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500자소설쓰기 - 몇 번째인지도 잊어버림.
게시물ID : freeboard_20313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테비아쩔어
추천 : 4
조회수 : 87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4/09/05 09:51:01
옵션
  • 창작글

소설 500자소설쓰기


도심을 지나 산길로 접어드는 좁은 샛길에는 이정표가 있다. 발이 묶인 채 평생을 살았지만, 그에겐 자긍심이 있었다.


“내가 있어야 사람들이 마을로 찾아가지.”


날개 접고 쉬어가는 새들에게 이정표는 늘 당당히 말하곤 했다. 위로 곧게 뻗은 단단한 자세로 얼마나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던가? 점점 녹이 쓸며 피부가 벗겨져 해가 내리쬘 때마다 화끈거렸다.


그때마다 이정표는 사람들이 찾아와 색을 덧칠해주는 상상을 했다. 얼굴빛이 환하게 바뀌면, 마치 새로 만들어진 것처럼 다시 굳게 자리를 지키리라. 그렇지만, 사람들은 소식이 없었다. 시커먼 차 안에 숨은 채 지나치기 바빴다. 


그러니 예정된 비극이었다. 짐을 잔뜩 실은 트럭이 이정표의 안면을 박아버렸다. 자긍심이었던 화살표가 힘없이 구겨졌다. 그래도 사람들은 찾아오지 않았다. 이제 이정표는 남은 평생 고개를 숙인 채 살아야 했다. 


새들은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오래 전에 그 작은 마을은 사라졌다는 걸.

 

 

-

 

음,

그런 날이 있습죠.

 

울컥,

지난 시절의 내가 안타까운 그런 날.

 

출처 내 뇌 우동사리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