설명이 있었죠.
밑에는 미국에서는 약값이 어마무시해서 데꿀멍 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5센트라며 우는 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물론 공보험의 존재와 약값을 결정하는 방식의 차이때문입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dical&no=20135&s_no=13996668&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96788

전에 제가 쓴글 참조하시면 됩니다.

고로 이러한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은 돈때문에 고칠 수 있거나 치료가능한 사람을 포기하는 이런 현실을 개탄하며 모든 치료를 공보험의 영역 우리나라로 치면 급여에 넣는 주장에 혹하게 되죠.

그러니 이 영화 식코에서 의료천국처럼 묘사한 나라중  현실을 알게되면 레알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쿠바는 시간 아까우니까 제외하고 영국과 캐나다를 봅시다. 치료비 무료, 약값무료, 심지어 병원가면 교통비까지 주는 것처럼 묘사된 나라말이죠. 

팀 하포드의 경제학콘서트에서 인용된 영국 NICE (영국의 심평원이라 생각하면 됨)의 일화를 그대로 타이핑해보겠습니다.

"논란은 광역학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의 승인에 NICE가 보인 무관심에서 나왔다. 이 치료법은 망막의 손상 없이 망막 표면 밑의 병변을 없애기 위해 비주다인 혹은 베테프로핀이라고 불리는 약물투여와 저밀도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는 처치 방법이다. 이 병변을 치료하지 않으면 망막의 중심부에 망막 황반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된다. 그 결과 환자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고 독서나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영국에서 실명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2002년에 NICE는 양쪽 눈 모두 영향을 받았을 때에 한해서 덜 손상을 입은 눈에만 광역학요법 치료를 받게 하는 극단적인 내용의 지침을 마련했다. 이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되더라도 양쪽 눈의 치료는 거부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NICE를 비난하기에 앞서 NICE의 상황을 먼저 알아보자. NICE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재원은 제한되어 있는 반면 이를 사용해야할 치료 방법의 수는 무제한으로 많다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치료비를 거의 부담하지 않는 환자들은 어떤 치료든 더 많이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NICE는 누가 어떤 종류의 보건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만약 위의 짤이 눈으로 대체되고 한쪽눈은 0$ 다른 한쪽은 나가리 라고 써 있었으면 위의 짤보다 덜 공포스러웠을까요?

캐나다의 문제점 또한 이런 식이죠. 기사 하나 가져와 보겠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5/22/0200000000AKR20150522082400009.HTML

이건 같은 사건의 캐나다 뉴스 영상입니다.

https://www.msn.com/en-ca/news/world/cancer-patient-saved-by-surgery-in-korea-after-bc-delays/vi-BBjZqhN?refvid=BBjZqhN

즉 영국이건 캐나다건 심평원같은 조직은 모두 존재하며 거기서 당신이라는 개인이 겪고 있는 질병에 들어가는 돈이 이 사회가 감당하기에 너무 많다고 판단하고 그 돈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른 치료를 하는 것이 공익에 더 부합하다고 판단하는 순간 칼같이 쳐낸다는 것이죠.

영국이나 캐나다형 의료시스템에서 대형병원 전문의를 만나 진찰을 받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는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국에서처럼 자가진단 후 초진비 13000원 가량을 내고 진찰받은 후 필요하면 1~2주안에 수슬을 하는 일은 위의 두 나라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대기하다 암을 키운다는 말이 있는거죠.

물론 기대수명, 건강수명, 1인당 의료비 지출등 여러 거시지표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듯이 평균적인 중산층이하 시민들에게 미국 의료 상황이 한국이나 밑의 두 나라들보다 훨씬 더 막장인게 맞습니다. 그걸 부정하려고 하는게 아니에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의료비가 아무리 저렴한 나라, 심지어 모든게 공짜에다 가면 교통비까지 챙겨주는 나라에 가서 산들 돈때문에 아픈 사람들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그런 유토피아는 없다는 겁니다. 단지 그 시도/포기의 결정을미국은 각자의 경제력에 맞게 개인이 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들은 국가가 나서서 해주는 차이일뿐이죠. 

그리고 한국에서 그 치료 혹은 치료포기를 결정하는 핵심적 키워드가 바로 의료수가 혹은 비급여항목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문재인 케어에 의구심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 있고요. 비급여 항목은 어떤 의사나 병원들에게 있어 때로는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수가 현실에서 여러분이 돈때문에 죽거나 다치거나 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돈을들여 더 수월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었던 것이 사실이란 거죠. 이걸 수가의 영역으로 집어넣으려면 당연히 수가현실화가 이루어져 병원에서 그런 방법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따위를 찾는다면 여러분은 국가에 의해 망막병변을 앓는 영국인 암에 걸린 캐나다인처럼 치료를 포기당하는 것입니다. 

아 물론 이시각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치료를 포기당하는 한국인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효과가 더 좋은 신약이 보험이 안돼 포기하는 환자들이 있죠. 위에 기사에 보면 입랜스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존재하고 특히 한국은 다른 OECD나라들보다 더 많이 존재합니다. 신약에 접근하는 환자의 비율이 낮기 때문인데, 이는 약가결정을 하는 공단이 공공지출을 최대한 억지하기위해 정책적으로 약값을 내리려다 보니 존재하게 되는 단점이죠.

물론 여러분이나 여러분 가족이 환자가 되어 병원에 실려갔을때 이런 설명을 해줄 의사는 없죠. 세상 어느 의사가 " 환자에겐 비싼 A 약과 B기구를 사용한 C방법으로 수술을 했으면 살거나 혹은 더 예후가 좋았겠지만 심평원에서 허락을 안해주므로 적당한 방법을 찾다가 환자가 죽거나 or 더 다쳤습니다." 라고 설명을 해주겠습니까. 안그래도 다친 사람 뚜껑열리게 해서 처맞고 싶은거 아닌담에야. 그냥 여러분은 모르는 사이에 여러분에게 사용될 수 있는 옵션중 몇가지를 잃는 것 뿐이죠. 

위에 제가 전에 썼던 글을 한번 더 기억해 주세요. 저기서 과연 대한민국 정부가 의료비 지출을 억제할 수 있는 카드로 남은 것이 뭐가 있나 하고요. 의료인 급여를 더 앙칼지게 짜볼까요? 다국적 제약사를 총칼들고 찾아가 약을 뺏어올까요? 아니죠 남은 방법 저는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은건 전면적인 포괄수가제 정도인데 이건 장점과 단점이 참 명확한 방법이라서요. 장점은 과잉진료 막고 + 의료비 지출 억제 단점은 위와 같은 의료 서비스의 제한.

간단히 얘기하면 포괄수가제는 A라는 질병에 대해 국가가 미리 가격을 정해놓는 겁니다. 그 질병을 쓰기 위해 무슨 방법을 쓰는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병원에서는 수가에 맞춰 치료하기 위해 얼마든지 더 좋은 방법이 있어도 더 싼 가격의 치료를 제공할 겁니다. 왜냐면 더 비싼걸 사용하고 공단에 치료비를 청구하면 심평원이 귀신같이 삭감할거니까요. 물론 그 대신 의료비 지출을 상당히 줄일 수는 있겠죠.   

이와 관련해서 오유유저 백명중 아흔아흔명이 좋아한다는 북유럽, 그 북유럽에서 최강의 복지천국으로 정평이 나있는 노르웨이의 영상도 한번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L-CU-kqFQUA

이 시리즈의 짧은 영상 4개는 노르웨이 포괄수가제의 현실에 대해 고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문재인 케어가 이 것들을 상당히 두루뭉실하게 표현한다는 데에 있죠. 물론 포괄수가제 얘기는 저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문재인 케어가 포괄수가제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라는 개인이 생각하기에 다른 방법이 그럼 뭐가 남아있지? 하고 짱구를 굴려봐도 모르겠어서 하는 말입니다. 비급여는 급여로 전환해놓으면서도 수가 인상은 거의 하지 않겠다는 발상은 의사의 수입이 어쩌고 착취가 어쩌고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문재인 케어가 말하는

1. 비급여는 급여로
2. 그러면서 보험료는 크게 인상하지 않는 

그런 마법같은 방법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적립해 놓은 돈이 있고 국고 지출을 늘린다 한들 의료의 질을 떨어트리지 않고 1,2를 달성하는게 가능한 일일까요? 의료비 문제는 한국보다 GDP가 세배이상 높은 노르웨이 조차도 겪는 문제인데 그런 방법이 존재하긴 하나요? 증세없는 복지는 허상인데 왜 문재인 케어는 현실일까요?

차라리 문재인 케어가 1. 비급여를 급여화해 보장성을 높히는 대신 2. 보혐료는 크게 인상되는 것이 현실이다 라고 주장했다면 다르게 생각해봤을 겁니다. 근데 선거가 부담됐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마치 증세없는 복지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기에 현재도 14%의 노인이 40%의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는 고령화의 현실은 어쩔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정부의 의료지출은 현 상황을 유지하더라도 가파르게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그렇다고 의료를 5년만 하고 말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문재인 케어를 의심스럽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겁니다. 그냥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그래요. 내가 알바라서가 아니고요. 이 문제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고 너 적폐지? 하는 사람만 있으니 답답할뿐이죠. 내가 페미 싫어하고 여성정책과 문재인케어에 반대하는 소위 문재인 정권에 반하는 글만 쓰기 때문에 알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런 의문엔 답해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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