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학원 여(女)강사가 중학생 수강생을 협박해 10개월 동안 성관계를 가져오다가 적발됐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로 전 학원강사(여·2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연합뉴스 5월 21일 보도
13살 연하의 제자와 집과 승용차, 학원 강의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정행각을 벌여, 결국 제자를 우울증에 빠뜨린 이 여강사의 행동은 과연 사랑이었을까?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이들의 관계는 이렇다. 둘은 작년 3월 포항의 한 학원에서 처음 만났다. 지방대를 졸업한 뒤 2005년부터 이 학원 수학 강사로 일해온 강사는 마침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직후였다. 당시 중3이었던 피해자(16)는 고교 진학을 앞두고 학원을 찾았다.
여강사는 유달리 자신을 잘 따르는 피해자에게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한번도 준 적 없었던 모자, 옷, 가방, 신발을 사주며 가까워졌다. "나이는 13살이나 차이가 났지만, 피해자 키가 자기보다 20㎝가 큰 180㎝나 돼 여 강사의 눈에 남자로 보였던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제(師弟)관계는 3개월뿐이었다. 작년 6월 여 강사는 학원 수업을 마친 뒤 "저녁을 함께 먹자"며 피해자와 피해자의 친구 1명을 데리고 포항시 남구 대이동 한 식당을 찾았다. 식사와 함께 맥주를 곁들였고, 술에 취한 피해자를 자기 원룸으로 데려갔다. 둘은 방 안에서 또 술을 나눠 마셨고, 그날 처음으로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약 4개월 동안 둘은 연인의 모습이었다. 여강사의 원룸, 승용차 안 등에서 하루 2∼3차례씩 성관계를 가졌고, 때로는 학원 빈 강의실에서 성관계 직전까지 가는 진한 스킨십도 나눴다고 한다. 피해자는 경찰에서 "선생님이 먼저 애무를 해오니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여강사는 "서로 좋아서 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거칠 것 없던 이들의 관계가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평소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폭언을 하고, 볼펜 등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찌르며 자해를 하는 등 과격한 여강사의 모습에 겁이 난 피해자가 여강사를 멀리하면서부터다.
성관계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고, 피해자는 걸려오는 전화도, 만나자는 요구도 번번이 거절했다. 때로는 여강사로부터 걸려온 부재중 전화가 100여 통에 이를 때도 있었다. 결국 피해자는 학원도 그만두고 지난 3월 휴대전화도 정지시켰다. 화가 난 여강사는 피해자 집에 찾아가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등굣길에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고 한. 여 강사는 이윽고 "성관계 사실을 가족들에게 폭로하겠다"는 협박에까지 이르렀다.
여강사의 애정공세에 시달리던 피해자는 지난 4월 1년간의 비밀을 할머니에게 털어놨고, 할머니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6개월간의 정신적 치료를 요한다는 우울증 진단서도 건넸다. 피해자의 할머니는 "우리 손자에게 옷도 사주고 잘해준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어린 애와 성관계까지 가질 줄은 몰랐다"며 여강사를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여강사는 "어린 아이에게 욕을 하고 무섭게 집착해 괴롭힌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성관계를 가진 것은 정말 서로 좋아서 한 일"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경찰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