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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수면실에서 동성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2029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NkY
추천 : 672
조회수 : 123503회
댓글수 : 8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4/16 20:38: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4/16 18:41:25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 남자사람입니다.

저는 오늘 이 글을 쓰기 위해 가입을 했구요..

혼자 담아두는 것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도 무거운 제 짐,

익명 보장이 되는 이 곳에서 여러분들께 조언을 듣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 짐은.. 제목 그대로 수면실에서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한 이야기 입니다.

물론 거북한 이야기이고 생소하고 난해하겠지만요..





저는 평소에 잠을 잘 못이루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수면제가 아닌 수면 유도제를 복용해 밤 잠을 자는데

사건이 있었던 날,  낮에 과제도 해야하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그 날도 수면 유도제를 먹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먹지 않으면 아침이 되어서도 잠을 자지 못할게 분명했고 

뒤늦게 잠든다면 제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1알을 복용하고 누웠다가 1~2시간 뒤에도 잠이 안와서 1알을 더 복용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잠들고 나서 일어난건 오후 12시 쯤 입니다.

약 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런가 머리는 어지러웠고 가까스로 일어나 대충 준비를 하고 가방을 챙겨서 집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 탄 저는 바로 잠이 들어 그대로 목적지까지 가서 버스를 내렸습니다.

버스에 내려 저는 과제를 하려고 카페에 갔습니다. 



근데 진짜 커피를 딱 사서 몇모금 마시곤.. 딱 드는 생각이 눕고싶다.. 좀만 자고싶다..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에 만나기로 한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과제를 하려고 카페에 왔는데 너무 피곤하고 몸도 뻐근해서 찜질방 좀 갔다가 약속 장소로 갈게"라고
 
말을 하고 저는 그 근처 찜질방을 갔습니다.

찜질방에 도착한 저는 오로지 잘 생각밖에 하지 않았고 대충 샤워를 하고 수면실로 들어가서 취침등이 비춰지지 않는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때 다른 친구랑 카톡으로 연락을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에게 "난 낮잠좀 잘게"라고 말을 하고 핸드폰을 머리 위쪽에 두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게 몇분이 흘렀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냥 잠결에 가슴 쪽이 무거워서 눈을 떳는데 사람 손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는 손을 치우고 '잠꼬대인가.. 근데 자리도 많은데 왜 내 옆자리에 왔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다른건 신경못쓰고 열쇠랑 핸드폰은 안전하게 있는지 

확인을 하고 그사람 옆에서 좀 떨어져서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오른 쪽은 벽이었고 왼 쪽엔 그 낯선 사람이었는데 저는 벽 쪽으로 더 붙어서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성기 부분쪽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상채를 확 일으켰는데 어떤 사람이

제 하체부분에 머리를 두고 있다가  제가 일어남과 동시에 갑자기 옆으로 휙하고 눕더니 

자는 시늉을 하는 겁니다..

저는 바로 제 바지를 확인했는데 성기 부분만 벗겨져있었고 손으로 만져보니 흥건하게 젖어있었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씨x"이라고 욕이 튀어나왔고 핸드폰은 안전한지, 이 옆사람이 또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해서 

그 자리에서 다시 누운다음에 핸드폰을 잡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너무 무섭기도 했고 처음 겪어보는 상황인데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라는 생각으로 2분간 누워있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갑자기 그 사람이 일어나서 급하게 나가는 걸 보고 저도 빨리 일어나서 그 사람 손목을 잡고

말했습니다. 

나 : 저기요 저한테 뭐 하셨죠!?

그사람 : 아니 내가 뭘했는데~

나 : 아저씨 저한테 무슨 짓 하셨잖아요

그사람 : 내가 뭘, 너 왜 생사람 잡아

뭐 대충 이런 이야기였는데..

수면실(지하 3층)에서 사우나&락커(지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제가 막아서고 112를 눌러서 신고를 했는데 

그 사람이제 핸드폰을 뺏을려고 하면서 저한테 "밑으로 내려와봐.. 얘기해줄 게" 하는겁니다.

그 말에 저는 "뭐하셨냐구요!" 라고 소리를 지르고 경찰관과 통화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신고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그 사람에게 시선을 때고 전화에 집중했습니다.

전화를 하면서 지하 2층으로 올라오자마자 팔다리 힘은 다 풀렸고 화장대?에 팔을 올려 지탱한 후에 경찰관한테 차근차근 말을 이어가는데..

그 사람이 옷을 입고 나가려고 하는겁니다..

저도 놓치면 안되겠단 생각에 제가 챙겨온 크로스백만 꺼내서 같이 따라나가면서 경찰관 아저씨한테 "아저씨 ㅇㅇㅇ로 빨리 와주세요!"하고 끊고 

뛰어서 도망가고 있는 그 사람을 잡으려고 전 찜질복에 가방만 어깨에 걸치고 달려가면서 "저 사람 좀 잡아주세요!"하면서 외쳤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결국엔 그 사람을 놓쳤습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 한복판에서.. 그렇게 도와달라 외치고 외쳤는데 결국엔 범인을 눈 앞에서 놓치고 말았습니다..

순간 너무 수치스러웠습니다.. 그 사람의 성노리개가 된 것 같았고..

눈물이 막 나오려던 것을 참으면서 찜질방으로 돌아가니 경찰차가 대기해있었고

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찜질방에 들어가니 경찰관 아저씨가 저를 보고 "혹시 신고하신 분이세요?"라고 물으셨는데

그 질문에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계속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 경찰관 아저씨의 말은 들리지가 않았고 

정말 죽고싶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 경찰관 아저씨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피해자 신분으로 파출소에 가야하니 옷을 갈아입고 나오라고 해서..

락커룸으로 들어가서 세수 한번하고 옷을 바로 갈아입고 나왔습니다.

...

파출소에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경찰관 한 분께서 어디에 전화를 하더니 저에게 "샤워했어요?"

라고 물어봤고 저는 안했다고 대답을 했고, 경찰관 아저씨의 설명을 듣고..

그렇게 저는 파출소에서 경찰서로 이동해 조사를 받고, 국과수에 DNA검사를 맡기기 위해 면봉으로 그 사람의 채액이 남아있을 만한 곳을 문질르기도 했고

.. 팬티도 벗어서 봉투에 넣고..

정말 수치스러움의 연속이였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가량의 조사를 마치고 저는 친구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사실 아무도 만나기 싫었지만.. 만나는 친구들 중 한명은 생일, 다른 한명은 곧 결혼을 하고.. 식 전에 만나기로 한거여서 둘러댈 핑계도 없고 해서 

잠깐만 있다가 가야겠단 생각으로 약속 장소에 갔다가.. 정말 얼굴만 잠깐 비추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근데 그 집에 돌아오는 길부터 문제인겁니다..

온통 제 머릿속엔 그 수면실에서 벌어졌던 상황이 그려지면서 떠나가질 않는겁니다..

수치스럽고.. 불안하고.. 답답하고 분하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어제 저녁에 가족들과 웃으면서 얘기를 하는 그 순간에도, 잠들기 전, 버스나 지하철에서, 밥먹을때 등

전혀 잊혀지질 않고 ... 진짜 죽고싶습니다..

찜질방 cctv에 찍힌 범인 얼굴.. 그리고 나를 따돌린 후 들어간 건물 cctv에 찍힌 범인 얼굴..

잡히는건 시간문제라고 봅니다만. 이렇게 아무일도 못하고 마냥 경찰서에서 전화오기만을 기다리는 제 자신이 너무 바보같습니다.

그렇다고 범인을 잡고 이 사건이 해결된다고 해서 제가 괜찮아질지도 문제고

그리고 가장 지금 시급한건.. 터놓을 곳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여기에 이렇게 글을 쓰는거구요..

사실은 성폭력 상담센터. 한 3군데를 찾아서 전화를 해봤는데.. 

대부분이 여성, 아동, 청소년을 주로 하고 있더군요..

여러분 저 너무 힘들어요.. 저 진짜 어떻게 해야할까요.. ㅜ







위로받고자 하는 급한 마음에 글을 두서없이 써내려가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여러분들은 조심하세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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