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 오늘은 지치고 힘든 청년 여러분들의 힐링 지침서, [희망에 관하여]의 저자 XXX 작가님을 모시고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생선가게 아줌마 : 세 마리에 이천원.

나 : 작가님, 저는 집안 형편도 어려운데 아무리 스펙을 쌓고 발버둥 쳐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작가 : 요새 청년 취업난 아주 심각하죠. 죽어라 열심히 해도 끝이 안 보이는 길을 여러분들은 걷고 있는 겁니다. 

아줌마 : 아유, 그럼 딴 데 가 보셔요. 여기보다 더 싼 데 있나.

작가 : 그동안 참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쏟아져 나왔죠. 근데 그게 여러분들한테 어떤 도움이 됐을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아줌마 : 이게 동해 앞바다에서 어제 건져서 오늘 온 거라 제일 싱싱하다니까 글쎄.

작가 : 다른 책들 한 번 보세요. 현실감은 없이 죄다 뜬구름 잡는 얘기 뿐이지 않습니까? 저는 여러분들을 잘 압니다. 다들 아시죠? 제가 인생이 좀 기구했잖습니까. 하하하.

나 :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아줌마 : 딴 데 하고 질 자체가 다르다니깐 글쎄. 만져봐. 이 살 통통한 거.

작가 :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다른 책 보셔도 상관 없습니다. 결국 저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답에 최대한 근접하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멍청하게 입을 헤, 벌린 고등어 세 마리가 봉지에 담겨지고

나는 생선가게 아줌마에게 이천원을 건넨다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가판대에서 

[희망에 관하여]라는 책을 집은 한 청년은 체크카드를 꺼내 카운터에 건넨다

2015. 6.18.