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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게시물ID : freeboard_20214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센치한하하.
추천 : 1
조회수 : 57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4/02/23 05:40:20
명절에 큰집에 가면

남녀 밥상이 따로였음

어린애들은 남녀상관없이 남자들상에 앉아서 먹었고

갓난아이들은 며느리들 밥상에 먹었음

큰엄마도 며느리들 밥상에 같이 먹었고

할아버지 할머니 밥상은 따로 챙겨서 큰방에 넣어드렸음

내가 가끔 큰방에 밥상을 넣으면 할아버지가 같이 먹자며

숟가락에 고기를 얹어주시곤 했음

남자들이 성묘에 가려고 준비를 하면 며느리들은 분주히

제사음식을 오봉에 올려 보자기에 싸주었고

그때서야 며느리들의 쉬는 시간이 되었음

나는 성묘가는게 싫어서 안 가려고 했으나

장손이 가야된다며 억지로 얼굴도 모르는 조상의 묘에 끌려가야했음

이런곳에도 산소가 있나싶을정도로 산을 오르내리락 하다보면

비로소 점심때가 되어서야 집에 올 수 있었음

그럼 또 며느리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음

티비만 보려니 지겨웠던 나는

엄마옆에가서 콩고물이나 얻어먹으며 도마질이라도 했고

그런 나를 보던 큰엄마는 남자가 주방에 오면 꼬추떨어진다고 했음

어렸을땐 이랬는데

점점 명절에 큰집오는 사람들이 줄기 시작하더니

밥도 이제 겸상하고 서로 사온것들로 배를 채우고

산소도 가고싶은 사람만 미리 다녀오곤 했음

지금이야 시골 안 간지 10년도 넘었지만

가끔 그때 시끌벅쩍하던때가 좋았구나 싶기도하고

명절에 자유롭게 놀러다니는 지금도 좋긴하고

그땐 주방에 얼씬도 않던 아빠가

지금 주방에서 엄마 밥을 차리고 있는거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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