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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ep1
게시물ID : gomin_2151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ussell
추천 : 4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10/04 16:40:55
ㅎ2~
사실 매일 쓸만큼 쓸꺼리가 없을꺼 같아서 매주 일요일날 쓰기로 했는데
몇일 사이에 생각보다 많은 일들과 감정들을 격었음
기록하고 싶어서 씀.

1.111002 일요일

인트로를 썼던 일요일엔 10년 가까이 안갔던 교회를 나갔음
신앙에 의지하려고 갔다기 보단
내가 현실에서 당장 내 또래 사람을 만날곳이 마땅치 못해서 나갔음.
외로워서 친구를 구하고픈 마음도 있긴하지만
그보단 히키코모리 냄세 없앨려고 갔음.
나중에 대학이나 사회에 나가면 너무 티가 날꺼 같아서 나갔음.

청년부 예배를 기다리면서 교회에서 10분정도 사람구경을 했는데
내가 어렸을때 본 성인들의 모습을 
내 또래거나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걸 보고
내 정신수준은 고딩에 머물러 있구나란 걸 깨달았음

예배시간도 녹녹치 않았음
난 모태신앙이고 히키코모리 포텐이 터진 고딩때까지 꾸준히 교회를 다녔음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회에서의 설교와 찬양과 기도시간이 참 어색했고 거북한 느낌이 컸음

요즘 기독이 개독이라고 까이는 짓꺼리들때문에 생긴 비호감때문은 아니었고
신이 있다면 왜 날 이렇게 초라하고 무능력한 존재로 만들었고
왜 이렇게 날 절망속에 빠뜨리는가에 대한 생각으로
구원에 대한 설교내용은 짜증이 났음.

새신자끼리 하는 성경공부 모임에선 나의 미성숙함을 더 생생히 느낄 수 있었음.
이름과 나이 다니는 학교 같은 간단한 자기소개와 교회는 어떻게 나왔고
기독교적 신앙에 대한 믿음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각자 몇분씩 이야기를 했는데

다들 말들을 어쩜 그리 잘하고 의젓하게 하는지.
아깐 겉모습을 보고 주늑이 들렸다면 이젠 그들의 언행을 보고 주늑이 들렸음.

내 차례에선 너무 긴장해서 내가 뭔말을 하는지도 기억이 안나는 이야길했음
표정은 경직되어 있었고 사람 얼굴보는게 상당히 거북스러워서 책상만 보고 이야기했음
목소리는 떠듬떠듬 버벅거렸고 상당히 떨렸던건 확실히 기억남
이야기 하는 도중에 그냥 집에 가버리고 싶었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나오지 말아야 겠단 생각도 했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좀 진정되고.
이런 창피함들을 자극제로 삼아야지
내 부족한 점이 하루빨리 채워지는게 아니겠는가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음.



2.111003 월요일

월요일엔 아버지가 소일거리로 하시는 밭일을 도와드렸음.
은퇴후에 취미삼아 하시는 농사는 여러가지임
고추,오이,상추,파,옥수수등등임
그 중에 고구마 수확하는걸 도와드렸음.
15평 정도 하는 조그마한 밭인데도 5시간 족히 걸렸음
모두 캐고보니 20만원 어치 정도 수확했다고 몇개월 잘 먹겠다고 좋아하셧음
5시간동안 쭈그려서 땅파는건 택배상하차알바글을 연상캐 했음
집에 들어와서 씻고서 그냥 뻗어 버렸음 생활리듬 따윈 고려할 여유가 없었음

자고 깨니깐 부모님이 회먹으로 가자 그래서 나갔음
근데 도착하고 보니깐 집안 모임이었음-_-;

내가 사람 피하는거 그만한다고 말씀 드렸더니 괜찮은줄 알고 끌고 나가신거임;
아직 집안사람들까지 볼정도로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어서
좀 화가나고 불쾌했음.

참고로 사촌 누나 사촌형이 죄다 40대임.
앞에서 썼는지 모르겠는데 늦둥이라서 조카들이 내 또래임
조카들은 학교다 직장이다 바빠서 못나오는 자리에 것도 몇년만에 나온 내가
반가운건지 신기했는지 다 친절하게 대해주셧는데 마음이 편친 않았음-_-;

술자리라고 가져본적이 없어서
술자리 매너를 전혀 몰랏음
이 나이가 되서야 술자리 매너를 배웠음-_-;

술잔이 비었을때 따라야 하고
안주가 입에 있을때 따르면 안되고 등등
요즘 뭐하냐 여자친구는 있냐(태어나서 한번도 없었습니다ㅎㅎㅎ 라고 술김에 말할뻔했음)
아직까지 운전면허가 없다 이야기에 갑자기 조용해지기도 했음ㅋ
그래도 취해서 실수는 안한걸 다행으로 여김.

낮잠잔거와 무관하게 집에 1시쯤에 도착해서 바로 기절했음
밤 사이에 안먹던 술을 먹어서 그런지 밤 사이에 위액이란걸 봤음;
위액인줄 모르고 토를 했는데 빈속인데도 토가 나오고 
너무 쓰고 아프고 그래서 인터넷좀 뒤지니 위액이었음-_-;

일어나기는 아침에 잘 일어났는데 계속 머리가 어지럽고 구역질 기운이 가시질 않아서
공부는 커녕 티비도 못보고 그냥 기절해 있다가 글 씀.

내가 술을 다시먹으면 나는 개다
라는 문구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음

그리고 엄마가 너 냄새가 심하게 나나 보다라고 이야기해주심
어제 내 옆에 이모같은 사촌누나가 앉았는데
나한테서 환기를 오랫동안 안한 방에서 나는 쾌쾌한 냄새가 난다고
방에 환기좀 시키라고 전화가 왔다고 했음

교회에서도 그랬겠구나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 졌음


고작 2틀 사이에 
인생 참 잘못살았구나란 걸 
난 생 처음 보는 사람들로 부터도 느끼고
어렸을때부터 본 가족들 한테도 느꼈음.

긴 글 읽어줘서 땡큐함 좋은 저녁 되라능.
오타나 문맥에 안맞는거 같은 문장이 있으면 이 놈이 아직 술이 덜깼구나라고 이해 부탁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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