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족인데, 베오베 글을 읽다보니 이건 좀 아닌데 싶어 글을 이렇게 남기게 되네요.
넥슨에 다니고 있는건 아닙니다만, 게임 개발자입니다.
부분유료화에 대한 이야기 잠시 하고 싶어서 회사에서 글을 쓰게됬네요.
넥슨의 현질유도, 과도한 부분유료화 어느정도는 인정합니다만.
왜 게임업계가 그런 기형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선 생각해보셨나요?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성향때문입니다.
모바일도그렇고 PC게임도 그렇고.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벨런스 유지해가며, 정액제 혹은 콘솔로 다들 게임을 런칭하고 싶을겁니다.
사실 부분유료화로 생겨난 캐쉬템까지 밸런스 잡기가 오히려 더 힘들겁니다.
그런데 왜 부분유료화가 우리나라 겜 업계에서 정착되어있느냐.
다 게임을 즐겨주시는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병폐입니다.
한국 사람들 공짜 좋아하죠?
게임같은 오락거리에 돈쓰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일단 무료여야 플레이를하게 되죠.
게임회사는 땅파서 장사하는게 아니니, 일단 무료로 풀어놓은 게임으로 돈을 벌 궁리를 하는데. 그게 부분유료화 캐쉬템입니다.
근데 이 캐쉬템을 너무 사기적으로 만들어서 비싸게 팔아먹는게 잘못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안사시면 됩니다. 꼭 그게 없더라도 플레이하는것에는 지장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왜 그렇게 비싸게 팔까요? 100명의 게이머가 있다면 이중에
현질을 과할정도로 열심히하고, 하드하게 플레이하는 게이머는
3~5명입니다. 원래 정액제 혹은 CD 게임이라면 100명당 2만~3만원의 이익을 남겨야 운영이 되는데,
그러면 총 수익은 200~300만원이 벌어져야겠지요.
그런데 라이트하게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현질? 안합니다. 소수의 하드 유저의 돈으로 게임 운영이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면 200~300만원의 운영비를 충족시키기위해 그 소수의 하드유저를 타겟으로한 50~100만원짜리 아이템을 팔수밖에
없는 시스템입니다.
그럼 애초에 정액제로 게임을 출시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실수도 있으실텐데...
흥행을 못합니다.
테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정액제일 당시에 회사 존폐에 위협이 될정도로 망해가고 있었습니다만,
부분유료화로 다시 흥해져서 심폐소생술되어 지금 호흡기 달고 있는 상태입니다.
부분유료화는 아마 게임회사들이 하는 불가피한 선택일겁니다.
그리고 오베족이라고 들어보셨을겁니다. 오픈베타때 열심히 플레이하고 끝나고 유료화가 되면 플레이하지않는 사람들.
그 오픈베타에 서버가 터지는 상황 많이 겪어보셧을텐데.
그 서버를 충당하는 비용은 게임회사가 부담하게됩니다. 그래서 서버를 늘려놓고 밤샘밤샘 해가며
오베를 끝내고나면 서버가 텅텅 비게됩니다.
그러면 그 서버를 충당할때 쓴 비용은 어디로갈까요?
전부 남아있는 소수의 플레이어에게 캐쉬템으로 뽑아먹고 충당합니다.
그러다보면 남아있는 플레이어들도 떠나게 되겠지요. 그럼 그게임 문닫고 망하는겁니다.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롤이나 와우로 예를 들어가며 비교하셨는데, 롤이나 와우가 국산 게임이고 한국시장부터 출시했다면 아마 망했을겁니다.
해외에 많은 게이머들이 돈을 내서 사주기 때문에 한국시장에서 조금 마이너스가 되도 지장이 없는겁니다.
애초에 해외에서 돈을 번 뒤에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은 정액제로 게임을 운영하기엔
많이 벅찬 상황입니다.
부분유료화가 될수 밖에 없는 현실엔. 우리나라 게이머의 성향 문제가 가장 큰게 아닌가 생각이듭니다.
나는 안그런데 하시지만 사실 복돌이들 넘쳐나잖아요?
뭐 그래서 그렇다는겁니다. 씁슬하지만...
저도 콘솔게임 만들고싶습니다.
엑박이나 플스로 쩌는 그래픽으로 최적화 덜 신경써가며 고사양 게임 만들고 싶습니다.
오로지 게임성만 생각하면서 게임 만들고 싶구요.
안팔려서 못만드는겁니다.
콜로세움 열리겠지만 할말은 해야할것같아서, 글쓰게됬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