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돈. 돈에 대한 아빠의 열정은 우리집을 그래도 좀 사는 집으로 만들어 주셨지만, 나는 그게 싫었다-. 다들 나는 행복에 겨워 이런 소릴 한다고 했지만, 나는 물질만을 사랑하는 아빠가 부끄러웠다. 아빠가 항상 하던 말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나는 환멸을 느꼈다. 나는 저렇게 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사랑, 행복, 인류애를 더 가치있게 여기는 내 자신이 우월하다고까지 생각했다. 내가 유학을 가면서 아빠와 대화는 더 줄어들고, 내 머릿속에 아빠는 돈의 노예일 뿐이었다.
시간이 흘러, 오늘 아빠와 오랫만에 술을 마시는데 나는 부끄러워졌다. 아빠는 몇년 전부터 독거노인을 위한 재단을 만들기 위해 계획을 해오신 것이었다. 상황이 조금 어려운 친척들의 등록금도 내주고 계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질적인 풍요를 환멸하던 나는 이상적인 이야기만 했을 뿐, 주변의 누군가를 도와준 적은 있었나? 오늘밤 아빠는 말하셨다. "네가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게 없다. 남을 돕기 위해서일뿐. 내 재산은 다 사회에 환원될 터이니 네게 물려줄 돈은 없다. 내가 남겨줄 것은 이 가르침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